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랜드를 잡겠다던 중국 재벌 왕젠린(王健林) 완다(萬達)그룹 회장이 결국 테마파크와 호텔 사업을 매각했다. 20일 신경보는 완다상업이 전날 638억 위안(약 10조6000억원)에 호텔 및 문화·여행 사업을 각각 부동산 업체인 푸리(富力) 부동산과 수낙 차이나(Sunac China)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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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오후 체결된 협약에 따라 완다는 베이징의 자화(嘉華) 호텔 등 77개 호텔의 경영권과 전 지분을 199억 위안(약 3조3000억원)에 푸리부동산에 양도하고 내년 1월까지 대금을 치르기로 했다. 또 438억 위안(약 7조3000억원)에 창바이산(長白山) 리조트, 시솽반나(西雙版納) 리조트 등 13개 리조트 및 테마파크의 지분 91%는 수낙 차이나 그룹에 매각한다.
왕젠린 회장은 지난해 세계적인 테마파크 브랜드인 디즈니랜드가 상하이에 문을 열자 “중국에서만큼은 디즈니랜드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토종인 완다가 오히려 승산이 있다”고 자신감을 보여왔다. 완다가 그동안 공을 들여온 테마파크와 호텔 부문을 매각한 것은 당국의 높아진 규제압박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는 최근 대형 국유은행 책임자들을 소집해 완다그룹의 해외투자에 대출을 중단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완다가 2012∼2016년 사이에 진행한 해외기업 인수 가운데 여섯 건이 당국의 투자규정을 위반했다는 점이 이유였다. 이번 대출 중단이 자금압박과 추후 인수협상 차질로 작용할 것을 우려한 완다 측이 핵심 사업인 호텔, 테마파크 사업을 매각한 것으로 관측된다. 왕젠린 회장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1000억 위안의 자금에다 이번 거래를 통해 680억 위안의 현금을 더 확보하게 됐다”며 “채무상환은 문제가 안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