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도 어느덧 가을의 한가운데로 들어섰다. 아열대 기후인 홍콩에 나름 사계절이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게 느껴진다. 지금은 등산의 계절로서 산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오늘은 홍콩에서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등산 코스를 소개하려고 한다. 란타우에 위치한 따이동산(大東山)이다.
영어로 선셋 피크 – 일몰과 억새풀로 아름다운 산
따이동산은 높이 869미터로 홍콩에서 세번째 높은 산이다. 영어 이름은 선셋 피크(Sunset Peak)이다. 한국어로 해석하면 ‘일몰 봉우리’ 정도가 되겠다. 그만큼 일몰이 아름다운 곳이라는 뜻이겠으나 사실 선셋 피크라는 이름이 유래된 것은 이와 사뭇 다르다. 영국인이 홍콩을 점령한 후, 홍콩섬에서 서쪽을 바라봤을 때 늘 따이동산 일대로 해가 지면서 선셋 피크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사실 홍콩 사람들에게 따이동산 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억새풀이다. 따이동산, 혹은 선셋 피크를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아름다운 억새풀밭과 일몰이 함께 어우러진 사진들을 볼 수 있다. 억새풀이 무성한 따이동산을 방문하는 적기는 10월말부터 11월 까지이다.
산을 오르는 코스는 세 곳이 있다. 이중 빡꽁아우(伯公坳, Pak Kung Au)에서 출발하여 란타우 트레일(鳳凰徑, Lantau Trail)을 이용하는 코스가 가장 쉽다. 빡꽁아우의 해발이 이미 340미터라 꽤 높은 곳에서 출발하는 셈이다. 여기서 약 529미터 더 오르면 정상이다. 529미터면 어느 정도나 높은 것일까? 홍콩의 최고층 건물이 서구룡에 위치한 ICC빌딩으로 높이 484미터이니 이보다 살짝 높다. 하지만 산의 정상은 직선으로 바로 올라가는 노선이 아니기에 실제로는 약 2킬로미터를 걸어야 한다.
따이동산의 산행은 약 3~4시간 소요된다. 11월인 현재 이미 오후 5시가 넘어 해가 지기 시작해서 6시가 되면 이미 어둑어둑해진다. 따라서 늦어도 오후 5시 전까지는 정상에 다다르는 것이 좋다. 조금 여유있게 출발한다면 오전 10시에 퉁청에 도착하여 11시부터 산행을 시작한다.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려면 11시쯤 산행을 시작해야
등산 길에 접어들어 약 45분에서 1시간 후면 첫번째 억새풀밭이 눈앞에 펼쳐진다. 해발 약 600미터 지점이다. 여기에 다다른 등산객들은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사진을 찍느라 분주해진다. 이후 조금 더 올라가 약 1시가 되면 정상에 도달한다. 잠시 쉬며 준비해 온 간식등으로 점심 식사를 한다.
이윽고 천천히 걸어 내려와 2시가 되면 태양도 서서히 서쪽에서 아래로 향한다. 이때가 억새풀을 카메라에 담기 좋은 시간이다. 시선을 서쪽으로 하면 황금빛의 억새풀들이 태양 아래 멋진 풍광을 연출해낸다. 그리고 3시를 넘겨 산길 주변의 억새풀들은 올라올 때보다 더 멋진 색깔을 뿜어내며 넘실댄다. 점점 석양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또 하나, 저만치 내려다보이는 란타우의 해안은 아름다운 풍광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다.
그리고, 따이동산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하나 더 있다. 산길 곳곳에 위치한 작은 석조 건물들이다. 란타우잉 캠프(爛頭營, Lan Tau Ying Camp)라 불리우는 곳으로 1920~30년대 선교사들이 지은 석조 가옥이다. 광저우와 홍콩에 온 미국과 영국의 상인들이 더위를 피하는 곳으로 이용했다고 한다. 모두 21개가 있고 15호라 쓰여있는 곳을 빼고는 출입이 허락되지 않는다. 일부 등산객들은 이 가옥의 지붕에 올라가 사진을 찍기도 하는데 이는 금지된 행위이므로 따라하지 않도록 한다.
주의 사항 및 교통편
따이동산은 일몰이 아름다운 곳이다. 따라서, 일몰을 감상하고 산을 내려오려면 조명등이 필요하다. 가장 좋은 것은 머리에 다는 전등을 준비하는 것이다. 전등은 만에 하나 길을 잃었을 때 구조 요청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조명등이 없거나 야행에 자신이 없다면 오후 3시 전후 하산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해가 떨어지면 기온도 내려가니 외투도 챙겨야 한다.
교통편은 우선 퉁청(Tung Chung)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간다. 퉁청역을 나오면 옆에 버스 터미널이 있다. 여기서 3M 버스를 탄다. 탑승시 빡꽁아우까지 간다고 기사에게 얘기해야 된다. 그러면 버스 기사는 그 구간에 해당되는 금액을 옥토퍼스 카드(교통 카드) 찍는 곳에 표시해 준다. 11번과 23번 버스를 타도 된다.
빡꽁아우까지는 20분 정도 소요된다. 어디서 내리는지 잘 모르겠으면 기사에게 ‘빡꽁아우 야우록(빡꽁아우에서 내려요)’라고 말한다. 차에서 내린 후 등산객들을 따라 약 2분 걸어 산 입구에 다다른다. 하산시에는 출발지로 돌아오기 때문에 같은 곳에서 버스를 타면 된다. 11, 23, 3M번 모두 퉁청역으로 향한다.
환경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홍콩의 장점중 하나는 매력적인 산들이 많다는 것이다. 등산 애호가들에게, 그리고 홍콩의 가을을 만끽하려는 이들에게 따이동산은 멋진 코스가 될 수 있다.
참고자료: https://www.hk01.com/即時體育/395252/大東山睇芒草
須注意難度-附推介路線-交通-攝影攻略-行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