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케灣에서 밀레니엄 日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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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케灣에서 밀레니엄 日出

12월이면 누구나 바쁘다. 한해를 마무리하기 위해 그 동안 밀린 일도 끝내야 하고 못 만나던 사람에게 소식도 전한다. 금년에는 E-카드가 유행하여 돈이 안드는(?) 불루 마운틴이 바쁘다. 그래서 인지 일본 사람들은 12월 섣달을 "시와스(師走)"라고 한다. 오죽하면 점잖은 선생님도 달려야 할 정도이겠는가. 12월31일과 1월 1일 사이는 사실 보통날과 다름이 없지만 사람들은 달력을 만들어 한해를 구분해 두었다. 그래서 두달의 한 가운데인 자정이 year divide(分年嶺) 이다. 그러나, 금년은 그냥 한해의 지남이 아니고 천 자리 숫자가 달라지기 때문에 millenium divide라고 해야 할 것 같다. Y1K 대에서 Y2K 대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Y2K가 되면 컴퓨터가 이렇게 까지 연도인식을 하게 두지 않고 비용절감이유(?)로 뒤의 두자리 숫자만으로 인식하도록 만들어 두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自業自得이라고 할까. 우리주변의 컴퓨터 시설에 Y2K 문제가 발생되면 불편을 참는 정도에서 끝날 수(?) 있지만 컴퓨터 덩어리인 항공기는 적은 사고라도 나면 비행이 안되고 비행이 안되면 공중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되면 꼼짝 없이 죽어야 하기 때문에 연말연시에 비행기 타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다는 것이지만, 연말연시 여행을 모두 자제하게 될 것이고 그러다 보면 탐승객이 턱없이 부족하여 항공사는 Y2K 문제와 관련없이 비행기와 함께 ground 당할 수밖에 없다. 이번 연말연시에 홍콩에 있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권하는 트레일이 이번 주 "나의 트레일" 이다. 하루의 시작은 일출로 시작된다면 한해의 시작은 그해 1월 1일 일출로 시작된다. 새 천년의 시작은 2000년 1월 1일의 일출로 시작 된다고 본다. "밀레니엄 日出"은 천년에 한 번 밖에 없는 일출이다. 이러한 특별한 일출을 누구보다 가장먼저 그리고 아름다운 배경과 함께 보기 위해서는 홍콩 新界의 사이콩 반도 롱케만을 권하고 싶다. 롱케만에는 사이완산(西灣山)이 있다. 해발 314m인 그곳에 오르면 타이롱완(大浪灣)의 함틴 비치와 타이롱 비치가 그림처럼 연결해서 펼쳐지면서 밀레니엄 태양이 떠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 하나의 대장관이 될 것 같다. (밀레니엄 일출은 오전 6시 40분경으로 예상하고 있으므로 정말 일출을 보고저 하는 분은 시간을 맞추어 가야 할 것 같다) 롱케만은 아름다운 비치와 소나무 숲이 잘 연결된 꾸밈이 없는 자연 그대로이다. 비치 자체도 하이 아이랜드 리저봐르를 2/3정도 들고 다시 산길을 걸어야 나타나기 때문에 사람이 잘 다니지 않고 정말 호젓하다. 그러나 롱케만에서 사이완산에 올라가서 보는 타이롱비치는 하나의 그림이다. 사이완산에서 아래로 내려가면 사이완 함탄비치등과 연결된다. 그림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곳곳에 학가(客家)들이 운영하는 士多(stotre)라는 잡화점이 딸린 간이식당도 많다. 값도 비싸지 않고 몽콕 같은데서 맛볼 수 있는 옛날 중국토속음식도 곧 잘 준비된다. 함틴비치는 패튼총독이 즐겨 찾았다고 하며 총독전용 해리포터가 만들어져 있다. 이곳은 바다와 산이 잘 어우러진 자연그대로로 여름이면 더할 나위 없지만 지금도 한국의 늦가을 같은 날씨로 트레일 워킹도 하고 바다수영을 하기에도 좋다. 밀레니엄 일출은 아니더라도 홍콩에서 새해를 맞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우선 MTR로 彩虹(초이홍)역 까지 간다. 초이홍역에서는 사이공(西貢)쪽으로 가는 버스터미널이 있다. 