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철도부가 오는 6월부터 모든 고속철도 노선에 대해 열차표 실명 구매제를 시행키로 했다고 인민일보가 성광주(盛光祖) 철도부장을 인용, 14일 보도했다. 성 부장은 또 6월말 개통되는 베이징-상하이 고속철을 시작으로 올 연말까지 중국 모든 노선에 열차표 인터넷 판매제를 도입하겠다고 덧붙였다.
철도부가 열차표 실명 구매와 인터넷 판매에 적극 나서는 것은 암표 거래 차단을 위해서다. 중국에서는 2억여 명이 이동하는 춘제(春節) 등 명절에 암표상들이 열차표를 대거 빼돌려 실수요자들이 열차표를 구입하지 못하는 반면 좌석을 채우지 못해 빈차로 운행하는 열차가 많아 원성을 사왔다.
철도부는 올해 춘제 때 농민공 이동이 많은 광저우(廣州)와 선전, 정저우(鄭州), 청두(成都), 시안(西安) 등의 노선에서 열차표 실명 구매제를 시행, 이들 노선 탑승률을 93.7%까지 끌어올리며 호평받았다.
성 철도부장은 또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베이징-상하이 노선을 비롯한 고속철도의 운행 속도를 시속 300㎞ 이하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09년 12월 개통, 최고 시속 350㎞로 운행하는 우한(武漢)-광저우 노선 등도 운행 속도를 늦출 것으로 보인다.
우광 고속철은 세계 최고속을 자랑했지만 개통 직후부터 설비 고장 등으로 운행이 중단되거나 연착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그는 베이징-상하이 고속철 가격을 비행기 항공권 가격보다 낮춰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철도 노선을 지나치게 증설, 적자 논란이 이는 것과 관련, 성 부장은 "12.5(제1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2011-2015) 기간 신규 철도 건설 규모를 3만㎞ 이내로 제한, 전체 철도 노선을 12만㎞로 늘리겠다"며 "지나치게 과도한 증설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