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서양남자와 곧 결혼할 계획입니다. 남자는 능력이 있고 좋은 직장을 다니나, 가진 재산은 없습니다. 오히려 저는 많은 재산을 물려받아 만에 하나라도 이혼시 남자가 제 재산의 반을 달라고 할까봐 걱정입니다. 이런 불상사를 미리 막는 방법이 있는지요.
A 요즈음 돈 많은 사람들끼리 결혼할 때 부끄럼 없이 꺼내는 단어가 “Pre-nuptial Agreement”입니다. 이해를 못하는 사람들에겐 이 서류처럼 치사해 보이는 것도 없을 것입니다. 왜냐면 결혼하기 전부터 이혼할 생각부터 하기 때문입니다.
비틀즈의 폴 메카트니는 딸 스텔라가 끈질기게 요청해서 신부와 이혼시 한화 3백70억만 주는 것으로 Pre-nup을 했고, 가수 제니퍼 로페즈는 배우 벤 애플릭에게서 한화 93억원을 받는 것으로 제한했다 하는데 나중에 제니퍼 로페즈가 더 부자가 되면 그 돈을 받아갈지도 의문입니다.
돈 없는 젊은 사람들에게는 필요없는 서류이나, 잘 생각해보면 상당히 좋은 서류이기도 합니다. 노망한 80세 노인이 갑자기 20세 된 여자와 결혼하겠다면 상속을 기다리던 자식들은 당연히 한 푼도 못 가져갈 것이라는 본능이 발동합니다. 새 장가가는 노인에게 뿐만 아니라 자식들에게 이런 서류는 중요한 것이 됩니다.
보통 남자의 재정능력 때문에 이혼시 남자가 여자에게 주게 되나 귀하 같이 여자가 돈이 더 많은 경우에도 이런 서류는 필요합니다. 일단 귀하는 어렵지만 용감하게 “Pre-nup"이라는 단어를 꺼내야하고, 센시티브한 남자라면 “김이 새서” 파혼하자고 할지도 모릅니다만, 현명한 남자는 곧 이해할 것입니다. 생명보험도 죽으려고 드는 것이 아니고 보호하자고 드는 것이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화를 낼 것은 못됩니다.
일단 Pre-nup에 서명하자고 하면 어느 남자든 장래 돈 많이 생길 것이라고 즐거워할 남자는 없을 것이니 귀하는 신중히 말을 꺼내거나, 자신 없으면 제 3자를 통해 설득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희 사무소에 최근 모 항공사 파이로트와 여승무원이 찾아와서 Pre-nup에 서명한 적이 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재산이 있으나, 언제 헤어질지 모르는 현실을 잘 소화했고, 그래서 이 서류가 나중에 다투지 않을 본인들에게는 현명한 서류인 것입니다. 두 사람은 서명 전에는 키스하고, 서명한 후에 포옹한 뒤 손을 행복하게 잡고 사무소 문을 나섰습니다. 애들 장난 같지만 한 대 때리면 10만불, 소위 오입하면 백만불 등의 조건을 Pre-nup에 넣으면 인색한 남편은 돈이 아까워서라도 무례한 행동을 고치려고 조심하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릅니다.
오재훈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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