아직 사이공까지 지하철이 연결 안되어 있으므로 사이공으로 가는 사람은 누구나 초이홍역에서 내려서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MTR 역에서 지상으로 올라오면 92번등 사이공가는 버스가 미니버스부터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일단 사이공까지 가는 버스를 탄다. 버스는 구룡피크(602m)와 타이성록(402m)사이 고개를 넘어서 클리어 워터베이 로드를 따라 내려간다. 유칼리나무가 잘 식수되어 있는 고개길이다. 마온산을 중심으로 하는 사이공의 연봉들이 다가온다. 이 길을 내려가면 白沙灣 요트하버가 나온다. 홍콩요트클럽, 하벤하벤 요트클럽이 있어 홍콩에서 제일 규모가 크고 주변에 각종 빌라시설도 갖추고 있어 산과 바다가 동시에 어우러진 세계적인 마리나 환경으로 꼽고 있다고 한다. 2차선을 좌측과 우측으로 꺾어 들면서 사이공 구시가가 나오고 버스는 터미널로 들어간다. 사이공 구시가는 원래 사이공의 리아스식 바다에서 고기를 잡는 "딴가(蛋家)"어부들과 마온산 아래 농사짓던 "학가(客家)"농부들이 서로 물물교환 하던 장터가 발전된 것이라고 한다. 길은 더 뻗어 있지만 칸트리파크 보호상 대중교통은 여기서 끝나고 만다. 건너편의 카이사우 섬의 파브릭 골프장을 가는 사람은 버스속에서 무거운 골프가방을 들어내고 선착장으로 향한다. 일요일의 경우에는 대중교통이 띄엄띄엄 있지만 토요일은 없다. 자주 있지 않은 버스를 기다리느라고 시간을 보낼 필요는 없다. 택시를 잡는다. 사이공 구시가 버스종점에는 신계용 녹색택시(아일랜드 및 구룡의 붉은 택시와는 다르게 신계의 녹색택시는 차량도 약간 구식이지만 기사들은 친절하다)를 탄다. 5명까지 탈 수 있다. 택시는 사이공 컨트리파크 박담총를 지나 하이아이랜드 리저봐르에 오른다. 하이아이랜드의 거대한 리저봐르(저수지)가 눈에 들어온다. 홍콩이 과거 영국식민지 시절 식수안보를 위해 마련한 거대한 인공호수이다. 본래 하이아이랜드 등 몇 개의 섬을 둑으로 연결 그 속의 바다물을 모두 뽑아내고 식수를 집어 넣었다고 한다. 1978년 준공된 이 리저봐르는 망망한 바다같은 저수지가 되어있다. 식수이기 때문에 오염은 금물이다. 그래서 그 큰 호수에 보트 한척 없고 낚시꾼도 물론 안보인다. 죽은 호수처럼 조용하지만 곳곳에 물은 퍼내고 빨아들이는 취송수구가 있다. 하이아이랜드의 서남쪽 아스팔트길은 호수의 반쪽 주위를 돌 수 있는 길이다. 왼쪽으로는 호수의 수면이 바라다 보이고 오른쪽 바다를 내려다 보인다. 호수수면이 바다수면보다 훨씬 높다. 그만큼 저장된 수량이 풍부하다. 댐 아래쪽에 철망으로 둘러싸인 수용소가 보인다. 월남의 보트피플을 수용했던 곳이지만 월남 난민은 모두 떠나고 지금은 비어있다고 한다. 택시는 아스팔트 길이 끝나는 곳까지 실어다 주고 유턴해서 나간다. 이곳부터 산길을 따라 30분정도 걸어가면 산모퉁이로 비치가 펼쳐진다. 이곳이 롱케만이다. 소나무 숲이 해안까지 뻗어있고 거의 사람이 보이지 않아 마치 숨겨진 비치를 발견한 듯 하다. 롱케만 비치에서 하루를 보내고저 하면 다시 오던 길을 돌아 나와야 한다. 댐주변에 택시가 간혹 들어오긴 하지만 필요한 경우 택시를 다시 불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걸어나가야 한다. 교통은 썩 좋지 않은 편이다. 그래서 이렇게 잘 보존되어있는 지 모른다. 밀레니엄 일출을 보기위해 시간 맞추어 오신 분은 롱케만에서 사이완 산으로 다시 올라가야 한다. 사이완산에 오르면 북동쪽으로 사프피크(486m)가 이름그대로 송곳처럼 샤프하게 우뚝 서있다. 태양은 동쪽으로 망망대해에서 금방 불쑥 솟아오를 것같다. 그사이 내려다 보이는 함틴 타이롱 비치는 그정경이 어디에 가져다 놓아도 손색이 없다. 비치에는 깨끗한 모래에 투명한 바다가 있지만 아직 호텔이 들어선 것도 아니고 레저시설을 갖추지 않았다. 교통도 나쁘다. 그래서 지금까지 숨겨진 비밀처럼 트레일 워커들만이 즐겨 찾는 곳이다. 트레일 워킹에 자신이 있는 분은 사이완산을 내려가면 사이완 해안을 지나고 다시 함틴 및 타이롱비치를 지나고 타이문산 고개를 넘어 척경으로 나갈 수 있다. 모두 4시간 정도 소요되는 것 같다. 척경이 있는 롱하버에서는 沙田 마루시까지 가는 가이도 통통배가 있다. 마지막 배가 계절에 따라 다르지만 오후 4시경으로 기억된다. 밀레니엄 첫날을 이렇게 보낸다면 한해 뿐만아니라 천년(?)이 편할지도 모른다. 유 주 열 (수요저널 칼럼니스트) yuzuyou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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