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에 쏟아져나온 주요 거시경제 정책에 대해 전 세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중국 온라인에서는 일상생활과 밀접한 이슈들이 높은 관심을 받았다.
초과근무가 만연했던 중국 회사들의 변화, 정부가 직접 만든 다이어트 가이드라인, 중국의 국민 가전 브랜드인 하이얼의 유머 등이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국외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자리에 놓인 '찻잔 두 개'와 같은 주제도 관심을 끌었으나, 이는 중국 소셜미디어와 포털사이트에서는 검열된 듯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글로벌 드론 분야 민간 부문 1위인 DJI는 자정 넘겨 일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으나, 최근 이러한 초과근무 관행을 타파할 근무 체계를 도입했다.
SCMP는 "DJI에서는 소방 훈련하듯 오후 9시가 되면 관리자들이 직원들을 회사에서 몰아내기 시작했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DJI의 이번 조치는 최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양회의 한 축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 격) 업무보고에서 불필요하게 과도한 '내권(內卷)식 경쟁'을 단속하겠다고 지난 5일 발표한 이후 나왔다.
'내권식 경쟁'이은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과 비슷한 뜻으로, 중국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을 일하는 '996 근무제' 등을 비판할 때 쓰이는 말이다.
사회적 문제로까지 떠오른 중국 기술기업(IT) 등의 초과근무 관행에 정부가 제동을 걸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의 대표적인 가전제품업체인 메이디(Midea)는 한발 더 나아가 '6시 20분 전 강제 퇴근'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러한 변화 조짐에 중국 네티즌들은 초미의 관심을 보이며 격렬한 논의를 벌였다.
이제 중국의 근무 환경도 유럽처럼 변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를 차지한 가운데 초과근무를 하더라도 취업부터 하고 싶다, 이러한 변화가 오히려 퇴보를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 등이 맞섰다.
광저우 사회과학원의 펑펑 수석연구원은 SCMP에 "초과 근무 제한 조치는 과도한 노동 시간을 줄이는 효과가 있지만 경제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다는 신호가 될 수도 있다"면서 "대기업들은 이러한 변화를 따라갈 가능성이 크고, 중소기업들은 오히려 인력 감축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급속한 발전과 현대화를 추진하면서 기업과 정부 모두 치열한 경쟁 상태에 놓여 있게 됐다"면서 "이러한 상황은 극한의 업무 환경과 극심한 가격 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협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