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하모니시스트 박종성이 지난 토요일 홍콩아트센터에서 초청 공연 무대에 섰다. 2020년에 홍콩 공연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갑작스런 코로나19로 인해 3년만에 드디어 개최하게 됐다.
박종성 씨는 국내 최초 하모니카 전공 음대생, 국내 하모니카 솔리스트 최초 국제대회 수상 및 세계 하모니카 대회 다수 우승 등 국내에서 하모니카의 위상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한 국내 최고의 하모니카 연주자이다.
첫 무대를 탱고의 거장인 아스토르 피아졸라(Astor Piazzolla)의 3곡을 연이어 연주하며 서서히 뜨겁게 무대를 달아올렸다. 과연 하모니카 한 곡으로 연주하는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다양한 소리의 스펙트럼을 보여주었다. 때로는 아코디언처럼 때로는 첼로 현악기 처럼 다른 악기의 분위기도 느껴졌다.
네 번째로 홍콩을 방문했다는 박종성 씨는 홍콩을 정말 좋아하는 도시이고, 추억이 많다며 많은 홍콩인 관람객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하모니카는 작지만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고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홍콩도 작은 도시이지만 세계적이고 다양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순서로는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가 작곡한 '석양의 무법자(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1966)'와 '미션(The Mission 1986)'의 Gabriel's Oboe를 연주했다.
영화음악에 사용된 피리, 오보에 뿐만 아니라 다른 현악기, 관악기, 심지어 스킷송 등을 모두 하모니카로 표현하면서도 원곡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려내 큰 박수를 받았다.
또한 가야금 연주자 권규진 씨와 함께 민요 '강과 바람의 이야기'를 연주했는데, 마치 대금, 소금, 퉁소 등의 음색처럼 하모니카로 한국적인 분위기를 물씬 내며 민요의 매력을 전했다.
이어 홍콩하모니카협회 연주자들과 함께 홍콩영화 '영웅본색(1986)'의 주제곡을 연주하며 주윤발 등장신을 연상케 했다.
총 70분의 공연을 준비했지만 무대 막바지로 갈 수록 홍콩 관객들은 아쉬워하며 관객석에서 "감사합니다"라는 응원 소리가 이어졌다.
박종성 씨는 본인이 직접 작곡한 '흔적'을 앵콜 공연했으며 박수소리가 끊기지 않자 이번엔 신나는 곡을 선물하며 작별 인사를 전했다.
공연을 주최한 이영호 주홍콩한국문화원장은 새해를 맞아 홍콩에서 한국적인 신년음악회를 준비했었는데 펜데믹때문에 이제서야 개최하게 됐다면서 훌륭한 한국 뮤지션의 무대를 홍콩에 선보이겠다고 전했다.
글/사진 손정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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