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80년대 홍콩 '강시영화'와 코믹물에서 어수룩하지만 선량한 캐릭터로 낯익은 가수 겸 배우 쉬관잉(許冠英)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홍콩 언론은 9일 쉬관잉이 전날 오후 자택에서 혼자 있다가 심장마비를 일으켜 65세의 아까운 나이에 별세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언론에 따르면 쉬관잉이 최근 들어 건강이 안 좋을 걸 걱정해 친지가 주룽탕(九龍塘)에 있는 그의 집을 방문, 여러 차례를 벨을 눌렀지만 인기척이 없자 그의 형 쉬관우(許冠武)에 연락했다.
쉬관우 등 가족이 달려와 문을 따고 들어가니 쉬관잉은 의식이 없는 상태로 침대에 누워 있었다.
구급차가 출동해 구급대원이 심폐소생 시술을 했으나 끝내 깨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쉬관잉은 고등학교 졸업 후 신문사에 입사했다.
1971년 쇼브러더스 배우 양성반에 들어갔고 다음해 <젊은이(年輕人)>로 데뷔했다. 그는 1974년에는 형 쉬관원(許冠文), 동생 쉬관제(許冠杰)과 함께 영화사 '쉬(許) 형제'를 세우고 나서 <미스터 부>와 <강시선생> 시리즈, <영웅본색(英雄本色)>, < A 계획 속집> 등으로 이름을 알렸다.
주로 조연으로 출연했지만 착한 이미지의 배역을 많이 맡아 큰 사랑을 받았다.
형이나 동생보다 늦게 스타덤에 올랐으나 홍콩 연예계에선 '쉬씨 3형제'로 불리며 호평과 함께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대표작은 <신팔근팔양(新半斤八兩)>, <잠시호흡정지(暫時停止呼吸)> 등이 다수가 있다.
출연작의 영화 주제가를 직접 부른 쉬관잉은 동생 쉬관제처럼 가수로도 성공해 적지 않은 히트곡을 냈고 국내외에서 수십 차례 콘서트를 가졌다.
그는 함께 아시아에서 강시영화 흥행돌풍을 일으킨 린정잉(林正英)과 공교롭게도 같은 날 유명을 달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영환도사>에 등장했던 린정잉은 쉬관잉, 첸샤오하오(錢小豪)와 더불어 강시물에서 호흡을 맞추면서 '철삼각(鐵三角)'으로 절정의 인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1997년 11월8일 불과 44세의 나이에 간암으로 세상을 등졌다.
쉬관잉은 지난해 심장에 칩을 심는 수술을 받았으며 곧 열릴 동생의 콘서트에 게스트로 나서려고 준비하다가 홀연히 타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