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취업 환경은 한국에 비해 유연하고 유동적인 것이 특징이다. 홍콩 사람들은 한 회사에서 몇 년 경력을 쌓은 후 보다 좋은 대우를 해주는 직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가 많다.
2018년 홍콩 인력 자원 관리 학회에서 발표한 가장 이직률이 높은 3대 직종은 매체(22.1%), 금융(18%), 컨설팅(10.1%)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 홍콩 사람들은 어떤 직장을 선호할까? 2017년 잡스 DB와 잡스트리트는 아시아 7개국 26,000명을 대상으로 ‘취업 선망 기업 1~10위’을 조사하였다. 한 명에 3개씩의 복수 업체를 선정하도록 하여 결과가 산출되었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홍콩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직장은 구글이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국경을 넘어서는 업무 환경’이라 대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고 ‘일과 생활의 균형’, ‘우수한 인재와 일할 수 있어서’가 뒤를 이었다.
2위는 정부가 75%의 지분을 보유한 MTR이다. 지하철 업체가 유수의 기업들을 제치고 당당히 2위에 올랐다는 사실이 필자에게 다소 의의로 느껴졌다. 정부가 최대 주주지만 여기서 일하는 직원은 공무원이 아니다.
MTR은 복지 대우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세계에서 가장 이윤을 많이 내는 교통 체계를 갖고 있다. 실제로 MTR을 꼽은 사람들의 이유로 ‘우수한 복지 대우’, ‘안정적인 직업 보장’, ‘국경을 넘는 업무 환경 및 일과 생활의 균형’이 1~3위를 기록하였다.
3위에 올라 있는 애플을 선망 기업으로 꼽은 사람들은 ‘국경을 넘는 업무 환경(1위)’, ‘일과 생활의 균형(2위)’, ‘회사의 명성(3위)’을 이유로 들었다.
5위의 케세이 퍼시픽은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칼바람을 맞고 있어 지금 인기도를 조사한다면 순위의 아래로 내려갈 확률이 크다. 하지만 이미지 좋은 항공사로서 오랫동안 높은 인지도를 유지해 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홍콩과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는 6위 스와이어(중국명 ‘타이쿠’) 그룹은 우리 교민이 많이 거주하는 타이쿠싱 외에도 타이쿠 광장(퍼시픽 플레이스), 타이쿠 설탕 등으로 유명한 기업이다.
1948년 케세이 퍼시픽을 인수하여 45%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1816년 존 스와이어가 영국 리버풀에서 창업했을 때 먼 아시아 땅에서 200년 넘게 그의 이름을 단 빌딩들이 올라가고 있을지 상상이나 했을까?
현지에서 가장 높은 빌딩 1, 2위인 ICC 및 IFC 빌딩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한 바 있는 선홍카이는 홍콩 최대 부동산 기업이다. 선망 기업 7위에 올라 있다.
홍콩에는 중화전력(CLP Group), 홍콩전등(HK Electric) 두 곳의 전력 회사가 있는데 9위에 이름을 올린 중화전력은 구룡, 신계, 라마섬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10위 자키클럽은 경마 및 로또에 해당하는 마크 식스, 스포츠 토토등 각종 복권을 운영중이다.
회사의 대우 및 복지를 우선시 하는 홍콩인들
그럼 홍콩 사람들이 취업이나 이직을 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사항은 무엇일까? 잡스DB의 조사 결과에 따른면 1위가 대우 및 복지, 2위는 일과 생활의 균형, 3위는 직업 보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러 가지로 홍콩과 비교 선상에 오르는 싱가포르와는 상당히 다르다. 싱가포르의 경우 취업시 우선 순위는 1위 기업 문화, 2위 조화로운 업무 관계, 3위 양호한 승진 기회로 상위 세 가지 중 홍콩과 일치하는 조건은 하나도 없다.
결국 홍콩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급여 수준을 가장 중요시한다고 볼 수 있겠다. 한편 ‘회사가 반드시 현지 업체여야 함’은 중요도에서 가장 낮은 순위를 차지하였다.
홍콩 사람들의 연령에 따른 선호 조건도 각각 다른 것으로 조사되었다. ‘회사 복지’나 ‘매력적인 급여’가 모든 연령대에서 중요시되는 요소인 반면, 세대에 따른 주요 고려 대상은 다음 표와 같이 차이가 있다.
Z세대의 경우 사회 초년생으로서 일을 배우며 스스로를 성장시키고자 하는 욕구가 조사를 통해 나타난 것 같다. Y세대는 회사에서의 근무 연수가 늘어남에 따라 충분한 개인 생활 보장 또한 중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녀를 양육하고 교육비가 한참 많이 들어가는 X세대는 직업의 안정성을 최우선 요소로 꼽았다.
얼마 전 조사된 홍콩의 실업률은 6.4%로, OECD 평균 7.7%보다 낮았지만 최근 15년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물론 최근의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최근 3년인 2017년~2019년의 실업률은 각각 3.1%, 2.8%, 2.9%로 줄곧 3% 전후의 양호한 상태를 유지해 왔다.
위에서 언급된 직업 선택 시 고려 사항은 한국 기업에게도 참고가 될 만한 내용인 것 같다. 한국 업체들이 홍콩인들에게 매력적인 기업으로 인식되어 좋은 인재들의 선택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