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스포인트로 이사온 지 1년 6개월이 되었다. 인구가 많아 번잡하긴 하지만 생활 편리성이 좋아 나름 만족하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 학원과 걸어서 5분 거리라 출퇴근에는 최고다. 그런데 이사온 지 얼마 안 되어 행운을 만났다. 주변에 환상적인 해안 공원이 생긴 것이다.

내가 노스포인트 주민이 된 것은 2024년 2월이었다. 그런데 2025년 1월 26일, 노스포인트와 포트리스힐 해안 도보가 완공되었다. 이로 인해 포트리스힐 방향으로 공원길을 따라 뛰다 보면 밤에는 아름다운 홍콩섬의 빅토리아 하버가 한눈에 들어온다. 운이 좋아 시간이 맞으면 드론쇼도 목격한다. 해외에서 아름다운 야경을 보러 비행기를 타고 오는 이곳에서 주민들은 산책을 하며 일상이 된 호사를 누리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이스트 코스트 보드 워크(East Coast Board Walk)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었다. 이를 통해 홍콩 섬 북부 해안가가 수평으로 연결되는 대표적인 해안 도보 공원이 탄생되었다.

내가 시간이 되면 가끔씩 찾아가는 식당이 있다. 이곳에서 맥주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한 후면 칼로리 소모를 위해 노스포인트까지 해안 공원을 따라 걷곤 했다. 약 한 시간 반 정도가 소요되는 여정이다. 그런데 이사 후 초창기에는 포트리스힐 쪽에 다 와서 도심 안쪽으로 걸어와야 했다. 기존에는 이 구간이 도로와 고가 도로에 가로막혀 바다로의 접근이 단절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5년 1월, 고가 도로 아래 유휴 공간이 혁신적인 보행로로 탈바꿈하여 시민들에게 개방되었다. 이제 방향을 바꾸지 않고 계속 바다를 끼고 도보 여행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더군다나 새로 뚫린 해안 산책로는 훌륭하기까지 했다. 홍콩 정부에서 디자인, 편의성 등에 적지 않은 신경을 썼음이 느껴졌다.

이곳은 두 갈래 길이 나 있다. 바다와 인접한 좁은 통로는 도보용이고, 그 옆의 넓은 길에서는 달리기와 자전거를 함께 즐길 수 있다. 현재 이중 일부 구간은 확장 공사 중이다. 하지만 산책이나 운동에는 전혀 지장이 없어 정상적인 이용이 가능하다. 작년 1월 개통된 이 도보길은 웨스트 섹션이라 불린다. 포트리스힐과 노스포인트을 연결하며 1.1km에 달한다.
이제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본다. 나의 일요일 저녁 산책 코스다.

매주 일요일이면 나를 기다리는 일정 중 하나가 바닷가 공원 산책이다. 노스포인트 바닷가 도보길에서 출발하여 사이완호 가헝만 아파트 뒤까지 찍고 돌아오는 코스다. 정확히 왕복 2시간이 소요된다. 이 길은 전 구간이 바닷길을 끼고 연결되어 있다. 이것이 가능해진 것은 불과 7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그 전에는 중간에 아쉬운 지점이 있었다. 노스포인트에서 쿼리베이까지 중간 약 1.1km만 끊겨 있었던 것이다. 그 길은 어쩔 수 없이 차도를 끼고 있는 시내 도로를 이용해야 했다. 나는 이 구간을 ‘사막길’이라 불렀다. 그런데 2025년 12월 31일, 노스포인트와 쿼리베이를 연결하는 이스트 섹션이 개통된 것이다. 나의 산책 코스는 사막길에서 바닷길로 변경되었다. 우리 학원에서 저녁 중국어 수업을 듣는 직장인 한 명도 수업 후 이 길을 이용해 귀가하고 있다.
나는 예전에 케네디 타운에서 당시 거주지였던 타이쿠싱 집까지 두어 번 걸어간 적이 있다. 이때 중간에 끊겼던 유일한 지점이 웨스트 섹션과 이스트 섹션이었다. 이제 이 두 지점이 뚫리며 홍콩섬 북부 케네디타운 – 사우케이완까지 바닷길을 두른 전체 길이 13km의 도보 코스가 완성된 것이다. 어렸을 때 놀이터에서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하며 흙놀이 했던 기억이 난다. 나와 다른 친구가 양쪽에서 손등에 모래를 덮은 채 땅을 파 서로 접근해 온다. 드디어 막혀 있던 중간 지점이 뚫리며 우리 둘의 손이 닿으면 모랫속 터널이 완성되는 놀이다. 웨스트 섹션과 이스트 섹션을 잇는 이스트코스트 보드워크 건설 사업은 두꺼비 놀이를 연상시키는 프로젝트였다. 이 사업에 투자된 정부 승인 추정 예산은 16억 8천 2백만 달러(한화 약 3천억)에 달한다.
보행자뿐만 아니라 자전거, 휠체어, 러닝, 반려동물 동반 이용객이 한 공간을 공유하는 친화적 보행 환경을 제공한다. 이중 웨스트 섹션과 이스트 섹션이 맞닿는 구간은 고가 도로 아래에 위치한다. 고가 도로가 비를 막아줘 우천에도 운동을 할 수 있다. 낮에는 그늘을 만들어 주니 뜨거운 뙤약볕을 피해 걸을 수 있다.
노스포인트 선착장 인근에는 홍콩의 민간 공유 자전거 서비스인 로코바이크(LocoBike) 대여점이 마련되어 있다. 스마트폰 앱을 내려받아 결제 수단을 등록한 후 QR코드를 스캔하여 이용한다. 이용 요금은 기본 30분당 약 HKD 3~5 수준의 소액 요금이 부과된다.
노스포인트 지점에는 체험형 유리 전망대도 설치되어 있다. 발 아래로 빅토리아 하버의 바닷물이 직접 보이는 강화 유리가 깔린 데크 공간이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이 글을 쓰는 동안 올 여름 처음 홍콩을 방문한 8호 태풍이 멀찍이 떠나가고 있다. 비가 그치면 오늘 저녁 나의 발걸음은 홍콩섬 최고의 바닷가 도보길로 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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