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훈 변호사] 깜박 잊었어요 [형사법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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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훈 변호사] 깜박 잊었어요 [형사법편]

Q 대기업 주재원의 아내입니다. 수퍼마켙에서 식료품을 카트에 잔뜩 싣고 카운터에서 모든 계산을 하고 나왔습니다. 공교롭게도 카트 밑에 10Kg짜리 쌀 한포대가 있었는데, 그것은 지불이 되지 않았다고 하면서 가게에서는 저를 절도 혐의로 입건을 하였고, 결국은 절도죄로 기소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그 쌀을 훔칠 의도가 전혀 없었던 상황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귀하의 사건과 유사한 일은 사실 자주 벌어집니다. 고의적인 사건도 있을 수 있지만 전혀 생각없이 물건 값을 지불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사건은 기소까지 갈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경찰에서 기소하는 이유는 사건이 난 그 자리에서나 경찰서에서 귀하의 불성실한 태도나 무례한 행동 등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완 좋게 카운터 근처에서 즉시 물건값을 지불했어도 이런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확률은 큽니다. 2001년에 있었던 911사태이후 많은 사람들이 쇼핑을 갔다가 뉴욕에 있는 가족이나 친지들을 걱정하다 물건값을 지불하지 않고 물건만 들고 나오는 사건이 많았다고 합니다. 남보다 정신이 더 없는 사람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그 자리에서 사과하고 지불하면 문제는 생기지 않습니다. 귀하의 경우는 이미 기소되었으므로 재판을 받아야 하지만 구제될 가능성은 큽니다. 일단 물건이 카트에 있었고, 가게직원이 간과했을 수도 있습니다. 귀하가 비슷한 전과가 없고 좋은 직장과 종교를 갖고 있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그 당시 귀하의 마음에 걱정되는 사건이 있어 정신집중이 안되었다는 것도 이유가 됩니다. 문제가 된 금액이 소액이고, 또 장래 그런 일이 생길 확률이 적다고 이야기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경미한 사건은 유죄라도 벌금형으로 끝나면 벌금이 HK$1,000~1,500정도입니다. 아울러 선고유예(Bind Over)라는 제도가 있으니 고려해 볼만합니다. 선고유예는 형사기록이 남지 않으며 법원에서 판사의 훈계를 듣고 1년 동안 유사한 죄를 짓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됩니다. 선고유예를 받으려면 모든 절도죄 사실을 인정해야 하므로, 진짜 죄가 없는 사람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선고유예를 받으려고 하 지 않습니다. 선택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죄를 안 지었어도 지었다고 인정하고 선고유예로 풀리는 것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계속 시간과 돈을 들여 항변해 야 하는 지는 본인이 결정해야 합니다. 한편으로는, 경미한 사건이고 본 인이 죄를 인정한다고 해도 선고유예를 주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양말과 속옷 같은 소액의 물건이라도 몰래 상점에서 신거나 입고 물건값을 지불하지 않을 경우에는 고의성이 너무 진하므로 이런 경우에 검사는 선고유예를 탄원해도 보통 동의하지 않습니다. 오재훈 변호사 ejho@mail.hklawsoc.org.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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