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게재되지 못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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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 게재되지 못하는 사람


(홍콩수요저널 손정호 편집장)


혹독한 제목이다. 신문에 게재되고 싶은 분들에게 말이다. 깍쟁이 같은 손 편집장에게 인터뷰는 이중적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한없이 들어주고, 걸러주고, 정리를 잘 해준다. 그러나 어떤 사람에게는 이름 한 자 없다. 위치에 있는 사람일 수록 더욱 그러하다. 가끔 본인 이름이 없다고 따지는 전화도 있다. 스스로 높이는 사람은 나의 머리속에서 조용히 삭제된다. 


몇년 전 한 단체의 직원이 수요저널 신문 배송을 보이콧 하겠다고 한 적이 있다. 그의 이름이 기사에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내가 공론화하겠다고 하자 전직 현직 회장들이 나서서 말렸다. 그의 사과문을 받는 선에서 마무리했지만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 뒤로 그 단체에 회비를 내지 않고 있다. 


어떤 이는 스스로 자랑거리를 전하기도 한다. 내용을 읽기도 전에 이미 피곤해진다. 대부분 무시하거나 안 읽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후 남아있는 기록물만으로 판단해야 할 시기가 오면, 결국 돈을 들인 사람, 권위를 남용하여 기록한 사람의 뜻대로 역사가 왜곡될 수 있다.


기회가 된다면 수요저널에서 인터뷰 한 사람들의 이름을 보시길 바란다. 어떤 사람들인지. 유명인 뿐만 아니라 단체장, 소모임, 자영업자, 평범한 이웃을 망라한다. 광고주도 포함된다. 나는 작은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열심히 홍보하는 사람들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매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인들을 경시하는 업체들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한인 커뮤니티에 신경쓰는 업체를 더욱 장려하고 있다.


새해에는 우리 사회에 소개할 사람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 세계에서 생활비가 가장 비싼 홍콩에 거주하는 평범한 승리자들을 만나고 싶다. 평범하지만 작은 생활 속에서 일궈낸 지혜를 담아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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