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통계청에 따르면, 홍콩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20년 19.3%에서 2024년 23.9%로 증가했으며, 2040년에는 3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 인구의 증가에 따라 현지에서는 노인을 위한 식품과 건강보조제에 대한 수요 역시 꾸준히 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올해 식품전시회에서는 노년층의 니즈를 반영한 다양한 실버푸드(silver food) 제품이 대거 소개됐다. 많은 참가 기업이 케어푸드(Care food, 삼킴 장애 환자를 위해부드러운 식감으로 특별히 조리된 음식) 제품을 선보였다. 예를 들어, 한 홍콩 기업은 부드러운 식감의 월병을 전시해 명절 음식의 원래 맛을 유지하면서도 노년층이 보다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으며, 또 다른 홍콩 기업은 일반 식재료를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식재 연식 분말(ingredient-softening powder)과 액상 식품 섭취 시 질식 위험을 줄여주는 응고 분말(thickening powder) 을 선보였다.
케어푸드 외에도, 이번 전시회에서는 다양한 건강보조제가 함께 소개됐다. 예를 들어, 노르웨이 건강보조제 기업은 청력·시력 보호와 심장 기능 강화에 도움이 되는 보조제 시리즈를, 독일 기
업은 관절 연골 회복과 관절 퇴행 예방에 도움을 주는 제품을 전시했다. 실버푸드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이 같은 제품들은 고령자의 삶의 질 향상과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건강식과 채식의 인기 상승 최근 홍콩 시민들 사이에서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식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 흐름에 따라 이번 전시회에서는 조리 과정을 최소화한 다양한 건강식이 소개돼, 홍콩 소비자들이 바쁜 일상 속에서도 손쉽게 균형 잡힌 식생활을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소개됐다.
예를 들어, 한 홍콩 스타트업 국수 제조업체는 무설탕·저지방의 비유전자변형 대두로 만든 즉석 두부 국수를 선보였는데, 이 제품은 소스를 넣어 바로 먹거나 뜨거운 국물을 부어 따뜻하게 즐
길 수 있어 간편성과 영양을 동시에 만족시키며 관람객의 큰 관심을 끌었다. 또한 독일의 건강보조식품 기업은 스트레스 완화, 수면 보조, 면역력 강화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비타민 젤리곰 캔디 시리즈를 전시해, 관람객들이 일상에서 필요한 영양을 보다 간편하게 보충할 수 있는 장점을 홍보하기도 했다.
한편, 홍콩에서는 채식 식단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아시아 채식 박람회(Vegetarian Food Asia)의 주최 기관인 Baobab Tree Event Management와 녹색 생활 정보 플랫폼 Taste of Veg가 공동으로 실시한 ‘2024년 채식 및 녹색 생활 습관 설문조사’에 따르면, 15세 이상 시민 1000명의 응답 중 75%가 이미 채식 습관을 갖고 있으며, 채식 인구는 지난해보다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채식 시장의 확대에 따라 올해 Food Expo와 Food Expo PRO에서는 다양한 비건 식품도 함께 소개됐다. 한 홍콩 비건 식품 전문점은 고기와 유사한 형태와 식감을 지닌 냉동 비건(vegan) 육류 제품을 대거 선보였으며, 풍부한 식물성 단백질을 함유해 채식 소비자들이 집에서도 간편하게 비건 요리를 즐기고 충분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 식품전시회에는 현지 트렌드에 맞춘 한국 브랜드들도 대거 참가해 고품질 한식 제품을 선보였다. 올해로 10년째 참가 중인 한국기업 H 사는 “과거에는 과일과 같은 농산물이 가장 인기
있었지만, 최근 한국산 과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올해는 과일보다 해산물과 인삼이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라며, “홍콩 내 K-푸드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ASEAN 국가로도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라며 홍콩을 거점으로 한 해외시장 확대 계획을 밝혔다.
또 다른 참가기업인 M 사도 김치와 육류뿐만 아니라 간장게장, 간장새우장, 굴 등 홍콩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신선한 한국식 해산물 제품을 선보여 관람객들의 큰 인기를 끌었다. “현재 홍콩 내 K-푸드 시장은 일본이나 프랑스 등 타국 식품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한국 음식은 홍콩 젊은 층 사이에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어 이를 겨냥한 마케팅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라고 밝히며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맞춤형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 식품 기업뿐만 아니라 홍콩 내 한국 식품 유통업체들도 이번 박람회에 다수 참가했다. 유통업체 K 사는 “과거에는 매운맛이 강한 K-푸드 제품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덜 맵고 다양한 맛을 가진 제품들이 출시되면서 홍콩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지고 있다” 라며, “일부 제품은 K-팝과 K-드라마의 인기를 활용해 한국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하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라며 최근 유통 트렌드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또 다른 유통업체인 S 사는 “K-팝과 K-드라마의 인기로 인해 홍콩 시민들의 K-푸드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국 연예인이 음식을 즐기는 모습을 보고 직접 경험해보고 싶어 한다. 홍콩의 K-푸드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라고 덧붙였다. 두 유통사 모두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해 다양한 맛의 제품 개발과 함께, 한국 연예인의 글로벌 인지도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이브랜드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2025년 홍콩 식품전시회는 전통적인 유명 브랜드부터 스타트업 식품 업체까지 폭넓은 식품을 선보이며 글로벌 식품 박람회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식품을 직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최신 식품 기술과 트렌드를 소개하고 식품 산업 관계자들이 비즈니스 기회를 탐색하며 인사이트를 교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
이번 전시회에서 목격된 최근 홍콩 식품 시장 트렌드는, 홍콩 정부가 무슬림 국가와의 교류를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할랄 식품 브랜드의 참가 비중이 확대됐다는 점이다. 그리고 홍콩이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케어푸드와 건강 보조식품등 실버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점이 특징이다. 또 건강한 식생활과 채식주의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건강식, 건강 보조식품, 채식 식품 역시 현장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즉석 건강식과 채식 식품은 바쁜 일상 속에서도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홍콩 소비자들의니즈를 충족시키며 인기몰이 중이다.
우리 기업들도 2025 Food Expo에 참가해 세계 각국의 바이어에게 우수한 한식 제품을 홍보하고, 새로운 시장 진출 가능성을 모색했다. 홍콩 내 한류 열풍에 힘입어 K-푸드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관련 기업들은 앞으로 이와 같은 홍콩 식품전시회 등 현지 플랫폼들을 적극 활용해 수출을 확대하고, 다양한 협력 기회를 발굴할 필요가 있다. 특히, 홍콩 소비자를 겨냥해 매운 맛뿐만 아니라 다양한 풍미의 제품, 건강식 및 채식 제품을 출시하고, 홍콩에서 인지도가 높은 한국 연예인과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전략이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세계적으로 할랄 식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은 할랄 인증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성장하는 할랄 시장에 효과적으로 진출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 2025년 홍콩 식품 및 식품 PRO 전시회 공식 홈페이지, 홍콩 통계청, 한국관 참가기업 인터뷰, Halal Times, Hong Kong 01, HKTDC, Vegetarian and Green Living Survey, KOTRA 홍콩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