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마취제 악용 차단 위해 6종 신규 지정…밀반입 사범 연이어 적발
홍콩 정부가 지난 2월 14일 시행한 위험마약조례 개정안에 따라 신종 마약 ‘스페이스 오일 ’의 주요 성분 6종을 위험마약으로 공식 지정했다. 이번 조치로 에토미데이트(etomidate)와 그 유사체 3종, 부토니타젠(butonitazene), 브로마졸람(bromazolam) 등이 규제대상에 추가되며, 비허가 소지 시 최대 7년 징역과 1억 7,000만 원 상당의 벌금이 부과된다. 특히 밀수나 제조 혐의로는 종신형까지 선고될 수 있어 단속 강화 의지를 드러냈다.
■ 국제적 밀수 네트워크 적발
신법 시행 직후 홍콩 당국은 연이은 대규모 마약 사건을 적발하며 국제 범죄 조직의 활동 경로를 공개했다. 2월 13일 방콩발 홍콩행 항공편에서 22세 태국인 남성의 수하물에서 과일 향 분말로 위장한 에토미데이트 8kg (시가 840만 홍콩달러)이 압수됐다. 이는 약 24,000개 베이프 카트리지 제조가 가능한 양으로, 마약단속국 관계자는 “동남아 카르텔과의 연계 가능성”을 언급하며 국제 공조 수사를 예고했다.
이어 2월 15일 마카오 페리 터미널에서는 28세 여성 승객의 전자담배에서 1g의 스페이스 오일 성분이 검출됐다. 신법 시행 24시간 만에 적발된 이 사건은 현장 검사 키트를 활용한 신속 대응 시스템의 성과로 평가받는다. 해당 여성은 현재 보석 상태에서 유통망 추적 수사를 받고 있다.
■ 삼합회 연계 조직 적발
경찰은 지난 14일 뉴테리토리즈 남부 지역에서 스페이스 오일, 아이스(메스암페타민), 헤로인 등 5,500만 홍콩달러 상당 마약을 밀매한 혐의로 27~41세 남녀 4명을 체포했다. 수사 당국은 “일부 피의자가 삼합회 배경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며 조직 범죄 차원의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작전에서 압수된 장부 분석을 통해 국내외 유통 경로를 추가로 파악할 계획이다.
■ 청소년 계몽활동 전개
당국은 2월 24일부터 일주일간 ‘반(反) 스페이스 오일 주간’을 운영해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AI 체험 교육과 드라마 공연 등 예방 프로그램을 시범 도입한다. 특히 지난해 21세 미만 사용자가 전년 대비 320% 급증한 점을 고려해 청소년 대상 계몽 활동에 집중할 방침이다.
■ 중국 본토와의 정책 연계
이번 규제는 중국 본토가 2023년 10월 에토미데이트를 향정신성 약물로 지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홍콩 보건당국은 의료용 마취제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반 추적 시스템 도입을 검토 중이며, 2025년 4월 11일 18종 추가 물질 규제를 앞두고 있다. 한 약학 전문가는 “의료계와의 긴밀한 협력 없이는 합법적 사용까지 차단될 우려가 있다”며 제도 보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홍콩 경찰은 신종 마약 유통이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와 직접 연결되는 새로운 패턴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4년 3분기부터 나타난 이 유통 방식은 현재 전체 유통량의 38%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당국은 암호화폐 결제 차단을 위한 특별 태스크포스를 구성할 예정이라고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