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타타타타! 쾅쾅쾅! 우우우웅! 소음이 들려옵니다. 아홉 시가 되었습니다. 울창했던 숲을 밀어내고 굴착 작업이 시작된 지 벌써 몇 개월째입니다. 작업 현장에는 굴삭기와 레미콘을 비롯한 각종 중장비가 저마다의 소음을 내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소음에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저는 일 하는 분들의 출근, 점심, 퇴근시간을 정확히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시간만 조용해지니까요. 공사 현장이 제 사무실과 불과 몇 미터 떨어지지 않은 곳이기에 노이즈캔슬링 이어폰을 하루종일 끼고 일하기도 하고, 본당이나 교육관으로 옮겨다니며 조용한 곳을 찾아다니기도 합니다만 소용 없습니다. 어떨 때는 여러 감정이 속에서부터 마구 솟아나며 마음이 흔들리기도 합니다. 소음에 오래 노출되면 정서와 신체가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체감합니다.
쉬기 위해 집에 오면, 위층의 공사 소리가 들려옵니다. 이 공사도 벌써 몇 개월째입니다. 드릴로 바닥을 드르륵! 긁는 소음이 하루종일 울려댑니다. 어제는 집 앞 건물이 공사하는지 집 앞에서도 소음이 가득합니다.
오후 5시. 공사 시간이 끝나 조용해집니다. 이제 좀 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조용한 시간도 잠시입니다. 매일 새벽 서너시가 되면, 옆집에서 개 짖는 소리가 크게 들려옵니다. 옆집에서 키우는 개는 저보다 큰 체구인데, 무려 세 마리나 있습니다. 그 집에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기에 새벽 시간에 짖을까요? 주인은 왜 통제하지 않는 것일까요? 건물 관리인에게 이 건으로 몇 번이나 이야기를 했지만, 전달되지 않았는지 아니면 전달이 되어도 무시하는 것인지 바뀌지 않습니다.
소음과 소리의 경계는 명확히 구별되지 않지만, 일반적으로는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소음-듣는 사람이 원치 않거나 불쾌감을 줌. 불규칙하고 무질서함. 소리-규칙과 의미 전달을 담은 진동. 여기에 더 나아가 서로 의사소통을 하고 자신의 마음이나 생각을 담은 소리를 언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듣기 싫은 말을 ‘잔소리’라고 부르는 것은, 상대방의 마음을 언어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마음의 반영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은 어떤 환경 속에서 지내시는지요? 길에 다니는 사람들의 말이 언어가 아니라 소리로 들리지는 않으십니까? 여러분이 일하시는 현장에서도 여러 소음이 들려와 힘들어하시는 분이 계신가요? 여러분의 귀에 어떤 소음과 소리, 언어가 들려오나요?
하지만, 외부에서만 소음과 소리가 들리는 것만은 아닙니다. 조용히 눈 감고 기도하려 하면 나의 마음에서 들려오는 소리도 있음을 경험합니다. 누군가를 향한 원망과 미움의 소리. 나 자신을 비난하는 스스로의 소리.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 때문에 들려오는 소리.
특히, 홍콩이라는 환경 속에서 사는 우리는 이런 소리를 더 많이 듣게 됩니다. 이곳이 내가 평생 정착할 곳인지? 아니면 곧 떠날 곳인지? 여기서 만나는 사람들과 얼마나 깊은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좁은 커뮤니티 안에서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이런 많은 소리들이 외부의 소음에 더해져 우리를 힘들고 지치게 만듭니다. 쉴 곳이 없고, 몸과 마음의 건강을 잃어버리게도 만듭니다.
성경은 소리와 음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말씀’으로 만드셨다는 표현으로 시작하니까요. 무질서 가운데 하나님이 말하니 질서가 생기고, 그 질서 가운데 모든 것들이 조화롭게 살도록 만드셨다고 이야기합니다. 따라서, 우리 속에 여러 소음과 무질서한 소리는 하나님에게서 멀어지게 하고 피조물로서의 정체성을 흔듭니다. 우리가 소음에 장기간 노출될수록 정서와 신체의 균형이 깨지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신약성경에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 양은 내 음성을 들으며 나는 그들을 알며 그들은 나를 따르느니라(신약성경 요한복음 10장 27절. 개역개정성경)
양이 돌아다니다 목자가 부르면 목자의 음성을 듣고 목자에게 옵니다. 목자가 자기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끌고, 먹을 것을 제공해줌을 알기 때문입니다. 다른 소리가 아니라 목자의 소리를 듣기에 살아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인생에서 여러 소리가 들리지만, 들어야 할 진짜 소리를 들어야 살아날 수 있음을 알려주십니다. 이제 4월이 지나가고 5월이 다가옵니다. 사랑하는 가족의 소리를 듣고 깊이 대화하는 한 달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요? 답답한 건물의 숲을 떠나 탁 트인 자연을 경험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그리고, 여러분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쓸모없는 소리는 무시하고 여러분을 살리는 소리에 집중해보셔도 좋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여러분 모두를 사랑하고 불러주시는 예수님의 소리에도 한 번 귀를 기울여보시기를 기도합니다. 종교의 유무에 관계 없이, 다른 종교를 믿으시는 것과 관계 없이, 온 세상을 사랑한다고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말씀과 마음이 여러분 모두에게 전해지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소음과 소리를 뛰어넘는 소망이 우리 모두에게 있기를 원합니다. 이번 한 주도 모두 건강하시고 한 달을 마무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을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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