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3대 종교는 기독교, 불교, 도교이다. 이 세 종교의 신도 숫자는 엇비슷하다. 기독교는 140만 명, 그리고 불교와 도교는 각각 100만 명이 좀 넘는 걸로 알려져 있다. 그 외에 천주교가 40만 명, 이슬람교가 30만 명이다. 불교와 도교가 각각 100만 명이 넘지만, 실은 두 종교는 서로 얽혀 있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홍콩의 절에는 부처님과 관운상이 사이좋게 한자리씩을 차지하고 있다.

보통 홍콩의 국화를 바우히니아(보히니아)로 알고 있다. 홍콩 오키드 트리라고도 불리며 한자로는 자형화(紫荊花)이다. 5장의 꽃잎으로 이루어진 자주색(혹은 핑크빛 자주색) 꽃으로, 특히 가운데 꽃잎이 더 진하고 까만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바우히니아는 홍콩의 국기나 동전에서 볼 수 있는 바로 그 꽃이다. 항공사인 홍콩 에어라인의 로고에도 그려져 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홍콩에는 국화가 없다. 바우히니아는 홍콩을 대표하는 시화(市花)이다. 이 꽃은 1965년 영국의 식민지 시절 홍콩 시정부의 상징으로 채택되었다.
각 나라마다 화폐 발행 기능을 담당하는 중앙은행이 있다. 그런데 홍콩의 경우 화폐를 시중 은행에서 발행한다. 중앙은행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 세계 5대 금융 센터 중 하나이며 글로벌 100대 은행 중 70개 업체가 사업을 하는 홍콩에 중앙은행이 없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들린다. 그러나 유사한 역할을 하는 기관이 있다. 홍콩금융관리국(HKMA)으로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감독하고 통화정책을 관리한다. 홍콩 달러 지폐는 세 개의 민간 은행(HSBC, 중국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이 금융관리국의 감독하에 발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된 후 영어는 점차 쇠퇴하고 푸통화(만다린)이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여겨진다. 나 역시 2004년 이후 홍콩에 거주하며 이런 분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실제로는 어떨까? 통계를 통해 이를 수치화한 정부의 자료가 있다. 우선 홍콩의 현지인들이 제1 언어로 쓰는 광동어는 2021년 기준 90.6퍼센트이다. 돌려 얘기하면 홍콩 거주인 10명 중 9명이 홍콩인, 1명은 외국인(중국대륙인 포함)인 것이다. 그럼 광동어 외의 언어를 제1 언어로 쓰는 비율은 어떻게 될까? 영어가 55.3%로 푸통화 54.1%보다 근소한 차이로 높게 나타났다. 생각보다 여전히 영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나 이는 코로나 사태 이전 조사한 것으로 보여, 일부 해외 업체들이 이탈한 이후의 최근 자료에서는 역전이 되었을 수도 있다.
한국 성씨에서 김이박이 차지하는 비율은 42.8%에 달한다. 김 씨가 20%로 가장 많고, 이 씨와 박씨가 14%, 8.8%로 그 뒤를 잇고 있다. 홍콩의 상황은 어떨까? 1위는 홍콩을 포함하여 대만,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주로 남중국 화교권에서도 보편적으로 만나볼 수 있는 ‘陳(진)’ 씨이다. 푸통화 발음은 ‘천’, 광동어로는 ‘찬’으로 읽는다. 홍콩에서 ‘진’ 씨는 열 명 중 한 명꼴인 10.11%이다. 중국에서는 5번째 많은 성이기도 하다. 홍콩의 6대 성씨는 진, 황(黃), 이(李), 양(梁), 장(張), 임(林)인데, 전체 인구 중 36.75%를 차지한다.

홍콩을 방문하는 지인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리스트를 뽑으라면 ‘인구는 얼마?’가 5위 안에는 들 거 같다. 2024년 기준 752만4천 명이다. 인구 750만이라는 숫자는 오래 전부터 꾸준히 유지 중이다. 근래에 많은 홍콩인들이 이민길에 올랐지만, 그 공백은 중국대륙 등 타 지역에서 건너온 이주민들이 채우고 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현지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는 곳은 신계 지역의 샤틴이다. 70만 4천 명이 샤틴 주민으로 등록되어 있다. 2위는 신계 북부에 위치한 윈롱이다. 거주 인구는 67만 7천명 이다. 지난주 칼럼에서 윈롱 지구는 홍콩에서 가장 넓은 평야 지대라 소개한 바 있다. 66만 8천 명이 살고 있는 쿤통이 뒤를 이어 3위를 차지했다. 2010년대 자료로 약 5, 6년 전 칼럼에서 소개한 인구 분포에서는 쿤통이 1위였는데, 순위에 변화가 생겼다.
“홍콩의 치안은 안전한 편인가요?” 우리 학원에서 중국어 수업을 하다 보면 홍콩에 온 지 얼마 안 된 교민들이 이런 질문을 해온다. 주로 주윤발표 홍콩 누와르 영화의 향수에 젖어있는 아저씨들이다. 나는 홍콩 생활의 가장 큰 장점으로 치안을 꼽는다. ‘더 이코노미스트’에서 발표한 세이프 시티 인덱스(Safe City Index) 자료를 들여다 보자. 디지털, 건강, 인프라스트럭쳐, 개인 등 4개의 안전성 영역 중 개인 치안에 있어서 홍콩은 3위라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그 위로는 싱가포르(1위)와 코펜하겐(2위) 두 도시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