홍콩의 공중파 방송인 TVB가 이미 충분히 악화되어 있는 홍콩 시민과 중국인 사이의 알력을 묘사한 드라마를 제작, 방송해 두 그룹의 충돌을 더 조장하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지난 14일부터TVB Jade를 통해 방송되기 시작한 드라마 (Inbound Troubles)는 홍콩의 로컬 투어 가이드인 사촌과 함께 살기 위해 홍콩에 건너온 중국인 청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사촌이긴 하지만 두 청년 사이에 존재하는 문화적인 차이는 생활 속에서 계속 충돌을 만들어낸다는 이야기이다.
방송위원회는 지난 18일 현재, 드라마와 관련해 70건의 불만사항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불만사항의 주 내용은 이 드라마가 홍콩 사람과 중국 사람의 알력과 불편한 관계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주인공 중국인 청년 역할을 맡은 코미디언 웡초람(Wong Cho-lam)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에피소드가 제작된 이 드라마에서 중국인들은 명품 가방이나 아기 분유를 사기 위해 홍콩에 몰려들어 줄을 서는 모습으로 그려졌고 주인공의 사촌인 로컬 가이드의 입장에서 중국인 홍콩 관광객과의 충돌이 표현되기도 했다.
지난해 침사초이의 돌체 & 가바나 매장에서 홍콩 시민이 매장 사진을 찍는 것을 막는 바람에 불매 운동 등 큰 파장을 일으켰던 사건 역시 이 드라마에서 다뤄졌다.
홍콩 사촌으로 나오는 역할에서 배우는 홍콩 스타일의 과장된 만다린 억양의 말씨를 써서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연출하며 홍콩 사촌의 여자 친구 역시 지난해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게 쇼핑을 강요해 물의를 일으켰던 실제 사건의 홍콩 가이드를 본따 역할을 만들었다.
이 때문에 홍콩 사람의 이미지는 과히 바람직하지 않고 오히려 중국인들을 더 바람직한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는 홍콩 시민의 불만사항도 많다.
TVB측은 이 드라마의 본질이 "어떻게 중국인이 홍콩 사회에 통합되어 가는가의 과정을 그린 것"이라고 설명하고 두 집단의 갈등을 표출하려 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드라마는 현재 구설수 속에 190만 명 이상이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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