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지인을 만난다면 - “미러를 좋아하세요?”
“미러(Mirror)를 좋아하세요?” 요즘 홍콩 지인을 만난다면 물어볼 만한 질문이다. 특히 비즈니스 거래선과 만나 마땅한 얘기꺼리가 없을 때 대화의 소재로 딱이다.
“미러는 거울 아닌가요?” 미러를 아냐고 물어보면 한국 사람들은 이렇게 말할 수 있겠지만 홍콩인들로부터는 다른 대답이 돌아올 것이다.
미러는 최근 인기 절정의 홍콩 아이돌 그룹이다. 2018년 홍콩 TV 방송국인 뷰 티브이(Viu TV)의 오디션 프로그램 ‘굿나이 쇼 – 레전드 오브 킹메이커(Good night Show全民造星)’를 통해 결성되었고 2018년 11월 3일 데뷔하였다.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 인기 절정에 올라 있다. 이들에게서 2017년 한국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을 통해 선발되어 전국적 사랑을 받았던 아이돌 그룹 워너원이 연상된다. 미러는 홍콩에서 젊은이들 뿐만 아니라 세대를 뛰어 넘어 폭넓은 인기를 얻고 있다.
필자가 수업하고 있는 HKU SPACE (홍콩대학교 전업진수학원)의 한국어 고급반 학생들에게는 한 한기에 한 번 발표 과제가 주어진다.
발표 주제 중 하나는 ‘홍콩의 유명인 소개’인데 필자가 가르치는 두 학급에서 11명의 학생들이 이 주제를 선택하였다. 그리고 이중 미러를 소개한 사람이 세 명이나 되었다.
참고로 다른 학생들이 소개한 유명인은 우리에게도 친숙한 장국영, 주성치, 여명, 곽부성, 리카싱등이었다.
2018년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 현재 인기 절정 구가
그럼 미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 보자. 이들은 21세부터 32세까지의 12명 남성 멤버들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 데뷔하였을 때는 그렇게 큰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했다. 팬들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데뷔하였을 때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미러의 멤버들은 부단한 노력을 거쳐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간다. 그리고 그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준다. 결국 최근에 미러에 대한 평가는 부정에서 긍정으로 바뀌는 동시에 점점 인기도 얻게 된 것이다.
미러를 소개한 학생 중 한 명인 테레사 씨는 “미러의 발전을 보면서 팬들은 이들과 함께 어려운 시기에 도전을 극복하고 같이 성장하는 것처럼 느낀다”라고 말한다.
이들이 폭넓은 사랑을 받는 이유도 이런 부단한 노력에 기인한다. 이와 함께 미러 멤버들의 겸손하고 솔직한 태도도 인기 비결로서 빼놓을 수 있다.
최근의 뜨거운 인기에도 겸허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고 방송에서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임으로써 팬들로하여금 그들의 매력에 빠져들게 하였다.
인기 절정의 멤버 컹토 - 통로완을 컹토완으로 만들어
이들은 여러 시상식에서 많은 상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광고도 많이 찍었다. 특히 이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구성원은 컹토(姜濤)다.
요즘 광고의 곳곳에 등장하고 있다. 맥도날드, HSBC, LG, 주생생, 다이슨, 샤넬, 바디샵, 하겐다즈 등을 포함하여 일일이 셀 수 없이 많은 광고를 찍었다.
지난 4월 30일 그의 22번째 생일에는 팬들이 트램, 버스 정류장, 빌딩의 LED 광고판등에 축하 광고로 도배하다시피 하였다. 특히 그가 살고 있는 코스웨이 베이의 곳곳에는 그의 생일을 축하하는 광고가 붙어 통로완(코스웨이 베이의 광동어 이름)이 컹토완이라고 불리기도 하였다.
그의 매력은 무엇일까? 귀여운 용모와 함께 겸손함을 지닌 인성을 꼽을 수 있다. 그리고 2018년 오디션 프로그램 굿나잇 쇼에서 우승을 하여 실력도 겸비하였다.
하지만 그는 흑역사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어렸을 때 뚱뚱하고 학교 성적 또한 좋지 않았는데 몸무게가 한때 90kg를 넘었다고 한다. 좋아하는 이성에게도 고백하지 못해서 슬퍼하기도 하였다.
결국 다이어트 결심 후 운동을 시작하였고 1년만에 27kg 감량에 성공한다. 이런 평범하지 않은 스토리도 그를 성공하게 만든 요소 중 하나로 작용하였다.
패러디 예능 그룹 에러(Error)도 있다!
미러가 많은 대중적 사랑을 받고 있는 가운데 패러디 그룹격인 에러 또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에러도 2018년 오디션 프로그램의 참가자들로, 독특한 외모와 개성을 가진 네 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뚱보, 키 192cm가 넘는 멤버등을 보유한 이들은 스스로를 F4라고 부르고 있다.
에러는 음악 그룹이 아닌 예능인으로 활동하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필자가 미러를 좋아하냐고 물으면 에러를 좋아한다고 대답하는 이들도 있었다.
미러 신드롬을 어떻게 봐야 할까? 현지인들은 미러에 대해 그동안 한류등에 가려져 있던 자국내 스타에 대한 목마름이 미러를 통해 분출되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보는 홍콩의 스타 탄생에 환영과 동시에 뜨거운 박수 갈채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컹토를 비롯한 미러의 인기가 얼마나 더 이어질지, 그리고 얼마나 더 큰 범위로 확대되어 나갈지 궁금하다.
본 칼럼 작성에 도움을 준 HKU SPACE 한국어 과정의
캔디, 케이티, 테레사 씨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