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원치 않아도 안 좋은 일을 경험합니다. 사랑하는 누군가가 떠나거나 아동 학대. 가정폭력, 성폭력 등 아주 힘든 일을 많이 겪으면 그것이 트라우마가 됩니다. ‘트라우마’라는 말은, 라틴어입니다. ‘뚫리다. 다치다. 상처’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정신적 상처는 psychological trauma, 육체적 상처는 physical trauma라고 부릅니다.
베셀 반 데어 콜크(Bessel van der Kolk)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입니다. 그는 PTSD로 인한 뇌의 변화를 최초로 영상화 했습니다. 참전 군인들의 트라우마 연구를 시작으로, 트라우마가 뇌와 몸, 마음, 그리고 전반적인 삶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적으로 밝혀냈습니다.
그에 따르면,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은 특징이 있습니다. 뇌에서 시간을 담당하는 기능이 망가졌기에, 과거 사건이 현재로 느껴집니다. 예를 들어, 10년 전에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있다고 생각해보십시오. 10년이 지나도 기억이 흐릿해지지 않습니다. 뇌에서 현재 진행되는 사건으로 인지합니다. 그 결과 고통이 내면에서 계속 반복됩니다. 그러니 얼마나 힘들까요? 학대와 폭력. 고통스러운 기억이 계속 반복재생되면, 자존감이 낮아집니다. 자신과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습니다. 이성적으로는 지난 일인 것을 압니다. 하지만 뇌의 또 다른 영역과 몸이 자기 방어를 위해 지속적으로 긴장하고 예민한 상태를 유지합니다. 평소에 잘 지내는 듯 하다가도, 이전에 겪었던 사건과 유사한 일을 경험하면 이렇게 반응합니다. “나는 영원히 여기서 벗어나지 못할 거야. 내 삶은 영원히 바뀌지 않아”
저도 트라우마를 겪는 분들을 만나 상담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분들은 잘 지내는가 싶더니, 다시 이전 기억으로 돌아가 잘못과 고통을 반복해서 겪었습니다. 격려하고 위로해도, 마음으로 그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했습니다. 낮은 자존감과 부정적 감정이 익숙해서, 계속 그 자리에 머무르려고 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 중 혹시 어떤 종류라도 트라우마를 겪는 분이 계신가요?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하면 좋을까요?
베셀 반 데어 콜크(Bessel van der Kolk)는 트라우마를 이기기 위해서 시간관념을 회복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이 일은 영원하지 않아. 내일은 바뀔 거야. 오늘 끝이 아니야. 내일이 있어” 시간과 관련되어 망가진 뇌 영역을 회복하기 위해 계속 이런 메시지를 떠올리며 대응해야 합니다. 다른 전문가는 “이미 일어난 일이다”라면서 그것을 인정해야 그 감정에 파묻히지 않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도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시간관념이 회복될까요?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하게 해라”
34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로 족하니라(개역개정성경 마태복음 6장34절)
우리는 많이 염려하고 걱정합니다. 시간관념이 뒤틀려버렸습니다. 과거의 상처를 현재로 끌어와 반복하고, 미래의 불안을 현재로 가져와 두려워합니다. 그 결과, 오늘을 살아가지 못합니다. 과부하가 걸린 오늘은 우리를 괴롭게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한 날의 괴로움이 그 날로 족하다 하십니다. 특별히,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해라’가 아니라, ‘내일이’ 염려할 것이다 라고 하십니다. 내일이라는 추상적인 존재를 의인화하면서, 우리에게 있는 염려를 분리하고 객관화하십니다. 그렇게 함으로 우리는 ‘내일이 있구나’를 알게 됩니다.
베셀 반 데어 콜크(Bessel van der Kolk)가 제시하는 해결 방식과 같습니다. 지금 해야 할 일을 뒤로 미루고 게으르게 살라는 뜻이 아닙니다. 망가진 시간개념을 회복하라는 뜻입니다. 우리에게 있는 염려와 고민이 영원하지 않습니다. 내일이 있습니다. 오늘 염려할 일만 염려하면 됩니다. 내가 하지 않아도 되는 염려는 내일이 염려할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가 헤어나오지 못하는 과거의 상처와 트라우마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혹시 여러분에게 트라우마가 있습니까? 누구에게도 말 못하는 아픔이 계속 반복되며 현재의 삶을 망가뜨리고 있습니까? 많은 염려로 잠 못자고 몸과 마음이 망가지고 있습니까? 망가진 시간개념을 회복하시기 바랍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기억하고 깊이 생각해보십시오. 여러분 주위에 여러분을 사랑하고 돕기 원하는 이웃이 있습니다. 그런 이웃이 잘 보이지 않으십니까? 혹시 여러분의 마음이 좁아져 넓게 보지 못해서 안 보이시는 것은 아닌지요?
저는 여러분과 함께 하는 이웃이 되기 원합니다. 저 뿐 아니라 홍콩우리교회 성도 모두 좋은 이웃이 되기 원합니다. 함께 예배드리고 교제하는 시간들을 통해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는 일이 일어나기 원합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있는 상처와 트라우마를 이기고,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일들을 같이 바라보기 원합니다. 홍콩우리교회는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어느덧 10월이 지나갑니다. 한 달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 달을 준비하며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