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 회사 베인 & 컴퍼니에 따르면 중국 부자들의 60%가 해외 이민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보다 돈이 먼저 떠나 중국의 민간 해외자산은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사이 무려 4배나 급증했다.
특히 투자이민으로 영주권을 얻길 원하는 부자들은 지난 5년새 73% 증가했다. 투자자산을 1500만 달러 이상 가지고 있는 중국 부자들 중 25%는 이미 미국이나 호주, 캐나다 등지에서 영주권을 얻어놓은 상태다.
중국은 국민들이 지난 2년간 미국에서 투자이민(EP-5) 비자를 가장 많이 발급받은 나라다. 이들은 현지에서 약 50만 달러씩 투자하고 영주권은 물론 시민권까지 챙겨놨다.
중국 부자들의 해외이민 목적은 주로 영주권을 얻어 자녀들에게 고급 교육을 시켜주기 위한 것이다. 또 은퇴 후 안정적인 삶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보유 자산을 안전하게 지키려는 의지가 가장 크게 반영되고 있다.
구 준 상하이대 사회학 교수는 "중국 경제가 거칠고 험하게 변화하고 성장하면서 중국 부자들은 무질서한 환경에서 자산을 축적해 왔다"며 "그렇기 때문에 같은 환경에서 쉽게 자산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중국 부자들의 엑소더스는 중국 경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경제의 근간 중 하나인 막대한 외화보유고에 구멍이 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빅터 시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중국 경제가 안 좋아지면 중국 부자들은 돈을 해외로 빼내 중국의 외환보유고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시 교수는 중국 부자들 중 30~40%가 자산을 해외로 옮긴다면 현재 3조 달러에 이르는 중국 외환보유고가 약 1조 달러 대폭 감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