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로 인해 걸프 지역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대형 유조선 운임이 일주일 새 100% 이상 급등했다고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선주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것을 꺼리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FT는 전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 업체인 클락슨리서치의 자료에 따르면 걸프 지역에서 중국으로 운항하는 원유 200만배럴을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유조선의 운임이 이스라엘의 공격 개시 이틀 전인 지난 11일 1만9천998달러에서 18일 4만7천609달러로 뛰었다.
이러한 상승률은 같은 기간 전 세계 유조선 운임을 반영하는 '발틱 더티 탱커 지수'(Baltic Dirty Tanker Index)의 상승률 12%를 크게 웃돈다.
해운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게르세미 애셋 매니지먼트의 창립자 요하킴 한니스달은 선주들이 선박 운용을 미루고 있고, 운임 추가 상승에 따른 이익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회사 에덴 오션을 운영하는 리처드 풀포드-스미스는 이란의 원유 수출 유지 여부를 둘러싼 우려가 시장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국제 사회의 이란 원유 수출 제재 속에서 이란의 원유 수출은 보험과 안전 인증에 관한 국제 규정을 지키지 않는 이른바 '암흑 선단' 선박들을 통해 이뤄져 왔다.
상장사 기준 세계 최대 유조선 선사인 프론트라인의 라르스 바르스타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FT와 인터뷰에서 이란에 대한 공격이 이란 원유 고객들이 암흑 선단이 아닌 걸프 지역의 다른 산유국들로부터 원유를 구매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클락슨리서치의 스티븐 고든 대표는 이스라엘의 공격이 이란의 원유 수출 능력을 타격했다는 징후는 없다고 했다.
그는 "최근 며칠간 중동발 항로의 유조선 운임이 급등했는데 이는 일부 선주들이 해당 지역을 피하려 하거나 그 지역에서 운항하기 위해 더 높은 위험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나 해당 지역에서의 원유 흐름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에너지 기업 셸은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로 인해 중동 지역 해상 운송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와엘 사완 셸 CEO는 19일 도쿄에서 열린 일본 에너지 서밋 & 전시회에서 "현재 특히 어려운 점은 페르시아만 안팎에서 발생하는 항법 신호 방해 현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연합뉴스 협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