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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건조한 가을과 겨울이 다가오면서 당국의 빨래와의 씨름이 다시 시작됐다. 오래된 홍콩풍경중의 하나이던 아파트 밖 대나무 빨래 건조대 대신 밖에다 널어놓은 빨래를 수거해가는 이상한 풍경을 목격해야 한 듯 싶다.
홍콩 당국은 그 동안 관습적으로 행해지던 공공장소에서의 빨래건조 금지를 계몽과 홍보를 통해 알려왔고 올 가을부터는 이를 보다 강력하게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식품환경 위생국은 85~240리터까지 수거할 수 있는 빨래 수거함을 가진 단속반을 홍콩 전 지역의 상습 위반 지역으로 파견해 공공장소에 널린 빨래를 무조건 수거해 간다는 방침이다. 수거된 이 빨래들은 주인이 이틀 안에 찾아가지 않으면 강제로 폐기된다.
그러나 정부의 방침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공공장소에서의 빨래 말리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싸이쿵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빨래를 밖에 널어 말리는 것은 이미 오래된 관습이라면서 "개인 아파트에서 빨래를 어디다 말리든 정부가 도대체 무슨 상관이냐"고 반문하고 있다.
일부 입법의원들도 홍콩의 비좁은 주거 공간을 생각할 때 집 안에 빨래를 말릴 장소가 없으면 이들로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옹호하면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기존 아파트 디자인을 변경해 빨래 말리기 적합한 공간을 제공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홍콩 정부의 빨래와의 씨름은 앞으로도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