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홍콩 간 인적 교류가 오는 8일부터 양방향 하루 6만명씩으로 확대된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5일 기자회견을 통해 8일부터 선전만, 록마차우, 만캄토 등 중국과의 육로 접경소를 통해 하루 5만명씩, 홍콩 국제공항과 페리 터미널, 홍콩-주하이-마카오 대교를 통해 하루 1만명씩 중국으로 여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 본토에서 홍콩으로도 일일 같은 인원이 여행할 수 있으며, 모든 여행객은 출발 48시간 전 PCR(유전자증폭) 검사 음성 증명서를 제시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여행객들은 사전에 온라인으로 이용할 검문소와 시간을 등록해야 한다.
홍콩에 입경한 후 양성 판정을 받은 여행객은 격리되며, 여행객들은 PCR 검사를 유료로 받을 수 있다.
홍콩 정부는 "중국 본토 입경객들이 입경 전 검사에서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이들로 인한 감염 위험은 낮다"면서도 "팍스로비드 등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를 충분히 비축해놓았고 검사소별로 하루 10만건 이상의 검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대비했다"고 밝혔다.
또한 하루 여행객 규모를 점차 늘려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춘제(春節·중국의 설) 이후 중국 본토 학생들이 사전 등록할 필요 없이 홍콩 학교에서 수업을 듣기 위해 입경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로 2020년 1월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닫혔던 두 지역 간 인적 교류가 점진적으로 재개될 전망이다.
중국과 홍콩은 코로나19 발병과 동시에 '제로 코로나'를 표방하며 나란히 국경을 닫았고 두 지역 간 주민 왕래도 엄격히 통제해왔다.
광둥성 선전과 홍콩을 오가며 통학이나 출근을 하던 사람들의 발이 묶였고, 광둥에서 홍콩으로 공급하던 채소와 육류 등 물류도 큰 차질을 빚었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중국에서 홍콩을 찾은 이는 약 4천400만명이다.
앞서 지난달 말 중국 당국은 오는 8일부터 입국자 시설 의무격리 폐지와 함께 중국 국민의 점진적인 해외여행 허용 방침을 밝혔다.
또 중국 본토 거주자의 관광 및 비즈니스 목적 홍콩 방문 허가증도 재개하기로 했다.
현재 홍콩 주민이 중국으로 여행할 경우 다른 해외 입국자와 마찬가지로 현지에서 '5+3 격리'(호텔 5일, 3일 재택 격리)를 해야 한다. 중국-홍콩 접경 지역을 통한 통행 규모도 하루 3천명 수준으로 제한돼 있다.
중국과 인적 왕래 전면 재개를 앞두고 홍콩 주민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급증했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의 하루 백신 접종 건수가 지난달 1일 2천건에서 당국이 사회적 거리두기 추가 완화를 발표한 28일 2만건으로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SCMP는 "최근 하루 약 2만명의 홍콩 주민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며 "이는 석 달만의 최다 규모로, 전문가들은 중국 본토와의 자유로운 왕래 재개 이후 감염 폭증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홍콩 현지의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 급증도 주민들의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홍콩 정부 코로나19 고문인 데이비드 후이 박사는 "우리는 부스터샷을 맞은 이들 중에서도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부스터샷을 맞은 후 6개월이 지나면 중증에 대한 예방률이 약화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4차 접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홍콩 정부가 감염이 급증하는 겨울철에 백신 패스 프로그램을 중단한 것은 이상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초 하루 약 20명이었던 홍콩의 코로나19 관련 사망자 수는 지난달 말 70명 전후로 늘어났다.
현재 홍콩 대부분의 백신 접종 센터는 향후 1∼2주 예약이 꽉 차 있고, 일부 개인 병원은 다음 달 초까지도 예약이 마감됐다.
위니 훙(65) 씨는 "중국과 왕래가 재개될 경우 수요가 증가해 백신 접종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에 미리 4차 접종을 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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