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배우는 생활한자 92 _ 河(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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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배우는 생활한자 92 _ 河(물 하)



물 하(河)는 원래는 중국의 황하(黃河)를 가리키는 고유명사였으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강이나 하천을 뜻하는 일반명사가 되었습니다. 

비슷하게 강 강(江) 역시 원래는 중국의 장강(長江, 양쯔 강)을 뜻하는 고유명사였지만 지금은 강을 뜻하는 일반명사로 쓰이지요. 

한국에서는 보통 강이라는 뜻으로 강 강(江) 자를 사용하지만 중국에서는 남쪽 지방에 있는 강은 강(江)으로, 북쪽 지방에 있는 강은 하(河)로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한자 문화권인 일본에서는 강을 주로 내 천(川) 자를 써서 카와(かわ​)라고 부릅니다.

한자 문화권이라고 하면 종종 한중일 3국을 떠올리지만 사실 중요한 한 나라가 더 있는데 바로 베트남입니다.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베트남을 월남(越南)이라고 부르던 적이 있었는데 이 월남(越南)을 베트남식 한자 발음으로 읽으면 비엣남(Việt Nam)이 됩니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베트남이라는 명칭은 이 비엣남(Việt Nam)이 변형된 발음입니다. 

베트남의 초대 주석인 호치민(Hồ Chí Minh)도 한자로 호지명(胡志明)이라고 쓸 수 있고, 역시 과거에는 한국식 한자 발음으로 호지명이라고 읽던 적이 있었습니다.

베트남의 수도인 하노이 역시 한자 명칭이 있습니다. 하노이는 약 기원전 200-300년 경부터 도시로서의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로 역사가 깊은 곳인데 여러 이름을 거쳐 1831년부터는 하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하노이의 한자 명칭은 하내(河內)로, 글자를 풀어보면 강(河, 물 하) 안쪽(內, 안 내)이라는 뜻이 됩니다. 이름만 봐도 도시 근처에 유명한 강이 있겠다는 짐작이 가는데 실제로 하노이 옆에는 삼각주로 유명한 홍강이 흐르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1885년에 프랑스 식민지가 된 후로 로마자를 사용한 베트남어 표기법인 쯔꾸옥응으(Chữ Quốc Ngữ)를 정식 표기법으로 사용하게 되었으며, 그 후 한자의 사용 빈도가 점점 줄어들어 이제는 베트남에서 한자를 거의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역시 일상에서 한자가 거의 사용되지 않는 한국과 베트남을 함께 묶어서 ‘과거에 한자 문화권이었던 국가’로 분류하는 경우도 보이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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