寧
편안할 녕
안녕하세요? 우리는 안녕(安寧)이라는 말을 하루에도 몇 번씩 사용합니다. 친구를 만나면 “안녕?”, 선생님을 뵈면 “안녕하세요?”, 부모님께서 출타하시면 “안녕히 다녀오세요.”, 손님이 떠날 때에는 “안녕히 가세요!”까지. 이 ‘안녕’의 뜻은 무엇일까요?
안녕은 安(편안할 안)과 寧(편안할 녕)으로 이루어진 단어입니다. 편안하고 편안한, 즉 걱정거리도 없고 탈도 없는 상태가 안녕입니다. “안녕히 가세요!”는 돌아가는 길에 아무런 사고가 없기를 바라는 인사말인 것이지요. 그러므로 글자 그대로만 보면 병문안을 갔을 때에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것은 조금은 어색한 일입니다. 보통은 아파서 병원에 입원까지 한 상태에서는 안녕하기가 힘들 테니까요.
안녕의 두 번째 글자, 녕(寧)을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寧은 위에 적었듯이 ‘편안할 녕’입니다. 글자를 쪼개 보면 宀心皿丁이 되는데, 이것들을 합쳐서 ‘집(宀, 집 면) 안의 상(丁, 고무래 정, 여기서는 탁자 모양으로 생각하겠습니다) 위의 그릇(皿, 그릇 명) 안에 먹을 것이 가득 차서 마음(心, 마음 심)이 편안하다’는 뜻으로 외우면 쉽게 외울 수 있을 것입니다. 寧은 중국에서 쓰이는 간체자로는 宁이라고 씁니다. 宀心皿丁에서 心皿을 빼고 宀丁만 남겨 놓았네요.
寧이 쓰인 대표적인 지명으로는 강원도 영월(寧越)군이 있습니다. 寧이 단어의 맨 앞에 쓰이면서 발음이 ‘영’으로 바뀌었습니다. 월(越)은 ‘넘을 월’이니 영월(寧越)이라는 이름은 ‘다른 모든 곳을 뛰어넘는(越) 편안함(寧)’이 있는 도시라는 뜻이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사진 속 아파트는 이름이 寧安閣(영안각)인데, 풀어보면 편안하고(寧) 편안한(安) 집(閣)이라는 뜻이 되겠네요.
홍콩수요저널이 추천하는 집단 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