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말을 잘 하십니까? 우리 모두는 말 할 줄 압니다. 하지만 ‘잘’ 말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말을 잘 하기 위해서는, 우리 삶 전체를 잘 살아야 합니다. 말 속에 우리의 모든 것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말만 잘 한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겉은 그럴 듯 한데 실속은 없는 사람을 보며 하는 말입니다. 한국 문화는 말을 잘 한다고 하면 왠지 사람을 속이는 듯한 느낌이 들어 그런지,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곤 합니다. “선생님 말씀 잘 들어”라고 하지 “선생님에게 말 많이 해”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 결과, 학교서 선생님 말을 듣고 옵니다. 질문은 잘 하지 않습니다. 어른에게 하고 싶은 말을 또박또박 다 하면, 좋게 말해 당차다고 하고 나쁘게 말해 되바라졌다고 합니다.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말 잘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말을 잘 하는지 모릅니다. 배워 본 적도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말하기에 관심이 많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지요? 여러분도 말을 잘 하고 싶으신가요? 말하기를 배우고자 유튜브나 책을 보면,주로 기술적인 부분을 다룹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이렇게 말하면, 이런 식으로 대답하세요” 라거나 “어색한 상황에서는 이런 식의 가벼운 대화로 분위기를 만들어가세요”라고 합니다. 이런 내용은 부분적으로 도움이 될 지는 모르나 근본적으로 말을 잘 하는 방법은 아닙니다.
심리학자 김태형 소장이라는 분은 다음과 같이 주장합니다. 말하기 능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과 그에 기초해 형성, 발전된 심리, 연습을 통해 습득한 말하기 전략과 기술의 결과다. 누군가의 말하기를 들여다보면 그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알 수 있다. 체계적인 말하기 교육이 필요하다. 말을 잘하려면 어려서부터 말하기와 관련된 교육을 받아야 하고, 상당한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 말하기 연습을 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의 교육은 말하기를 온전히 개인에게만 맡겨 놓는 경향이 있다. 대중이 언어 이해력이 낮거나 자기 생각을 말로 잘 표현하지 못하는 국가는 문화적 수준이 낮다.
우리가 말을 잘 하기 어려운 이유는, 우리 인생을 잘 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기술의 문제가 아닙니다. 삶의 문제입니다. 말하기는 지적 능력이 반영됩니다. 철학이 반영됩니다. 습관과 태도가 반영됩니다. 억양과 몸짓, 얼굴 표정 등 비언어적 요소가 반영되어 그 사람을 드러냅니다. 깊은 생각. 신중하고 예의바른 태도, 상황과 때에 맞는 표현. 그리고 무엇보다 상대에 대한 공감과 존중을 바탕으로 하는 말이 잘 하는 말입니다. 짧은 시간, 특정한 분야에 국한된 지식으로 현란한 말을 하는 사람은 곧 실체를 드러냅니다. 그래서 누군가를 알기 위해서는 긴 시간, 다양한 상황에서 그가 어떤 말을 하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온라인으로는 알 수 없는. 문자로는 알 수 없는 것을 만나서 말 할 때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존경했던 한 작가가 있었습니다. 그의 작품을 모두 읽을 정도로 좋아했고,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꼭 한번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이런 저의 마음을 아셨던 한 지인이, 그 작가와 식사하는 자리를 마련해주셨습니다. 작가와의 만남에 너무나도 설렜던 제 마음은, 이야기 나누는 중 실망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는, 대화의 대상으로서 저를 존중하고 배려하지 않았습니다. 본인의 자랑. 경박한 언어 사용. 거만한 태도가 그의 작품과는 너무나도 달라서, 마치 다른 사람을 만난 느낌이었습니다. 그 만남 이후, 저는 그 작가의 작품은 책장 한 구석으로 몰아두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말을 잘 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말을 잘 해야 한다며 외국어를 배웁니다. 말을 잘 해야 한다며 말하기 기술에 집중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핵심은 아닙니다. 핵심은, ‘우리가 어떻게 삶을 살아가는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34독사의 자식들아 너희는 악하니 어떻게 선한 말을 할 수 있느냐 이는 마음에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함이라
35선한 사람은 그 쌓은 선에서 선한 것을 내고 악한 사람은 그 쌓은 악에서 악한 것을 내느니라(마태복음12:34-35)
우리 속에 쌓여 있는 것이 말로 나옴을, 예수님은 이미 이천 년 전에 알려주셨습니다. 우리 속에 선한 것을 많이 쌓고, 거기에 더해 기술적인 부분을 익힐 때 진정 말을 잘 하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누군가를 배려하고 존중하며 우리 스스로 진실한 삶을 살아갈 때, 우리 말이 진실하고 힘을 얻게 됩니다. 진실한 삶을 바탕으로 말씀하신 가장 훌륭한 모델이 예수님입니다. 말을 잘 하고 싶으신가요? 좋은 모델이신 예수님을 본받아 해보시지 않겠습니까? 좋은 모델을 삼고 닮아가고자 애쓰는 공동체를 방문해보시지 않겠습니까? 우리교회는 모든 분들을 환영합니다. 이번 한 주도 여러분의 삶 가운데 좋은 일과 성장이 일어나시기를 기도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