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에 이어 이번 글을 이어서 쓰고자 한다. 홍콩 공립 혹은 국공립학교의 장점은 생각보다 많아서 아이를 보내고 한 학기 동안 참 만족스러운 부분이 많다.
그러나 모든 것에는 이면이 있듯이 모두 다 100% 학부모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것은 아니었다. 이번 회에서는 단점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Li Sing Primary School
|
▲Raimondi College Primary Section
|
단점 1. 너무 많은 양의 숙제
홍콩 공립/국공립 학교가 숙제 양이 많은 것은 어느 정도 들어서 익히 알고 있었던 부분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 많을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기본적으로 그날 있었던 수업의 모든 과목에 숙제가 있다. 학교 수업 시간에 진도를 끝내지 못한 경우, 혹은 그 외 추가 교재의 연습 문제 등의 숙제가 매일 있었다.
문제는 코로나로 인해서 숙제를 도와주는 방과 후 활동도 없어지고 숙제를 봐주는 것은 온전히 부모의 몫이 되었다는 점이었다. 퇴근 후 집에 도착하면 저녁 7시인데, 그때부터 한 시간이 넘게 아이 숙제를 함께 매달려야 했던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다.
그리고 숙제를 겨우 끝내고 나면 벌써 아이들이 잘 시간이라 이제 막 돌이 된 막둥이를 안아볼 시간조차 없었던 적이 있다.
이건 학교에서 사교육을 일부러라도 조장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왜냐면 홍콩의 대부분이 맞벌이 부부일 텐데 아이 숙제를 봐줄 시간적 여유가 있는 부모들이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내 예상대로 많은 맞벌이 부부가 아이를 방과 후 학원에 따로 보내서 숙제를 봐주는 곳을 이용하고 있었다.
단점 2. 아무래도 부족한 학생에 대한 관심
현재 둘째 아이가 다니고 있는 학교는 한 반에 학생이 29명이 있다. 보통 한 반에 25~30명 이내로 학생이 다니고 있는 현실이다.
한 학급당 선생님이 두 명이 배정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아주 친밀하게 일대일로 챙겨주거나 관심을 가져주는 것은 아무래도 덜 한 것 같다.
줌 수업을 하다 보니 아이 수업을 옆에서 가깝게 들을 기회가 많이 있는데, 어떤 선생님은 아이를 호명할 때 아이 이름을 부르는 게 아니라, 아이의 번호를 부르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담임선생님은 그렇지 않고 한 과목을 담당하는 선생님이라 이해는 갔지만, 이름 대신에 번호를 부르는 것은 아직도 이해되지 않는다.
이것은 수업을 진행할 때도 확연히 느껴지는데, 아이 한 명 한 명 관심을 가지고 아이가 이해하는데 목표를 가지기보다는, 짜인 진도에 맞춰 가르치기 급급한 느낌을 받을 때도 있었다. 그러니 이는 다시 사교육의 악순환으로 다시 돌아가는 게 아닌가 싶었다.
단점 3. 충분하지 않은 원어민 선생님
홍콩 정부에서 운영하는 학교이다 보니 아무래도 원어민 선생님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홍콩 출신 선생님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영어 학교다 보니 영어로 모든 수업과 행정이 이루어지는 것은 좋으나, 아무래도 모국어가 영어가 아니다 보니 broken English가 가끔 들린다.
특히 줌 수업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선생님의 중국식 영어에 더 노출되고, 모국어가 영어가 아니다 보니 영어를 표현하는 문체나 어법에서도 확실히 부족한 면이 보인다. 그래서 아이가 영어를 받아들이는 데에 있어 제한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원어민 교수님도 적지 않으나, 학생 수에 비하면 현저히 그 수가 적은 것은 사실인 것 같다.
단점 4. 부족한 예체능 수업
아이의 일주일 수업 시간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주일에 음악 시간이 1시간, 미술 1시간, 체 1시간 이렇게 예체능 관련 수업이 일주일에 세 시간이 전부이다.
아카데믹한 환경도 좋지만, 어린 나이일수록 예체능이나 창의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결국 어떤 학교든 장점과 단점을 다 가지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기질과 아이가 얼마나 학교를 잘 적응하고 즐겁게 다니는가 일 것이다. 아이가 즐겁게 학교에 다니는 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는 부모가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