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지점을 두고 있는 다국적기업 해외 지사의 현지 거래은행 계좌에서 발생한 이자를 과세 대상으로 판단한 국세청 조치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국세청은 해외 지사 자체를 `페이퍼컴퍼니`로 보고 해외 계좌에서 발생한 이자소득에 대한 국내 과세권을 주장했지만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향후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국세청이 최근 해외 페이퍼컴퍼니에 대한 국내 실질과세를 강조하며 과세해온 방식에 경종을 울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이인형 부장판사)는 14일 영국 로열더치셸그룹 계열사 `쉘퍼시픽 엔터프라이시스(이하 쉘퍼시픽)` "홍콩 지사가 한국 업체들과 실제 거래를 해왔는데 국세청이 한국 지점을 실질적인 본점으로 판단해 홍콩 계좌에 부당하게 세금을 매겼다"며 서대문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쉘퍼시픽이 홍콩 지점와 국내 지점을 나눠 영업한 것은 국내 수요자에게 쉘그룹의 화학제품을 효율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방책으로 이뤄진 것이지 조세 회피를 의도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홍콩 지점은 이사회를 열고 배당을 실시하는 등 국세청의 판단처럼 서류상 회사로 보기 힘들다"고 판시했다.
이어 "홍콩 지점이 판매 대금을 송금받은 계좌에서 이자가 발생했더라도 이에 대한 과세 권한은 홍콩 당국에 있다"며 "본점이 국내에서 발생한 거래를 지점의 국내원천사업소득으로 신고했으나 이는 역할 분담에 따른 것일 뿐 홍콩 계좌가 지점 소유라는 의미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쉘퍼시픽은 석유화학제품 판매를 위해 로열더치셸그룹이 1977년 홍콩에 설립한 회사로 같은 해 만들어진 한국 지사는 판매사업 지원과 정보 제공 역할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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