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은행들이 소액 예금 계좌에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 오래 저축할수록 원금 손실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나 예금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14일 인터넷 매체 홍망(紅網)에 따르면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에 거주하는 리(李.여)모씨는 3년 전 저축했던 500 위안(8만6천원)을 찾기 위해 최근 중국 건설은행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이자는 고사하고 원금 일부가 잠식돼 고작 380위안(6만5천원)만 남아 있었던 것.
은행측의 해명을 듣고 난 그녀는 더욱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소액 예금 계좌에 대해서는 매달 관리비 명목으로 3위안(514원) 이상의 수수료를 떼고 있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었다.
은행 관계자는 "소액 예금 계좌에 대해 관리비를 받는것은 어느 은행이나 마찬가지"라며 "당국의 승인을 받은 합당한 수수료"라고 밝혔다. 리씨는 "저축할 때는 수수료 공제에 대해 한 마디 언급도 없었다"며 "저축을 오래할수 록 손해를 보는 나라는 중국뿐"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건설은행뿐 아니라 소액 예금을 꺼리는 다른 은행들은 한도액은 다르지만 저축한 액수가 적은 계좌에 대해서는 매달 1위안 이상의 '관리비'를 떼고 있다. 그나마 하한선을 책정, 저축액이 이 선 이하로 내려가면 더는 수수료를 챙기지 않아 '깡통 통장'은 면하게 하는 `작은 배려'를 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횡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인터넷이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이용할 때 계좌 이체에 실패해도 꼬박꼬박 수수료를 떼고 있다. 거래명세 휴대전화 문자 발송 서비스는 매달 2위안(343원)의 수수료를 받고 있으며 2개월 이상 거래 명세서를 발급받으려면 20위안(3천430원)의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고객들은 "계좌 이체가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수수료를 떼고, 고객들에게 당연히 제공해야 할 서비스조차 수수료를 챙기면서 은행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지난해는 은행들이 앞다퉈 다른 은행 ATM 사용 시 수수료를 2위안에서 4위안(686원)으로 100퍼센트 인상해 불만을 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