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한인회 어떻게 바뀌나 (2) 홍콩한국토요학교 조성건 교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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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한인회 어떻게 바뀌나 (2) 홍콩한국토요학교 조성건 교장 인터뷰

홍콩한국토요학교 조성건 교장 인터뷰 “경험 부족하지만 실마리 푸는데 노력할 것”


 


최근 홍콩한인회를 둘러싼 분위기가 좋지 않아 토요학교장 맡는데에 부담은 없었는지?


작년부터 토요학교의 여러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제가 뛰어들어오는데 전혀 개의치 않았다. (교장을) 맡는다면 중심으로 들어가 보고 싶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실마리라도 풀어보자 생각했다.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다.

 

홍콩한인상공회 부회장직으로 봉사하시면서 토요학교장을 맡았다. 3개월 정도가 지났는데 인수인계나 업무파악은 잘 되셨는지.

 

전임 김종국 교장이 잘 운영해왔기 때문에 인수인계가 잘 됐고, 교사와 학부모 미팅 등을 통해 업무파악도 이미 마쳤다. 막상 들어와보니 학비때문에 어려운 가정이 많다는 것을 알게됐다. 현재 토요학교에서는 그런 경우 학비 감면을 해주고 있는데 보다 더 든든한 혜택을 줄 수 없는지 고민하게 됐다. 한인회 집행부가 재정확보를 위해 수익사업을 구상하자는 말이 나왔다.

 

어떤 수익사업을 계획하시는지?

 

현재 상환에 위치한 코스코타워의 한인회관은 앞선 회장님들의 수고로 1999년에 구입했다. 고문들께서 비싼 홍콩 땅에서 오랫동안 고생하며 어렵게 힘을 모아 한인회관을 마련한 것이다. 미래를 내다본 고문들의 노력에 감사함을 느낀다. 당시 813만 달러로 구입했는데 현재 시가로 6400만 달러 정도 평가된다. 집행부는 상환 사무실을 임대로 내놓아 수익을 창출하고, 한인회는 임대료가 낮은 곳으로 이사하는 의견에 힘을 모았다. 현재 시세로 한인회관은 월160,000달러의 임대료를 받을 수 있는데, 비슷한 크기의 70,000~80,000달러 짜리로 옮기면 그만큼 차액을 벌 수 있다. 처음에는 한인회가 KIS 학교 내 사무실을 사용하는 것이 어떤지 검토하다가 법적으로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

 

놀랍다. 한인회관을 두고 이사하는 것은 매우 큰 사안인데, 목적이 좋더라도 한인회원들이나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나누어야 하는게 아닌지.

 

한인회 고문님들의 의견을 듣고 이사회 전체 임원들과 의견을 모으고 있다. 중론을 모으는 과정과 결정 시간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진행하도록 심사숙고하고 있다. 처음에는 빠르게 의견이 모아지는 듯 했지만 몇달 사이에 더 많은 의견을 모아야한다고 합의했다. 한인회관 구입에 노력해주신 선배님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또한 현 한인회 임원과 회원들이 동의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에 있다.

 

토요학교가 한인회의 교육사업이면서 독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토요학교 재정이 학교 운영에 충분하게 사용되지 못하고 한인회의 수익사업으로 쓰인다는 비판이 있다.

 

토요학교 재정은 현재 적절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본다. 수익금이 분명히 있지만 KIS에 매우 낮은 임대료를 내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작년 KIS측에 연간 교실 사용료로 30만 달러는 냈는데 홍콩에서 현실적으로 토요학교를 운영할 수 있는 교육시설 임대비를 산출하면 연간 150만 달러로 예상된다. 임대비를 이렇게 줄일 수 있는 것은 KIS와 토요학교의 특수한 관계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런 이유로 학비도 월 800달러에 가능하다. 한인회 직원들의 업무 중 토요학교 관련 업무가 60~70%로 비중이 매우 높다. (토요학교 수익이) 한인회 직원 임금에 들어가는 맞다고 본다. 교사 후생복리는 올해부터 감안하고 있다.

 

올해부터 ‘쉬운 국어반’이 처음 생겼다. 국정 교과서로 교육하는 정규 국어반과 재외동포를 위한 교재를 사용하는 한국어반 사이에서 어떻게 다르게 운영하고 있는지.

 

쉬운 국어반은 1, 2학년 각 한 반씩 운영하고 있다. 한국어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으로 교육하니까 학생들의 스트레스가 많이 줄고 학부모들도 만족해하고 있다.

 

전체 학급수를 보면 홍콩토요학교는 교육 중심이 국정 교과서에 많이 실려 있는 것 같다. ‘쉬운 국어반’은 그 중간 그룹을 위해 만들어졌을텐데, 교재는 여전히 정규 국어 교과서를 사용한다. 재외동포를 위한 교재로 바꾸어야 하는게 아닌지. 혹시 교사들이 국정 교과서 교육에 익숙해서 그런 건 아닌가.

 

교사들과 대화를 통해 적극 검토해 보겠다.

 

부임 후에 어떤 것에 주안점을 두고 계시는지. 올해부터 토요학교에 바뀐 내용은 어떤 것인지

 

학생 안전을 가장 염두해두고 있다. 우천시 미끄러운 공간이 있어 토요학교 재정으로라도 교체하고 싶은 부분이 있었는데, 다행이 KIS측에서 바닥을 잘 교체했다. 또 수업시간에 외부인이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다. 쉬는 시간을 한번에 몰아서 35분 쉬었었는데, 올해부터 15분, 10분, 10분으로 나누어서 쉬도록 바꾸었다. 또 학생관리를 위해 학칙을 정리하고 있다. 일부 수업에 영향을 끼치는 학생에 대해 단계적으로 대응해야하는 과정을 교사, 학부모, 교장이 함께 의논하고 있는 중이다.

 

토요학교 학생들이 480여명이나 되는데 KIS 교실과 시설을 이용하면서 마찰은 없는지?

 

그 부분은 오래전부터 이용하면서 토요학교 교사들이 잘 관리하고 있다. 교실에 안전관리를 위해 각 반의 KIS 교사와 직접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매우 철저하게 관리한다. 유아유치부나 저학년 교사들은 특별히 더 애를 쓴다. 그런 점에서는 교사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토요학교 교사가 모두 자격을 갖춘 분들이라고 들었다.

 

홍콩한국토요학교 교사는 한국에서 교직원출신이 상당수이고 정교사자격증, 한국어교사 자격증 등을 가진 우수한 분들이다.

 

풀타임처럼 고용하기 어렵겠지만 교육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교장직도 무보수 봉사직이다. 2년마다 바뀐다. 운영이 잘 될 때는 괜찮겠지만, 작은 문제들이 계속 반복되서 나올 때 ‘교육 행정 전문가가 없다’는 비판도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정확한 지적이다. 그래서 올해부터 토요학교 전담직원을 채용했다. 유아교육과 출신을 채용했는데 경험이 있기 때문에 토요학교에 맞춰 행정상으로도 안정될 것이다. 저와 함께 봉사해주실 박주원 교감선생님(봉사직)도 모셨다. (교장, 교감이) 솔직히 경험은 없다. 그렇다고 지금 시스템상 전문직 교장을 채용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제 생각에는 토요학교장 자리는 4년은 해야할 것 같다. 2년마다 바뀌면 조금 알다가 나가는 것이다. 교사들도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고, 2년마다 방침이 바뀌는 위험도 있다. 교장직은 지속적으로 해야할 일이 많은데 저는 2년으로 마치지만, 다음 교장은 4년을 감당할 수 있는 자리가 되도록 건의할 것이다.


글/사진 손정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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