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공장 노동자들 ‘유독물질’중독
중국 남부 쑤저우에 있는 대만 전자기업 윈텍 공장에선 애플 아이폰용 터치스크린을 만들어온 노동자들이 2009년 말부터 손과 발이 붓거나 마비, 피로, 어지럼 증세를 집단으로 호소하기 시작했다. 일부 노동자들은 계단을 오르거나 단추를 채우기도 힘들어했고, 머리가 깨질듯 아프고 손에서 계속 땀이 난다는 호소가 잇따랐다.
아이폰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주문이 밀려들자 윈텍은 2008년 5월부터 터치스크린을 깨끗하게 닦는데 쓰던 알코올을 노말헥산(n-Hexane)으로 바꿨다. 알코올보다 증발 속도가 훨씬 빠른 노말헥산을 쓰면 작업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었다. 애플은 공급사인 윈텍의 노동자 137명이 노말헥산 중독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고 지난주 보고서에서 공식 인정했다.
윈텍 노동자 5명은 22일 스티브잡스 애플 최고경영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23일 보도했다. 노동자들은 "노말헥산을 사용한 뒤 애플과 윈텍의 이윤은 매달 수천만위안씩 높아졌지만,이는 노동자들의 삶과 건강을 대가로 한 것"이라며 "노말 헥산은 보이지 않는 살인자"라고 말했다.
피해 노동자 중 100명은 '앞으로의 질병에 애플은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서류에 서명한 뒤 배상금을 받고 회사를 떠났지만, 37명은 회사가 앞으로의 치료비를 책임져줄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윈텍 대변인은 중독된 노동자들이 모두 치료를 받았고, 건강 문제가 발견된 뒤에는 노말헥산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