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홍콩의 밤이 활기를 찾았다, 워터프론트 카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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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홍콩의 밤이 활기를 찾았다, 워터프론트 카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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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던 시장의 먹거리가 드디어 홍콩에도!


대만 여행을 갔을 때 부러운 것이 하나 있었다. 나의 발걸음을 붙잡은 야시장의 먹거리들이었다. 

 

한국의 시장은 어떠한가. 어디를 가도 김밥, 튀김, 순대, 만두, 어묵, 도넛, 핫도그 등 먹거리로 가득하지 않던가. 

 

그런데 정작 홍콩의 시장들은 이런 모습을 찾기 힘들다. 음식의 천국이라는 홍콩인데 옥에 티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음식 축제 카니발이 열린다는 소식은 나의 오감을 흥분시켰다. 

 

워터프론트 카니발이라는 이름을 내건 축제로, 완차이에서 9월 27일부터 10월 2일까지 행사가 진행되었다.

 

최근 홍콩 정부는 잃어버린 3년을 되찾기 위해 몸부림 중이다. 

 

코로나바이러스로 몸살을 앓을 때 많은 해외 기업들이 빠져나갔고 관광객들의 발길도 뚝 끊겼다. 

 

이는 당연히 경제 침체로 이어졌다. ‘헬로 홍콩’, ‘나이트 바이브’는 각각 여행 산업의 재건 및 내수 진작을 위해 정부에서 내건 슬로건이다.

 

우선 ‘헬로 홍콩’을 통해 50만 장의 무료 항공 이용권이 뿌려졌다. 

 

바통을 이어받은 ‘나이트 바이브’는 홍콩 사회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추석을 시작으로 국경절, 할로윈데이, 크리스마스, 내년 설까지 이어지는 각종 기념일과 명절들에 맞추어 각각의 야간 이벤트들을 준비 중이다. 

 

이번에 진행되는 완차이 워터프론트 카니발 또한 이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 

 

음식과 각종 공연 및 전시가 어우러진 바닷가 축제는 완차이 외에도 홍콩섬 사이완, 구룡의 군통에서도 열렸다.


80여 개의 노점상 - 각종 먹거리와 예술품, 그리고 공연까지


해가 넘어갈 무렵, 학원이 있는 노스포인트에서 출발하여 산책도 할 겸 걸어가 보기로 했다. 

 

틴하우에서 빅토리아 파크 뒤로 들어서니 바닷가 도봇길이 시작되었다. 

 

요트들이 정박해 있는 베이퐁통(태풍을 막기 위한 방파제)를 지나 가족 단위나 연인들이 즐길 수 있는 오리배 선착장이 나온다. 

 

그리고 옆에는 커다란 보름달의 형상을 한 풍선이 바다 위에 떠 있었다. 15미터나 되는 대형 보름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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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포인트에서 걸어 약 30분 남짓, 드디어 행사장 입구에 들어섰다. 

 

바닷가를 바라보며 각각의 천막 아래에 약 약 80개의 노점상들이서 있다. 

 

도착 시간이 6시 반쯤이었는데, 아직 한참 준비 중이라 바쁜 모습들이었다.

 

각각의 노점상들이 준비가 한창이라 무엇을 내놓을지 확인이 잘되지 않았다. 그런데 준비가 늦어진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이날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판매업체 측에서 애를 먹었다는 사실을 나중에 뉴스를 통해 알게 되었다.


둘러보던 중, 내 시야를 붙들어 매는 길거리 음식이 등장한다. 랍스터 롤 샌드위치다. 

 

예전에 여행 프로그램에서 봤던 메뉴인데, 홍콩에서는 보기 힘든 것이었다. 

 

나는 오늘 많은 먹거리를 맛봐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왔기에, $88짜리 중간 크기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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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이니 맥주도 빠질 수 없었다. 걸어오느라 땀도 적지 않게 흘린 터라 맥주 생각이 간절했다. 

 

마침 생맥주를 그 자리에서 바로 제공하는 가게가 있었다.

 

한 손에는 샌드위치를, 한 손에는 맥주를 들고 앉을 곳을 찾는다. 

 

아쉽게도 앉을 곳이 많지 않았다. 내가 찾은 시간은 그나마 이른 저녁이라 자리들이 있었다. 

 

하나 한참 인파가 몰릴 시간이 되면 자리는 턱없이 부족할 듯했다.

 

바닷가 가까이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 오늘 카니발의 첫 번째 식사를 시작했다. 

 

크기는 작았지만, 샌드위치는 알찼다. 샐러드와 조화를 이루어 입안에서 씹히는 랍스터 맛이 일품이었다. 

 

처음 맛보는 랍스터 샌드위치를 먼저 뱃속에 들여보내고, 남아 있는 생맥주는 축제의 밤을 음미하며 천천히 들이켰다.


축제의 하이라이트 – 밤하늘을 수놓은 드론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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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쉬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일대를 다시 한번 둘러본다. 진정한 카니발은 지금부터였다. 

 

한편에 마련된 무대에서는 가수의 라이브와 재즈 연주자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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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방문객들로 넘쳐났고 홍콩의 TV 리포터, 언론 매체의 기자들 및 유튜버들이 총동원되어 북새통을 이루었다. 

 

육포, 어묵, 양꼬치, 만두, 국수, 쿠키, 팝콘, 마른 안줏거리, 과일 음료 등 노점들은 이제야 하나둘 음식들을 진열해 놓고 있었다.

 

행사에는 비단 음식뿐만 아니라 와인과 기념품, 예술품들도 진열되어 있었다. 

 

카니발의 주제는 과거 홍콩에 대한 회상이었다. 

 

향수의 음식들을 포함하여 예전 홍콩의 풍경을 담은 사진과 그림을 전시해 놓았고, 장국영과 매염방 등 추억의 톱스타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때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탄성을 내지른다. 드론 행렬이 빅토리아 항의 밤하늘을 수놓은 것이었다. 

 

이날 행사에 800개의 드론이 동원되었다고 한다. 

 

드론들은 모였다 흩어졌다를 반복하며 돌고래와 우주, 영문 글자 등 다양한 장면들을 연출해 냈다. 이번 행사 최고의 하이라이트였다.

 

밤 12시(10월 1일은 새벽 2시)까지 이어진 카니발은 원래 10월 2일 끝날 예정이었다. 

 

그런데 반응이 좋아서인지 정부 측에서 완차이의 2차 카니발을 10월 13일에서 15일까지, 그리고 10월 20일에서 23일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하였다.

 

올해 처음 선보인 워터프론트 카니발이 연례 행사로 열려, 홍콩의 대표적 여행 상품으로 정착하기를 기대해 본다. 다음에는 떡볶이와 순대도 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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