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홍콩인이 사랑하는 홍콩의 스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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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홍콩인이 사랑하는 홍콩의 스타들

필자는 평일 저녁과 주말에 HKU SPACE(홍콩대학교 전업진수학원)에서 홍콩 사람들과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주로 중,고급반을 담당하고 있는데 2010년부터 수업을 했으니 벌써 10년이 되었다. 

수업 시간에 쓰기 숙제와 발표 등의 과제가 부과되는데 그 중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주제 중 하나가 ‘홍콩의 유명인 소개’이다. 이로 인해 홍콩 사람들이 어떤 유명인을 사랑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 바, 여러 해 동안 기억 속에 누적되어온 수치로 매겨진 1~5위까지를 정리해 본다. 홍콩 사람들이 사랑하는 홍콩의 유명인들은 과연 누구일까?


1위 : 주윤발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은 주윤발은 홍콩 사람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 이유로는 소탈하고 친서민적인 성향을 들 수 있다. 주윤발의 이런 면은 한국의 언론에도 많이 알려졌다. 얼마 전 홍콩에 온 지 얼마 안 된 중년의 한국분이 우리 학원의 중국어 시간에 “주윤발을 만나려면 어디에 가야 돼요?”라고 물은 적이 있었다. 

필자는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해 무슨 뜻인지 되물었는데 “주윤발이 홍콩 곳곳에 자주 나타난다고 해서 만나고 싶은데 어디를 가면 만날 수 있냐고요”라고 설명하는 것이었다. 그렇다. 바로 이 점이 주윤발의 매력을 드러나게 하는 것으로 평소에 대중 교통을 이용하고 서민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소탈함, 사람들이 사진 촬영을 요청하면 선뜻 응해주는 친절한 매너, 최근에는 8,100억에 달하는 엄청난 재산을 모두 사회에 기부하겠다는 일화까지 소위 홍콩판 미담제조기이다. 

한 팬이 “주윤발 씨는 왜 이렇게 친절하세요?”라고 물으니 “저는 팬들의 사랑으로 큰 인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팬들에게 제가 받은 사랑을 돌려주고 싶어서요”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말처럼 쉽지 않은 행동을 주윤발은 몸소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2, 3위 : 장국영, 주성치


장국영과 주성치는 2,3위를 다툰다. 홍콩의 팬들로부터 형, 오빠를 뜻하는 ‘꺼거(哥哥)’로 불리운 장국영은 1956년생이니 살아있다면 벌써 63살이다. 2003년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투신 자살한 장국영은 그 날이 4월 1일 만우절이라서 사람들이 그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거짓말이라고 믿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배우로 많이 알려졌으나 홍콩 사람들에게는 가수로서의 이미지도 강하다. 


주로 코미디 영화를 통해 큰 사랑을 받은 주성치의 인기는 홍콩에서 내노라 하는 그 어떤 유명 배우 못지 않다. 어린이 프로그램의 사회자로 얼굴이 알려진 주성치는 1990년 첫 주연 영화 <도성>을 시작으로 여러 영화들을 히트시킨다. 

사회 생활에서의 스트레스가 많은 홍콩 사람들은 웃고 즐기는 가벼운 코미디 영화를 선호하는 편인데 주성치의 영화들이 이런 홍콩인들에게 많은 웃음을 선사하였다. 올해 상반기 홍콩에서도 상영된 한국 영화 <극한직업>을 본 한 홍콩 사람은 이 영화에서 주성치의 향수가 느껴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4위 : 유덕화


80년대 아시아를 풍미했던4대 천왕, 즉 유덕화, 곽부성, 장학우, 여명 중 유덕화를 소개한 홍콩 학생들이 많았다. 위 네 명중 스크린과 콘서트에서 현재 진행형으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연예인이기도 하다.

홍콩 사람들이 꼽은 유덕화의 인기 요소로는 출중한 외모와 함께 성실함, 흠결없는 사생활을 들 수 있다. 얼마 전에는 목에 무리가 오면서 콘서트가 중단된 일이 있었는데, 그때 무대에서 눈물을 흘리며 사과하는 그의 모습에 많은 팬들이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5위 : 리카싱


5위는 연예인이 아닌 홍콩의 유명한 기업가 리카싱이다. 한때 아시아 최고의 부자였고 2018년에는 포브스 선정 아시아 최고 갑부 4위 (자산 약 37조)에 올랐다. 한국의 제1 부자 이건희 삼성 회장이 자산 약 19조로 15위인 것과 비교해 보면 우리의 이 회장님도 리카싱 앞에서는 작아 보이기까지 하다. 

홍콩에서 흔히 보는 PCCW, 파킨샵, 왓슨스, 포트리스, HKT, NOW TV, 홍콩 일렉트릭, 허치슨 텔레콤 등이 리카싱 소유의 계열사들이다. 광동 조주(潮州) 출신으로 어려서 가족과 함께 홍콩으로 이주해 온 리카싱은 모기업인 청쿵(長江)그룹의 부동산 투자 및 여러 회사를 인수하며 큰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리카싱은 학교를 중퇴하고 자수성가한 기업가라는 점, 부자임에도 소탈한 생활을 하며 여러 자선단체 설립을 통해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있는 점 등이 홍콩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기업가로 자리매김한 이유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재벌들에 대한 인식이 그다지 좋지 못한데 홍콩에서는 이런 존경받는 기업가가 있다는 것이 한편으로 부럽기도 했다. 


이 외에도 가수이면서 사회운동가인 호완시, 세계복싱기구 WBO 아시아 태평양1위에 올랐던 권투선수 렉스 초, 홍콩의 유명한 무협소설가 김용 씨도 홍콩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유명인으로 소개되곤 했다. 여러분들이 홍콩 지인을 만나거든 어떤 유명인이나 스타를 좋아하는지 물어보면서 관심을 갖고 친분을 다지는 시간을 가져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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