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CEP, 한국-홍콩 무역·경제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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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EP, 한국-홍콩 무역·경제 협력

강화 기회로 활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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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ASEAN)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15개국이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협정(이하 RCEP)이 2022년 1월 1일부터 발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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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전 세계 GDP, 인구, 교역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됐다.  홍콩은 2022년 1월 RCEP 정식 가입을 신청했으며, 이를 통해 한국과 무역 활성화 및 경제적 관계 강화가 기대된다. 


홍콩과 RCEP의 관계 

 

홍콩은 2018년 RCEP에 최초로 가입 의사를 표명한 이후 2022년 1월에서야 RCEP에 정식 가입을 신청했다. RCEP은 발효일로부터 18개월 후 다른 국가 또는 개별 관세 구역이 가입할 수 있도록 개방되는 만큼, 빠르면 2023년 하반기부터 홍콩의 RCEP 가입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은 RCEP 정식 가입에 앞서 회원국들과 견고한 무역 관계를 이어왔다. 홍콩 무역발전국(HKTDC)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홍콩의 대RCEP 회원국 수입액은 4081억 미국 달러로 전체 수입의 75%를 차지했으며, 수출은 전체 수출의 71%(약 3596억 달러)가 RCEP 회원국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그중 중국 본토와 아세안산 제품을 비롯한 재수출의 비중이 98%에 달했다. 2021년에는 대RCEP 회원국 무역액이 전체 무역규모의 70%에 해당하는 9600억 달러를 기록하며 RCEP 회원국들과 밀접한 경제무역 관계를 보여줬다. 

 

한국-중국 사이 홍콩의 중계무역 역할 여전 

 

RCEP 발효 이후 중국 정부는 회원국들과 수입 관세 90% 이상을 단계적으로 철폐할 계획이다. 

 

특히 한국과는 기존 한-중 FTA 대비 25개의 품목을 추가 양허했으며 의료용 초음파 진단기기, 전동기 및 발전기, 스테인리스강 선재 등이 RCEP의 수혜 품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한-중 무역자유화가 양국 사이 중계무역을 담당하는 홍콩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RCEP 내용에 따르면, 원산지상품이 경유국에서 하역·재선적·보관을 위한 공정 외의 어떠한 공정도 거치지 않을 경우 직접운송으로 간주돼 특혜세율을 적용 받을 수 있다. 

 

2022년 2월 홍콩 세관은 홍콩에서 추가 가공을 거치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비가공증명서(Certificate of Non-manipulation)에 대한 적용 범위를 RCEP 협정까지 확대했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우수한 물류 인프라 및 중국 본토와의 가까운 거리가 강점인 홍콩을 활용하면서도 RCEP하의 한-중 세율을 누릴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써 한국과 중국 간 홍콩을 통한 중계무역이 한층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홍콩 세관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분기 한국에서 출발, 홍콩을 경유해 중국 본토로 수입된 화물에 대해 총 39건의 비가공증명서를 발급했으며, 일본(31건),  태국(37건), 말레이시아(39건)와 비슷한 수준이다. 중국에서 출발, 한국으로 가는 화물의 경우 총 337건 발급으로 주요 교역 대상국인 대만(291건), 호주(0건)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홍콩 RCEP 가입 이후 한-중 전자제품 분야의 협력 기회 증가 기대

 

홍콩 무역발전국에 따르면, 홍콩이 RCEP에 정식 가입하면 회원국과의 산업용 원재료 및 중간재 교역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전자부품 및 전자제품이 주요 수혜 품목으로 꼽힌다. 세계무역기구(WTO)의 국제무역센터에 따르면, RCEP 회원국의 무역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이 전자제품이다. 

 

2020년 기준 RECP의 전자제품 수출은 전체 수출의 30.8%(약 1조6940억 달러)를 차지했으며, 이 중 17.6%가 홍콩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이는 홍콩이 RCEP 지역에서 전자부품의 유통 허브로서 전자부품 및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홍콩 전자산업협회(Hong Kong Electronics Industry Association)의 CEO인 Basil Wai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전 세계가 부품 공급 및 전자제품의 생산 등에 차질을 빚고 있는데 홍콩 기업 입장에서도 공급망 중단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RCEP을 통해 한국과 일본 등으로부터 반도체, 집적회로, 자동차 부품 등 첨단 전자부품에 대한 수입을 확대하는 한편 홍콩에서는 소량 생산, R&D, 제품 등록, 특허출원, 품질관리를 진행함으로써 회원국 간 협업을 강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아세안 서비스 시장 개방에 따라 홍콩은 고품질 서비스 제공 가능

 

RCEP을 통해 추가 개방된 서비스 시장도 홍콩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이 문화 콘텐츠 및 유통 분야에서 합작법인 설립을 허용하는 등 기존의 한-아세안 FTA보다 진출 문턱을 낮췄다. 

 

따라서 홍콩은 지식재산권 보호, 공급망 관리 및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여 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 경제 및 상업 전략연구소 부총괄인 Heiwai Tang에 따르면, 홍콩이 중재 인력 및 자원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RCEP 역내의 국제분쟁 해결 기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홍콩 공업 및 무역부 Brian Lo 장관은 RCEP을 통해 홍콩이 금융, 공급망 관리, 법률 및 상업 전문 등 서비스산업의 전반적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시사점 

 

아태지역의 금융 및 무역 중심지인 홍콩은 RCEP 정식 가입을 위해 회원국들과 협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RCEP에 성공적으로 가입하면 중요한 무역 대상국인 한국과 상품 교역뿐만 아니라, 물류, 금융, 지식재산권 등 분야의 교류협력 및 공급망 연계도 증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과의 경제 관계에도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홍콩무역관 Ivy Sze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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