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홍콩사람들은 겨울에도 에어컨을 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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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홍콩사람들은 겨울에도 에어컨을 켤까?

 

 

홍콩에 근무하는 사람이면 홍콩의 영화관, 버스, 회사 사무실에서 여름에도 추위를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홍콩은 1년 내내 에어컨을 틀어 놓는 것으로 유명하다.


심지어 최근에는 한 유명 여행사가 여행객들에게 홍콩의 실내 온도는 상당히 낮게 설정되어 있어서 입술이 파랗게 변할지도 모른다는 경고문까지 내놓을 정도다.

 


홍콩 전력 사용량의 27 퍼센트가 에어컨에 의해 발생되며, 여름에는 그 비중이 60 퍼센트까지 치솟는다. 홍콩은 전세계에서 실내 온도가 가장 낮은 곳이다. 그리고 이처럼 높은 전력 사용량은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 시키는 원인 중 하나이고 홍콩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져오고 있다.

 

 


실제로 홍콩인들 가운데에도 에어컨 온도가 지나치게 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홍콩정부도 다년간 에어컨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성공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4년에는 환경국이 가정의 에어컨 온도를 25.5도로 설정할 것을 권고했으나 이를 받아들인 가정은 그리 많지 않았다.

 


이처럼 홍콩 정부와 환경단체의 각종 노력은 성공하지 못했다. 이는 한 겨울에도 버스와 영화관, 쇼핑몰에서는 여전히 차가운 바람이 불어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더랜드마크(The Landmark)를 운영하고 있는 부동산 그룹인 홍콩랜드(Hongkong Land)의 한 관계자는 실내온도에 대해 "지나치게 더운 곳에서는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온도가 낮을 때 공기의 질을 더 좋게 인식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열쾌적(thermal comfort)" 수준은 습도, 복사열, 의상, 활동 수준 등 다양한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했다.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한 시민은 시원한 실내 공기를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은 덥고 습하기 때문에 실내에 들어섰을 때 차가운 공기를 마시게 되면 매우 상쾌하게 느껴진다. 고객들도 시원한 공기를 좋아한다. 몸이 식혀지고 나면 너무 춥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홍콩인들은 설령 잠시 후부터 한기를 참아야 할
지라도 처음 실내에 들어섰을 때만큼은 즉각적으로 시원한 편안함을 느끼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 시민의 생각처럼 더운 여름에 에어컨을 필요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실외 기온이 그리 높지 않은 다른 계절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한 건축가는 "광동어로 에어컨은 '차가운 공기 기계'라는 말로 불리기도 한다. 나는 이것이 홍콩의 문화에 뿌리 박혀있다고 본다. 홍콩인들은 차가운 공기 또는 뜨거운 공기, 그리고 그 중간에는 아무 것도 없다고 배워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홍콩의 대부분의 오피스 빌딩들은 겨울 몇 주간을 제외하고 일년 내내 실내 온도를 18도로 설정해놓고 있다. 한 빌딩서비스 엔지니어는 "사람들은 차가운 공기가 더 신선하고 깨끗하다는 잘못된 신념을 가지고 있다. 아마도 2003년 사스가 발생한 이후부터 에어컨의 설정 온도가 크게 낮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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