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홍콩 사람들의 장수 비결, 그리고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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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홍콩 사람들의 장수 비결, 그리고 건강

여러분들은 홍콩이 전세계에서 평균 기대수명이 가장 높은 나라라는 것을 알고 있는가. 2016년 UN 보고서에 따르면 홍콩 여성의 평균 기대수명은 87.3세, 남성은 83.3세로 세계 장수 국가인 일본보다 위에 있다. 빽빽하게 들어선 고층 빌딩, 엄청난 인구 밀도를 고려한다면 이해하기 힘든 결과이다. 어떻게 이런 예상 외의 결과가 나온 것일까.

이와 관련하여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여러 전문가의 말을 빌려 몇가지 답을 내놓았다. 우선, 빽빽한 도시 환경 속에서도 공원과 녹지, 스포츠 시설등이 잘 갖춰져 사람들의 활동을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많은 노인들이 공원에서 운동을 하거나 산책,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홍콩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어떤 전문가는 의료 시설의 접근성을 장점으로 꼽기도 했다. 필자에게 수업을 들었던  한  수강생은 “홍콩이 워낙 좁아서 엠블란스를 부르면 전화 끊기도 전에 도착해 있어요. 그래서 목숨을 건질 수 있죠.”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런데 그저 농담만은 아니었다. 밀집된 생활 환경은 위급한 상황에서 신속히 의료진과 연결시켜 준다는 것이다. 

“홍콩은 다행히 자연 재해가 거의 없고 공장도 많지 않다. 서비스 기반의 경제 환경을 가지고 있다”는 진단도 있다. 그리고 홍콩의 위생 상태, 깨끗한 용수도 수명 연장과 빼놓을 수 없다. 최근에는 흡연자의 비율도 상당히 낮아지고 있다. 30년 전에 비해 흡연 인구가 50% 낮아졌다는 조사 결과도 있는데 최근 남성의 흡연 인구는 19%, 여성은 3%로 나타났다.
 
홍콩의 높은 교육 수준은 의료와 건강에 대한 관심과 지식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노인들을 모시고 식사를 하는 중국의 전통 문화도 기여하는 바가 있다. 가족 혹은 친척과 자주 식사를 즐기는 노인은 혼자 식사하는 노인들에 비해 영양 상태가 좋을 수 밖에 없다. 

홍콩의 익숙한 풍경 중에는 가사도우미들이 휠체어에 의지한 노인들을 밀어주는 모습도 있다. 가사도우미들은 몸이 불편한 노인들의 산책을 도와주며 집에서 같이 TV 시청도 한다. 이런 심리적, 육체적 도움이 노인들을 고립에서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한편 홍콩의 노인들이 즐겨하는 활동이나 운동으로 마작과 태극권을 꼽을 수 있다. 태극권은 몸의 균형 유지와 근육 강화, 심리적 안정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여기 한 조사 결과가 있다. 홍콩 사람들이 얼마나 자주 운동을 하는가에 대해 홍콩 중문대와 한 연구 기관이 공동으로 전화 조사를 진행했다. 결과는 ‘거의 혹은 전혀 운동하지 않는다’(34%), ‘자주 운동한다’(32.1%), ‘가끔씩 한다’(33.9%)로 나타났다.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66%, 즉 3명 중 2명인 것이다. 필자가 수업 시간 때 “운동하는 사람 손 들어 보세요”하면 보통 이와 비슷한 통계를 보인다.

그럼 홍콩 사람들이 가장 즐겨하는 운동은? 달리기가 1위(43.9%)를 차지했다. 필자도 시간날 때마다 동네 공원에서 달리기를 한다. 이때 정말 많은 사람들이 조깅을 즐기는 모습을 보며 ‘이분들 참 운동 열심히 하는구나’하고 느끼곤 한다. 지금 필자는 학원 뒤 바닷가 공원의 한 커피숍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이들이 마스크를 벗어 던진 채 열심히 내 앞을 지나며 뛰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하이킹(10.6%), 구기 운동(9.7%)이었다. 주요 구기 종목에 대한 언급은 없지만 필자는 축구, 농구, 배드민턴, 스쿼시, 테니스일 거라 추측해 본다. 이 외에도 태극권(9.5%), 피트니스에서의 운동(8.1%)등이 순위에 올라 있는데 여기에는 빠졌지만 필자가 아는 사람 중 요가와 수영을 즐기는 인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의 서구화된 식사와 패스트푸트 시장 확대는 점점 홍콩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것 같다. 홍콩의 아동과 젊은이들이 점점 비만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홍콩의 퀄리티 헬스케어(Quality Healthcare)에서 22,041명을 대상으로 건강에 관한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표준 건강 수치를 밑돌았고 39%는 나쁜 콜레스테롤에 시달리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6개의 건강 측정 수치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5개 부분에서 나쁘게 나타났다. 

그중 69%의 남성, 33%의 여성은  비만 측정 지수인 BMI가 건강하지 못한 수준이었다. 홍콩 사람들의 체형은 겉으로 보기에는 비교적 왜소하고 날씬하지만 정상 체중의 사람들 중 40%는 좋지 못한 콜레스테롤 수치를 기록했다. 

“홍콩 사람들이 장수하는 것에 비해 그렇게 건강한 편은 아니에요”라고 필자에게 말한 지인도 있었다. 바쁜 생활로 인해 찾게 되는 인스턴트 식품, 서구화된 식생활은 향후 홍콩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오늘 아침 공원을 지나가다가 마스크를 쓰고 태극권을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최근의 바이러스에 ‘올 테면 와 봐라’하는 말하는 무언의 경고가 눈빛과 동작을 통해 느껴졌다. 그 아우라에 못된 바이러스가 정말로 쉽게 접근하지 못할 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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