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부가 다 해주는 가정에서 태권도로 자립심 길렀죠" U&I 태권도 유니 6단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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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부가 다 해주는 가정에서 태권도로 자립심 길렀죠" U&I 태권도 유니 6단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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웡척항에 위치한 유앤아이(U&I) 태권도는 한홍 커플이 운영하는 인기 태권도장이다. U&I 태권도의 설립자 홍콩인 그랜드 마스터 유니 사범은 20년간 연마해 공인 6단을 쌓았다. 본인 스스로 홍콩에서 유일하게 여성으로서는 최초의 관장이라고 자부했다. 유니 사범의 남편인 윤성원 3단은 경영 매니저로써 도장 전체의 행정 경영을 맡고 있다. 또한 품세, 겨루기, 발차기 시범분야에서 각각 베테랑급 사범 3명을 한국 데려와 전문으로 가르치고 있다. 단일 도장이지만 4명의 교육 사범과 행정 매니저를 자랑하고 있다. 원생 수는 현재 코로나 이전만큼 거의 회복해 430명을 넘어섰다.


코로나시기 만10개월을 꼬박 월세만 내면서 문을 닫아야만 했다. 개인 레슨, 방문 레슨을 통해 어렵게 버텨냈다. 월세와 사범님들 월급만큼 밀리지 않았다. 부부는 전염병 규제가 끝나면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믿었다. 오랜 기다림과 인내 끝에 다시 학생들이 찾아왔고 활기가 넘치고 있다. 


홍콩 도심에서 비교적 떨어져 있는 웡척항에서 어떻게 U&I 태권도는 성장할 수 있었는지 궁금했다. 모든 답은 미소만 짓고 있던 유니 사범에게서 나왔다.

 

유니 씨는 어릴적 아파트 클럽하우스에서 태권도를 접한 뒤 소극적이던 성격이 활발해졌다. 사람들 앞에서 시범과 공연을 하면서 평소 받아보지 못한 환호 소리에 전율을 느꼈다. 많은 여성들이 아이돌, 연예인을 중심으로 한류를 좋아하는 이유와 달랐다. 절도있고 힘이 있는 태권도 그 자체가 좋았다. 


홍콩대 경영학과를 졸업 후 부모님은 가업을 이어받기 원했지만 유니 씨는 한국어를 더 배우고 싶다며 서울로 훌쩍 날아갔다. 서강대 어학당에 다니면서 지인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 윤성원 씨를 만났다. 윤성원 씨는 가구회사에서 일했다. 그는 유니 씨의 한국 생활 적응을 도와주며 진지한 만남으로 발전했다. 한국어에 자신감을 얻은 유니 씨는 연세대 MBA 과정으로 진학했다.


한국에서 MBA 공부를 하면서도 유명 태권도 시범단에서 계속 수련했다. 정식 단원은 아니었지만 함께 훈련하도록 허락받아 가족처럼 지냈다. 태권도 종주국에서 만난 사범들과 수련생들은 화합력이 좋아 인상 깊었다고 한다. 홍콩에서 느껴보지 못한 체계적인 훈련과 단합 정신을 직접 체험하며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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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동안 둘은 깊은 사랑에 빠졌고 평생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프로포즈를 하면 장미빛 미래가 펼쳐질 것만 같았다. 그러나 현실은 암담했다. 국제 결혼의 과정은 쉽지 않았다. 둘은 서로 결혼하고 싶었지만 남편 부모님 설득이 너무 어려웠다. 더우기, 홍콩으로 건너가 태권도 도장을 열겠다는 계획까지.. 시댁에서는 반대였다. 홍콩 처가댁만 딸을 믿고 존중하는 분위기였다.


도대체 유니 사범은 남편의 어떤 면이 좋았냐고 물었다. 


유니 사범은 어려서부터 홍콩 남자보다는 좀 더 센 남자를 만났으면 했다고 한다. 한국 남자는 (군대도 다녀오고) 강인한 면이 있어 보였다고. 특히 한국에 있을 때 본인을 많이 챙겨주고 도와줬다. 홍콩에서 가정부가 있는 가정에서 자라면 본인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그런데 한국에 와서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려웠는데 얼굴도 잘 생긴 남자가 세심하게 챙겨주니 신뢰하게 됐다고.


윤성원 매니저가 유니 사범을 처음 만났을 때는 한국어가 서툴러서 영어로 많이 나눴다. 영어 친구가 생겼다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그런데 말하다보니 너무 순수하면서도 알면 알수록 자기 생각이 확고했다. 추진력도 있어 보였다. 또한 가족 중심적이고 일편단심일 것만 같아 평생 함께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둘은 1년간 시댁을 설득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고 진의를 보였다. '사랑에 빠진' 자식 이기는 부모가 있을까.. 결국 시댁 어른들이 축복하며 결혼에 골인했다. 이제 결혼 7년차인데 시댁 부모님이 얼마 전 홍콩을 다녀가셨다. 아이 둘 낳고 태권도장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모습을 보시고 매우 기뻐하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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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 사범은 원래 태권도 사범은 전해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부끄럼이 많은 소녀였다. 하지만 태권도를 하면서 자신감이 생겼고, 도복을 입으면 왕이 된 것만 같았다. 태권도를 가르치는 것도 쉬운 것은 아니지만, 다행이 아이들을 너무 좋아했기에 경험이 차츰 쌓이면서 지금까지 오게 됐다. 태권도 자체를 좋아하는 점, 그리고 아이를 좋아하는 적성이 태권도 도장을 하게 만든 밑바탕인 것 같다고 말했다.


2016년 웡척항에서 다른 도장 이름으로 시작해  U&I 태권도로 다시 태어났다. 웡척항은 홍콩 섬 남부에서 교통의 중심인 곳이다. 웡척항을 중심으로 에버딘, 압레이차우, 스텐리 등으로 연결된다. 타이탐에서 자란 유니 사범은 웡척항의 지리적 이점을 잘 알고 이곳을 선택했다. 이후 지하철 역이 개통되면서 더욱 날개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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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홍콩인들에게 태권도는 '싸우는 무도'라는 선입견이 있다고 한다. 유니 사범은 그런 부분보다 태권도의 예의, 존중, 정의와 같은 매너 부분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맞벌이 가정, 가정부가 모든 걸 대신 해주는 환경에서 의존적으로 자란 아이들을 공식적으로 바르게 행동하도록 훈육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태권도 자체도 재미있지만 아이들에게 똑바른 정신을 심어 줄 수 있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인정하는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글/사진 손정호 편집장

사진 U&I Korea Taekwondo 제공



Shop 106-7, 1/F, One Island South, 2 Heung Yip Road, Wong Chuk Hang, HK


+(852) 6146-9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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