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베이징에 경극이 있다면 홍콩에는 월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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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베이징에 경극이 있다면 홍콩에는 월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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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

 

‘광부대극(廣府大劇)’이라고도 불리우는 월극(粤劇)은 광동의 주요 무대극 중 하나다. 월극의 ‘월(粤)’은 광동을 뜻한다. 북경에 경극(京劇)이 있다면 홍콩을 포함한 광동에는 월극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영어 명칭도 각각 ‘베이징 오페라’, ‘캔토니스 오페라’다.

월극의 기원은 명나라 11대 황제인 가정제 제위 기간(1522-1566)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의 다른 희곡과 융합된 후 광동 민간 노래와 음악이 스며들면서 독특한 예술 풍격으로 발전하였다. 

 

19세기 말, 예술인들 중 일부가 홍콩으로 건너와 생계를 모색한다. 그리고 1920년대가 되어 홍콩에 대규모 월극단이 설립된다. 규모를 갖춘 극단들은 주로 홍콩, 마카오, 광저우를 넘나들며 활동하였다. 

 

1930년대와 1940년대에 싯콕신과 마시짱은 이들이 각각 이끌던 극단을 하나로 통합하여 전통 월극과 창작 월극을 지속적으로 무대에 올린다. 

 

이를 통해 극본, 음악, 의상, 무대 미술, 연출 방법 등을 새롭게 주도해 가며 월극의 다양성을 꽃피우는데 기여한다. 

 

1940~1950년대에는 많은 월극 배우들이 스크린으로 활동 무대를 옮겼고 다수의 월극 작품들이 영화로 제작되었다. 제작사들은 월극으로부터 많은 소재와 아이디어를 얻어 스크린으로 구현했다. 

 

이로 인해 월극와 영화 산업은 공존하면서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였다. 대표적인 영화는 ‘호도문(虎度門)’, ‘남해십상랑(南海十三郞)’ 등을 꼽을 수 있다. 

 

홍콩에서 월극의 황금 시대는 1970년대말부터 약 10년간이다. 공연 극장도 꾸준히 늘어났고 관중도 증가하면서 크게 활기를 띄었다. 2009년, 월극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월극의 분장과 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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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극 배우의 얼굴에 화장을 하는 검보(臉譜)는 역할에 따라 주로 빨강, 검정, 하양, 파랑, 노랑으로 나뉘어진다. 

 

빨간색은 충성스러움, 흑색은 충직함, 백색은 간악함, 파란색은 흉악하고 사나움을, 노랑은 민첩하고 용맹스러움을 나타낸다. 

 

초창기에만 해도 검보의 양식은 특별히 정해진 것이 없었다. 화장을 많게 하거나 적게하는 것이 제각각이었다. 이후 월극이 발전함에 따라 표현 예술가들은 분장이 나타내는 배역의 중요성에 주목하게 된다. 

 

그리고 역사속 등장 인물등의 특성에 맞게 화장을 하여 현재의 월극 분장이 완성되었다. 

 

월극의 검보는 강한 생명력을 유지한 채 홍콩 사회 곳곳에 침투해 있다. 무대에서 시작된 검보는 가면, 부채, 달걀 껍질 등의 공예 장식품에서도 볼 수 있다. 

 

 

무대 의상도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엄격하게 정해진 형식이 없었다. 일반적으로 명나라 시대의 복장을 모방였다. 청나라 말에 이르러 서구 복장이 등장하며 현대적 의상이 등장하였다. 

 

그리고 베이징의 경극과 교류가 많아지면서 경극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월극 연기의 4대 요소: 노래, 연기, 대사,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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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극 연기는 4대 요소로 구성된다. 이는 창(唱), 작(做), 념(念), 타(打)이다. 각각 노래, 연기, 대사, 액션으로 번역될 수 있겠다. 

 

먼저 ‘창’의 경우 배역마다 다른 창법이 구사되는데, 평후(平喉)와 자후(子喉)로 나뉘어진다. 평후는 일반 톤으로 노래를 부르는 방식인데 남자 배역의 경우 평후를 사용한다. 

 

자후는 이보다 훨씬 높은 톤인 가성으로 부르는 것을 말한다. 여성 배역을 맡은 배우는 자후로 노래를 부른다. 

 

‘작’은 신단(身段)이라고도 부르며 신체로 표현하는 것이다. 배우가 얼굴 표정과 손짓, 발 동작 등 몸의 움직임을 통해 관객들에게 대사를 전달한다.

 

‘념’은 대사로 전달하는 것이다. 대화를 통해 이야기의 전개 상황을 알려 주고 말을 통해 극중 인물의 심리를 묘사한다.

 

‘타’는 액션이다. 창검이나 곤봉을 휘두르며 극중 박진감을 표현한다.   

 

 

월극을 계승시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

 

홍콩 정부는 월극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995년에 홍콩예술발전국이 설립하여 소형 극단을 재정적으로 지원해 주고 있다. 

 

월극을 학교의 교육에도 반영시켜 젊은이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유도중이다. 

 

 

또한 비교적 최근인 2019년, 서구룡문화구희곡센터가 문을 열었다. 홍콩 정부는 월극발전자문위원회와 월극발전기금도 설립한다. 

 

그리고 홍콩 정부 부서인 레저문화사업부와 손잡고 2010년부터 중국희곡제를 열기로 한 바, 월극을 포함한 다양한 무대극이 공연되고 있다.  

 

 

홍콩에서 월극을 볼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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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노래는 홍콩 사람들도 알아 듣기 쉽지 않다. 그래서 중국어 자막이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 레저문화사업부(Leisure and Cultural Services Department) 웹사이트에는 상영되는 월극의 영어 대본이 올려져 있다.  

 

홍콩에서 월극을 볼 수 있는 곳으로 가장 대표적인 곳은 서구룡문화구희곡센터이다. 구룡역 인근의 서구룡문화구에 위치해 있다.  

 

야우마테이극장(油麻地戱院)은 1930년에 건설된 역사 깊은 극장이다. 1998년 문을 닫았으나 2012년 재개장을 하여 관객을 맞고 있다. 현재는 개보수를 위해 임시 휴업중이며 올해 9월 다시 영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홍콩섬의 경우 노스 포인트에 있는 신광극장(新光戱)이 대표적이다. 한때 ‘월극을 보려면 신광으로!’라는 말도 있었다. 1972년 문을 열어 전성 시대를 맞이하다가 근래에 와서 수차례 폐업 위기를 맞기도 했다.

 

미국 타임지 선정 ‘아시아에서 꼭 가 봐야 하는 문화 체험지’ 7위에 오른 전적도 자랑한다. 


참고 자료:

https://www.cityu.edu.hk/lib/about/event/cantonese_opera      

http://nnwb.nnnews.net/p/39140.html

http://www.xi-qu.com/yueju/ts/128.html

<香港故事>, 閔捷, 三聯書店有限公司, 2019

 

<香港 • 點變>, 余震宇, (萬里機構,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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