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국내 금값 폭등, 한국 올 때 금 사오라고?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국내 금값 폭등, 한국 올 때 금 사오라고?

국내 금값 폭등, 한국 올 때 금 사오라고.jpg

 

 

“한국 올 때 금목걸이 하나 걸치고 와!”

 

기러기 아빠 생활이 시작된 후 처음으로 이달 한국에 다녀올 예정이다. 그런데 얼마 전, 한국에 있는 아내로부터 지령이 떨어졌다. “한국은 지금 금값 폭등이라 금이 귀해. 올 때 금 목걸이 하나 사서 걸치고 오시게!” 평소 금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우리집 내무부 장관이 최근 ‘김치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는 금시세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당연했다. 

 

2월 17일 기준 한국의 금값은 1g당 15만 8천원으로 국제 시세보다 2만 4천원이 비쌌다. 당시 한국의 금 시세가 국제 기준보다 20%나 높게 형성되었다 (3월 4일 한겨레신문). 이로 인해 한국에서 차익을 얻으려는 소위 ‘김치 프리미엄’이 기승을 부렸다. 2월 중순 폭등했던 국내의 금값은 하순 들어 큰 폭으로 내려갔다. 하나 3월들어 다시 상승 사이클에 접어 들었다. 

 

 

한국의 금값 폭등, 해외에서 들어오는 금

 

당시의 상승 곡선은 단지 우리나라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었다.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국제적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이 안정적 자산인 금 매입을 늘린 것이다. 금은 자고이래로 가장 안정적인 자산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국내 금값 폭등, 한국 올 때 금 사오라고2.jpg

 

 

미국달러가 기축 통화의 위치에 오르기 전까지 그 역할을 해 온 것은 금이었다. 여하튼 최근 국제적 금값 상승 추세를 타고 너도나도 금 사재기에 달려들며, 국내의 공급 부족 현상과 함께 가격을 폭동시켰다. 국내 최대 금 거래소인 한국금거래소는 지난해 11월 공급 부족을 이유로 골드바 취급을 대부분 중단했고, 한국조폐공사도 올 2월 11일 골드바 공급을 중단했다.    

 

이렇게 되자 금을 한국으로 들여오려는 시도가 자연스럽게 증가하게 되었다. 한국인뿐만 아니라 김치 프리미엄을 노리는 외국인들도 이 행렬에 가세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홍콩 관련 뉴스도 있었다. 최근 홍콩을 통해 입국한 한 중국인은 불상을 밀수해 들여오다 적발되었다. 

 

겉은 은회색이었지만 속은 시세 6억 상당의 금괴였다. YTN의 3월 5일자 보도에 따르면 지난 1~2월에 적발된 금밀수가 7건에 달한다. 최근 연평균 3건에 비하면 급증한 수치이다. 목걸이 형태로 제작한 작품도 있고, 금괴를 고리 모양으로 만들어 캐리어 바퀴 안쪽에 숨겨오는 등 수법도 다양하다고. 

 

 

각광받는 홍콩의 금 시장

 

 

홍콩은 예전부터 중국대륙인들이 금쇼핑을 다녀 가는 곳으로 각광받아왔다. 최근 국제적 금값 상승으로 이런 추세는 더 심해졌다. 2월 14일자 세계일보는 ‘금 매입 나선 중국인들, 홍콩까지 가서 사들인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내용의 일부를 소개하면 “최근 치솟는 금값에 시중에서 금을 찾아보기 힘들자 중국 본토인들이 홍콩까지 가서 금을 구입하고 있다. (중략) 현재 홍콩에서 금을 구입하면 중국 본토와 비교해 g당 약 80위안(한화 약 1만 5천원)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내가 거주하는 노스포인트는 중국 현지인들이 많은 곳인데, 금은방이 줄지어 있다.  중국인들이 주요 고객인 매장들을 보며, 얼마나 많이들 사 가길래 금은방이 이리 많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2.jpg

 


그런데 중국인들이 홍콩의 금을 선호하는 이유는 하나 더 있다. 이들은 홍콩 금의 순도가 더 높다고 인식한다. 이는 기준의 차이와 관계가 있다. 중국과 홍콩에는 족금(足金)이라는 용어가 통용된다. 중국의 경우 금의 순도가 1천을 기준으로 990%에 달하면 족금, 혹은 Au990이라 분류한다. 홍콩은 999%에 달해야 족금, 혹은 Au999라 칭한다. 

 

아시아의 금융 중심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홍콩은 금 시장에서도 강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더해 작년 10월, 행정장관인 존 리는 홍콩을 국제적 금 거래 허브로 육성할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그는 입법회에서 행한 시정 연설에서 “홍콩은 규모면에서 세계 최대 금 수입 및 수출 시장 중의 하나이다. 

 

앞으로 투자 거래에서부터 파생 상품, 보험, 보관, 트레이딩, 물류 서비스에 이르는 관련 산업 체인의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콩수요저널 24년 10월 21일자 보도). 

 

 

홍콩에서의 금 구입, 어디가 믿을만 할까?

 

 

아무래도 지명도 있는 금은방이 신뢰도 또한 높다. 주대복(周大福, Chow Tai Fook)은 1929년 론칭한 주얼리 브랜드로 홍콩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미국, 중국, 일본, 싱가포르, 대만, 말레이시아 등 전세계에 2천 8백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한 세계 최대 규모의 주얼리 브랜드이다. 2018년에는 현대 H몰에 입점해 한국에서도 매장을 갖게 되었다. 

 

한국과 홍콩의 최근 금 시세를 확인해 보았다. 한국은 3월 7일의 g당 기준 가격이 136,160원, 홍콩은 727.33홍콩달러(한화 135,647원)이었다. 현재는 미세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금시장 요동폭은 해외보다 크다. 이로 인해 다시 한국의 금값이 폭등하여 국제 시장(홍콩)과의 가격 괴리가 커지면, 그때는 매입의 기회가 될 것이다. 

 

금을 구입하러 홍콩까지 건너올 필요는 없겠지만, 현지 교민이라면 추이를 지켜보며 투자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참고로 금을 지니고 한국 입국 시 600미국달러까지 면세이며, 그 이상의 금액인 경우 세관에 신고해야 한다. 

 

 

이승권 원장24-1.jpg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