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홍콩 사람들이 좋아하는 선물, 싫어하는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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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홍콩 사람들이 좋아하는 선물, 싫어하는 선물

세계 어디서나 그러하듯 홍콩 사람들도 적절한 상황에서 각자의 뜻을 담아 선물을 주고 받는다. 한국 교민들도 홍콩에 살면서 이들에게 선물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있을 것이다. 


필자도 홍콩에 16년 살면서 이들로부터 고마운 선물도 많이 받았고 반대로 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전달하곤 했다. 홍콩 사람들은 어떤 선물을 좋아하고 어떤 선물을 싫어하는지 알아보자. 

우선 홍콩 사람들은 언제 선물을 주고 받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전통 명절 중에서는 설, 추석 등을 빼놓을 수 없다. 그리고 서양 문화인 크리스마스에는 파티 모임을 많이 하는데 이때 서로 선물을 교환하고, 발렌타인데이에는 커플들이 연인에게 줄 선물을 준비한다. 이 외에도 생일, 출생 한 달 후인 만월(滿月), 집들이 때에도 마음을 담아 선물을 전달한다.

그럼 홍콩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선물은 무엇일까? 물론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있지만 여러 홍콩인들의 선호도를 보면 가장 무난하게, 그리고 누구나 좋아할만한 것은 상품권이나 쿠폰을 들 수 있다. Sogo 등 백화점 상품권, City Super 같은 고급 수퍼마켓 쿠폰이 인기가 있고 아니면 가장 일반적인 Welcome같은 수퍼마켓 쿠폰도 괜찮다. 

그리고 Broadway, Fortress 등 가전, 전자제품 쿠폰도 인기가 많다. 받는 사람이 어디에 사는지 알면 주거지 가까운 지역에 있는 백화점이나 수퍼마켓의 상품권은 최고의 선물이 될 수있다. 금액은 HKD500 ~ HKD2,000정도가 적절하다.

명절의 경우 설날에는 미혼자들에게 세뱃돈인 홍빠오를 준비하는데, 추석에는 과일을 선물하면 좋다. 홍콩 사람들의 집들이에는 와인이나 먹거리등이 무난하다. 홍콩 사람들은 초대한 주인에게 필요한게 무엇인지 물어보고 그것을 선물해주기도 한다. 

휴지, 세제를 집들이 선물로 하는 문화는 홍콩에 없으므로 이것들을 선물로 받게된다면 집주인은 황당해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선호도가 높은 물품 외에도 우리 교민들의 경우 한국 제품을 선물하는 것도 특별한 선물이 될 수 있다. 

홍콩 사람들에게 한국 인삼이 유명하므로 인삼 제품을 준비하거나 한국 과일 등을 전해주면 상대방은 고마움과 함께 기쁨도 느낄 것이다. 

좋아하는 선물이 있으면 좋아하지 않는, 즉 환영받지 못하는 선물도 있다. 이런 것들은 집에 이미 있거나, 실용적이지 못한 물건들이다. 그중 사진을 넣는 액자는 많은 홍콩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안 받았으면 하는 아이템으로 꼽고 있다. 


집에 보통 많이 있는 컵도 그렇다. 이 외에 여자들의 핸드크림도 이미 많이들 갖고 있으므로 환영받지 못하는 선물 순위에 들어간다. 명절의 경우를 보면 추석 때 많이 주고받는 월병도 의외로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별로다. 

또한 부피가 큰 선물은 신중해야하는데 필요가 없는 경우 그렇지않아도 좁은 홍콩인들의 주택에 공간만 차지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

그리고, 전통적으로 금기시되는 선물도 있다. 중국에서는 많은 한자수에 비해 한정된 발음체계로 인해 한자는 다르지만 발음이 비슷하거나 같은 “시에인(諧音)” 현상이 많은데, 중화권에서는 특히 좋은 의미 혹은 안 좋은 의미를 갖는 단어와 연관된 “시에인” 현상에 민감해한다. 

대표적인 것이 시계이다. 시계를 “鐘”이라고 하고 시계를 선물하는 것을 “送鐘”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죽은 사람을 옆에서 지킨다는 “送終”과 발음이 겹친다. 하지만 손목시계는 “錶”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선물 금지 목록에서 제외된다. 

신발도 선물로 좋지 않은데 이것은 신발을 의미하는 “鞋”를  광동어로 발음하면 낮은 음의 “하이..”가 되어 안 좋은 상황에 내는 탄식처럼 들리는 것과 관계가 있다. 또한 책을 뜻하는 “書”는 “지다, 잃다’의 의미를 갖는 “輸”와 발음이 겹쳐 잘 선물하지 않는다. 

이 외에도 받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선물도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초콜릿이나 쿠키, 펜, 지갑 등이다. 

좋은 선물은 적절성과 필요도에 따라 그 비용 이상의 가치를 갖기도 하기 때문에 기왕이면 상대방에게 꼭 필요한 것을 준비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반대로 좁은 거주 면적 때문에 늘 공간 활용에 신경을 쓰는 홍콩 사람들에게 ‘선물’이 아닌 ‘고민’을 선사한다면 돈을 쓰고도 환영받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 홍콩 사람들에게 선물을 준비해야하는 경우 위 내용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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