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태권도 한길로 걸어온 홍콩의 24년, 진정한 태권도인 우종필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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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태권도 한길로 걸어온 홍콩의 24년, 진정한 태권도인 우종필 관장

 

 

 

 

▲ 우종필 관장
홍콩섬 포트리스에 위치한 한 태권도장에서 하얀 도복을 입은 서양인들이 온몸에 땀이 흥건히 적신 채로 발차기에 집중하고 있다.

 

웬지 어설픈 동작에 준비 자세부터 부족한 듯 하지만 눈빛만은 진지함이 가득하다.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수련을 진행하는 우종필 관장과 사범들은 태권도 용어만큼은 반드시 한국어로 또박또박 구령을 붙이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50대를 훌쩍 넘어선 우종필 관장이었지만 여전히 발차기와 기본자세는 과감하고도 흔들림없는 전통 태권도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그의 구령이 도장에 쩌렁쩌렁 울려퍼지면 관람중인 학부모나 학생들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태권도의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우종필 관장은 한국 전통 태권도를 홍콩에 알리기 위해 88년 용인대를 졸업하고 홍콩의 주권반환 이전에 정착해 영국의 해군총사령부와 육군본부 등 영국군을 상대로 태권도를 가르쳐왔다.

 

홍콩 국가대표 코치를 맡으며 메달을 따내 그의 실력과 명성이 홍콩사회에도 알려졌고 그의 제자들이 홍콩 태권도 기관으로 진출해 홍콩 태권도 저변확대에 큰 원동력이 됐다.

 

현재 500여명의 수련생들이 배우고 있으며 어린 유치원생부터 늦은 밤 성인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업을 진행중이다.


"홍콩인들이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방문해 옵니다. 화려하기도 하고 멋있어 보이니까요. 하지만 태권도를 배우러 왔다가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신(信)을 배우면서 학생의 자세가 달라지게 되니까 학부모나 본인들도 점점 빠져들게 되는 것 같습니다"

 

 

 


태권도가 단순히 취미나 운동이 아닌 혼이 담겨 있는 도(道)라는 것을 항상 강조하기 때문에 일반 홍콩 현지 태권도장에서 가르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다.


"저희는 가르치기 어려운 학생들, 예를 들어 장애우를 비롯해 성격이 바르지 않거나 태도가 불량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에 자신이 있고, 이에 더욱 보람을 느낍니다. 그런 아이들이 태권도를 통해 바른 자세, 바른 말, 바른예의를 몸에 익히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말할 수 없는 기쁨이 생기죠."


청도관의 '엄짱'으로 불리는 엄승제, 엄승호 트윈스 사범(이상 5단)는 조각같은 근육질임에도 절도있는 품세와 화려한 발동작으로 수련생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똑같은 외모와 말투이기에 검은 뿔테안경 하나 차이로 구분이 가능할 정도. 수업중에는 무서운 호랑이 선생님이지만 사진과 페이스북 등으로 아이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이야기를 들어준다.

 

 

특히 우종필 관장의 아들 우태권 씨는 홍콩대학에서 태권도 회장을 맡아 대학내에서도 태권도 보급에 힘쓰고 있어 아버지의 마음을 든든하게 하고 있다.


 

 

원더걸스 '혜림'의 아버지, '자주 못 만나서 아쉬운 마음뿐


 

우종필 관장의 딸 '혜림'이 한국의 유명 아이돌 그룹인 '원더걸스'의 멤버임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혜림이 어릴 때부터 춤에 관심이 있었는지 슬그머니 물었다.

 

▲ 원더걸스 혜림

 

"전혀요. 그런데 초등학교 때인지 자기 방에서 혼자 춤을추고 있는데 솜씨가 보통이 아니더라고요. 그냥 그러러니했어요."

 

하지만 혜림이 가수에 대해 진지한 진로를 준비하 시작하고 2006년 월드컵 예선전 한국대 토고전 경기중계 이벤트를 홍콩섬 빅토리아 파크에서 개최되면서 홍콩 교민대표로 혜림의 춤이 첫 선을 보이게 됐다.

 

 

이날 혜림은 댄스곡 2곡을 준비해 첫번째 곡에서는 긴장감을 푼 뒤, 두번째 곡에서 화려한 테크릭을 보여주려 했다.


하지만 행사가 지연되면서 첫번째 곡만 하고 내려온 후 혜림은 펑펑 울어버리고 춤에 대해 원망아닌 원망을 하게됐다.

 

다음해 JYP소속의 '비'가 홍콩 공연을 갖는 기간동안 홍콩한국국제학교에서 JYP 오디션이 열렸다.


이날을 위해 준비해온 혜림은 오디션 당일 갑작스레 참석하지 않으려 했다.

 

"침대에 그냥 누워 있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말했죠. 니가 선택한 것 확실하게 해라. 나중에 후회해도 그땐 아빠도 도와줄 수 없다."

 

이에 오디션에 참가한 혜림은 당당히 1위를 차지했고 3년 가까이 연습생 기간을 혹독히 치른후 최고의 그룹 '원더걸스'에 합류하게됐다.

 

혜림이 유명해지면서 많은 인사를 받지만 함께 있지 못하는 것이 가장 아쉬운 점이라고.


홍콩에서의 지나온 삶이 어떠냐는 마지막 질문에 "제 인생이 태권도인것 같습니다.

저와 그리고 함께한 제자들, 제아들, 제 딸까지도 모두 태권도를 통해 삶을 나눠왔습니다. 태권도를 통해 기쁨과 행복이 가득했습니다. 감사할 뿐입니다."라고 말했다.

 

글/영상 손정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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