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생중계로 발표한 대국민 담화에서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사과했다.
윤 대통령은 담화를 종료하며 단상 옆으로 나와 약 3초간 고개를 깊게 숙여 인사한 뒤 곧바로 퇴장했다.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4일 새벽 계엄 해제 발표 이후 사실상 칩거하며 침묵해오다 나흘 만인 이날 입장을 발표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앞선 계엄 당시 담화 때와 마찬가지로 먹색 양복에 붉은색 넥타이 차림으로 연단에 섰다. 지난 3일과 4일 계엄 담화는 의자에 앉아서 한 것과 달리 이날은 선 채로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시종 어두운 표정으로 정면을 바라보고 담화를 발표했다.
이날 담화 발표 시간은 2분 남짓, 글자 수 분량은 500여 자로 짧았다. '사과' 표현은 2회, '송구' 표현은 1회였다.
비상계엄 선포로 전 사회적 혼란이 빚어졌던 만큼 발언을 길게 하기보다는 사과라는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담화가 해명에 치중되면 자칫 여론 역풍을 키울 수 있다는 여권 내 기류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초미의 관심사였던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임기 문제를 포함하여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고 포괄적으로만 담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탄핵 표결 전 대국민 담화, 인사하는 윤석열 대통령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는 토요일임에도 이른 오전부터 분주하고 긴박하게 돌아갔다.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물론 출입 기자 다수가 출근해 윤 대통령 담화가 발표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9시 3분 "윤 대통령이 10시에 생중계로 대국민 담화를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브리핑룸에는 정진석 비서실장을 포함한 일부 수석급 참모진이 배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담화는 전체 방송사 생중계로 진행됐다. 앞선 두차례 담화와 마찬가지로 윤 대통령이 담화를 발표한 브리핑룸에 언론의 출입은 제한됐고 별도의 질의응답은 없었다. (연합뉴스 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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