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관광·소매업 채용은 오히려 급증… 기업들 ‘소수 정예’ 인재 확보 주력
2026년 1분기 홍콩 대졸자 대상 정규직 채용 시장이 전년 대비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구인 규모는 줄었지만, 대졸 신입 사원의 급여 수준은 오히려 소폭 상승하며 기업들이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더 높은 처우를 제안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홍콩 8개 대학 공동 취업 정보 시스템인 JIJIS(Joint Institution Job Information System)가 발표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졸 정규직 구인 건수는 6,81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928건)보다 14.1% 감소한 수치다. 구인에 나선 기업 수 역시 전년 대비 20% 이상 급감한 약 480개 사에 그치며 3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채용 규모는 줄었지만 급여는 올랐다. 대졸 신입 정규직의 월급 중간값은 전년 대비 약 2% 상승한 20,000홍콩달러를 기록했으며, 평균 월급은 이보다 조금 높은 21,000홍콩달러 수준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채용 규모를 줄이는 대신, ‘소수 정예’의 우수 인재를 유인하기 위해 더 경쟁력 있는 급여 패키지를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명암이 엇갈렸다. 전통적인 인기 직종이었던 측량, 전자 및 기계 공학 분야의 구인 공고는 전년 대비 70% 이상 폭락했다. 건설 및 일반 IT 프로그래밍 직군 또한 60% 이상 감소하며 고용 한파를 실감케 했다.
반면 회계 및 감사 분야는 전년 대비 무려 194% 급증한 3,300건 이상의 구인 공고가 쏟아져 나오며 시장의 반등을 주도했다. 이와 함께 물류, 호텔, 관광, 소매업 분야도 활발한 채용 성장세를 보이며 대조를 이뤘다. 이는 홍콩 증시의 활기와 관광업 회복으로 인해 전문 서비스 및 현장 인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적자원 전문가인 ACTS 컨설팅의 알렉사 차우 사장은 지정학적 긴장 상태와 금리 인하 지연으로 인해 전반적인 채용 분위기가 보수적으로 변했다고 분석했다. 차우 사장은 "신입 사원은 단기간에 즉각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기 때문에, 경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고용주들이 중장기적인 인적 자본 투자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 분야의 구조적 변화도 감지됐다. 단순 주니어 프로그래밍 직군에 대한 수요는 줄어드는 반면, 실무 능력을 갖춘 AI 및 로봇 공학 전문가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강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우 사장은 또한 "방문객 회복과 지역 내 대형 행사 개최가 소매, 외식, 환대 산업의 채용에 강력한 추진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던컨 치우 입법회 의원은 이러한 고용 시장의 변동을 주기적인 현상으로 보았다. 치우 의원은 "부동산 시장 침체로 건설 분야가 조정기를 겪고 있는 반면, 회계 법인들은 과거 감원했던 인력을 다시 충원하고 있으며 시장 활성화에 따른 전문 서비스 수요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향후 AI가 대졸자 고용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보다 구체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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