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호의 IT칼럼] 초딩들이 몰려온다 - 메타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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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호의 IT칼럼] 초딩들이 몰려온다 - 메타버스



 
17년 전 우리를 경악케 했던 초딩방학

2000년대 초반, 위 포스터는 초딩방학의 무서움을 너무나 잘 표현해줬던 하나의 웃음 짓는 추억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2020년 코로나가 전 세계를 덮치자 초딩이 방학을 하든말든 초등학생들이 몰려 놀 곳이 사라졌다. 그야말로 초딩비극이 됐다. 하지만 초딩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나약하지 않다. 아주아주 강력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초등학생들은 밖에서 못 놀게 되자, 모두 가상의 놀이터로 모여들었다. 그곳을 조금 있어 보이는 말로 메타버스(Metaverse = Meta + Universe) 또는 쉽게 가상공간이라고 부른다.

현재 초등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부모세대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프리첼, 아이러브스쿨로 처음 가상공간(소셜미디어)을 경험해봤을 테고 싸이월드에서 가상의집(미니홈피)을 만들어 꾸미고 자랑을 했었다. 

그리고 지금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를 다수가 즐겨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그냥 막연하게 우리 아이들도 인스타나 유튜브를 많이 하겠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Roblox의 사용량은 우리가 통상적으로 알던 소설 미디어들을 압도한다.

메타버스 중에서 탑인 Roblox는 가상 3D 공간에서 게임과 소통을 즐기는 공간이다. 통계에 의하면 미국 어린이들이 하루 평균 2.6시간이나 하는 엄청난 인기를 자랑한다.

 최근에 Roblox는 Series H 투자 유치를 성공시키며, 기업가치가 무려 $29.5B USD까지 육박하는 기업공개를 안 한 회사 중에 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회사로 등극했다. 

초딩의 힘이 이토록 대단하다. 내 개인적인 경험과 관점으로 Roblox의 성공 이유를 3가지로 뽑아봤다.


1. 메타버스는 UGC (User-generated Content) 이기 때문이다.

게임과 메타버즈의 가장 큰 차이는 “사용자가 가상공간에서 스스로 콘텐츠를 창조해낼 수 있느냐 없느냐이다.” 

▲Roblox Studio - 본인의 집, 게임, 놀이터 등 무엇이든지 만들 수 있는 Roblox 콘텐츠 저작도구

Roblox는 게임 내의 콘텐츠를 간단한 툴을 활용해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초딩들은 이렇게까지 하지도 않는다. 게임 내에서 포인트를 쌓거나 결제를 통해서 콘텐츠를 아주 쉽게 만든다. 

Roblox 저작도구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어른들이 대다수고, 주로 초딩들에게 수익을 올리기 위해 콘텐츠를 아주 열심히 만든다. 이 말인즉슨, 크리에이터와 유저 사이에 돈의 순환이 지속적으로 일어난다. 

UGC가 가능한 공간인 메타버스는 이렇게 선순환 구조로 무한적으로 콘텐츠가 확장해 나가며 지속적인 수익창출로 인해 성공할 수 있는 첫 번째 요소가 생긴다.


2. 멀티 플랫폼 지원이 무한 공간 확장의 뼈대다.

2007년도는 에디슨이 전기를 발명한 이후 가장 획기적인 발명품이 나온 해이다. 바로 아이폰이다. 아이폰은 모든 산업 생태계를 뒤흔들었고, 그 변화하는 물결에 발맞추기 위해 대다수의 기업들은 발버둥을 쳤다. 

Roblox 역시 2007년 공식 서비스가 PC버전으로만 시작됐지만 모바일 트렌드에 완벽하게 적응하며 앱과 웹 플랫폼을 런칭해 급속도로 성장했다. 

Roblox는 이런 멀티플랫폼에서 단 하나의 아이디로 즐길 수 있다. 즉, 내가 있는 플랫폼에서 만든 콘텐츠를 다른 플랫폼의 친구들과 아주 손쉽게 공유할 수 있다.

 멀티플랫폼을 지원한다는 말은 쉽게 말해 특정 플랫폼의 유저만이 아닌 모든 플랫폼의 유저들이 함께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확장성이 높아지려면 게임 자체가 가벼워야 한다. 가볍다는 말은 예를 들면 웹 서핑하다가 재미있는 기사를 URL만 카피해서 친구한테 주면 별도의 설치 프로그램 없이 클릭 한 번으로 그 기사를 볼 수 있듯이, 이 Roblox도 그런 원리로 가볍게 바로바로 친구들과 공유하며 즐길 수 있다. 

▲내가 만든 콘텐츠를 아주 손쉽게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다.

이렇게 콘텐츠를 멀티플랫폼을 통해 손쉽게 공유가 가능해지면서, 확장하는 속도가 타 게임에 비해 엄청나게 빨라진 것이다. 이것이 두 번째 성공요소라고 생각한다.


3. 그래도 게임은 재밌어야 한다.

메타버즈, UGC, 멀티 플랫폼 등 조금 있어 보이는 말들로 포장을 했지만, 그래도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재미다. 아이들 눈에는 아니 심지어 어른들 눈에도 Roblox나 Minecraft나 전부 게임이다. 

그럼 우린 왜 게임을 하는가? 재밌기 때문이다. 게임은 무조건 재밌어야 한다. 아이들과 최근에 Roblox와 Minecraft를 함께 했는데 솔직히 재밌었다. 특히 Roblox는 그 안에 게임 콘텐츠가 정말 무궁무진했다. 

레이싱 게임, 파티 타임, 놀이공원 등등 놀거리가 정말 많았다. 몇 번 더 해보니 왜 이 Roblox가 전 세계 아이들의 최고 인기 게임이 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가장 중요한 성공요소 - 그것은 재미다. 

메타버스는 다음 세대의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우리 어른들은 예전에 경험했던 것만 보고 아이들이 보고 있는 것들을 보지 않고, 보려고 하지도 않는다면, 그건 어찌보면 우리 아이들을 CCTV 없는 놀이터로 보호자도 없이 낯선 이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곳으로 내보내는 격이 될 수도 있다. 

앞서 설명한 데로 어떤 어른들은 우리 아이들의 가상 놀이터로 돈을 번다. 걔 중에는 분명 좋은 어른도 있지만 나쁜 어른도 있다. 아이들의 문화를 존중하고 보호하려면 그 문화에 대해 어느 정도의 이해와 공감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어른들의 방학숙제 - 메타버스 체험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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