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훈 변호사] 벤츠 경품 [계약법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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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훈 변호사] 벤츠 경품 [계약법편]

Q 모 단체는 골프 시합 때 벤츠S500형을 행운품으로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장난삼아서 그런 것이지 실제 행운 추첨 후 장난감 벤츠S500을 선사하려고 했었습니다. K씨는 진짜인줄 알고 당첨되자 좋다고 흥분해서 단상에 올랐다가 사회자로부터 놀림과 함께 조그만 장난감을 받자 모욕감을 느꼈는데 계약상 모 단체를 상대로 소송할 수 있을지 궁금해 합니다. A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인권신장과 더불어 개인의 권리에 대해 많이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흥파티에서 싫다는 사람에게 노래를 함부로 시키거나 못 마시는 사람에게 술을 억지로 강요하면 무례한 것으로 간주되는 시대입니다. 공식적인 석상에서 타인에게 모욕감을 주고 다같이 놀려 폭소할 목적으로 고의적으로 장난감 벤츠를 행운품으로 내놓았다면 계약상 영어로 “Fraudulent Misrepresentation (사기성 진술 혹은 광고)”로 간주되어 계약법상 책임이 야기 됩니다. 동창회 등 친근한 사이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재미로 그냥 넘어가겠지만 공식석상에서 타인의 인격에 대해 존중을 요하고 센시티브한 사람의 감정도 고려해야하기에 사회자 저 혼자 재미있다고 생각해서 타인의 feeling을 상하게 하면 민사적인 책임이 생길 수 있습니다. 미국의 사례에 보면 식당 여직원이 “New Toyota”에 당첨되어 좋아했다가 정작 받을때는 “New Toy Yoda(영화 Star Wars 에 나오는 인물 인형)”였습니다. 그래서 스폰서를 상대로 소송을 걸자, 스폰서는 계약위반과 사기성 광고라는 것을 인정하고 제일 싼 가격의 신형 도요타 차를 여직원에게 선물했다고 합니다. 물론 골프시합 단체 측에서는 자선 단체가 어디서 그런 돈이 나와서 그런 고가의 경품을 내놓겠냐고 믿는 사람이 어리석다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그런 발언자체가 농락성/고의성을 더 입증시키기 때문에 도움이 안 되고, 또 요즈음은 보험 상품 등 금융시스템이 발달되어 자선 단체도 충분히 스폰서를 통해 고가 경품을 내놓을 수도 있기 때문에 믿은 사람이 잘못이라는 주장은 통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오재훈 변호사 ejho@mail.hklawsoc.org.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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