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집과 직장 외에 당신만의 제 3 공간은 어디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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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집과 직장 외에 당신만의 제 3 공간은 어디입니까?

 
 
 
우리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직장과 가정일 것이다. 직장인이라면 회사와 집을 매일같이 오가는 생활이 반복된다.

제 3의 공간이라는 것이 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집과 직장을 제외한 공간이다. 주부라면 집 다음의 제 2의 공간이다. 어쨌든 우리의 피곤한 심신을 잠깐이나마 달랠 수 있는 나를 위한 공간이다. 카페가 될 수도 있고, 바, 식당, 공원, 바닷가, 교회나 절 등등 제 3의 공간은 다양하다. 

비슷한 말로 ‘케렌시아’라는 것이 있다. 투우장의 소가 격전을 치르기 전 잠시 숨을 고르는 공간을 말한다. 케렌시아는 스페인어로 피난처, 안식처를 뜻한다. 매일 분주한 삶을 사는 현대인들에게도 케렌시아가 필요하다. 

여러분도 제 3의 공간, 혹은 케렌시아가 있는가? 없다면 여기에 소개하는 필자의 제 3 공간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1. 사이버포트 및 주변의 바닷가 공원

 
 
사이버포트는 IT산업 육성을 위해 홍콩 정부가 설립, 운영하는 복합 단지인데 4개동으로 세워졌다. 기업체 뿐만 아니라 호텔, 식당, 카페, 영화관 등이 입주해 있으며 홍콩섬 서쪽 바닷가에 위치한다. 홍콩에서 가장 조용하고 한적한 상업가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사이버포트 안에 필자가 가끔씩 들르는 카페가 있다. 오래 전, 근처에 방문 수업을 갈 때 시간이 남으면 이곳에서 커피 한 잔하며 수업을 준비하곤 했다. 그러면서 정이 들어 지금은 수업이 없어도 이따금씩 찾곤 한다. 카페 분위기가 특별하지는 않지만 붐비지 않고 혼자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조용하다.   

여기서 커피 한 잔하며 독서나 사색에 잠긴 후 밖으로 나와 아래의 계단을 걸어 내려가면 바닷가 인근의 넓은 공원이 나온다. 사이버포트와 벨에어 아파트로 연결되는 공원이다. 이곳에서 산책 후 해가 질 무렵 벤치에 앉아 일몰을 감상하곤 하는데 석양이 지는 바다와 지나가는 배들이 아름다운 경관을 선사한다.


2. 케네디타운 바닷가 

 
필자에게 제 3의 공간은 사이버포트와 그 일대였으나 최근 들어 또다른 곳들이  추가되었다. 케네디타운 바닷가에 늘어선 카페, 식당들은 평일에 가면 조용하고 운치가 있어 좋다. 

처음에 가게 된 것은 소위 응카페라 불리우는 ‘%카페’에 들르기 위함이었는데 이곳은 늘 북적되어 주변의 식당, 바(bar)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

그러다 케네디 타운에 거주하는 홍콩 지인이 추천한 식당 <피쉬 앤 칙스(Fish & Chicks)>에서 식사를 하였다. 여기는 생선 종류에 따라 여러가지 피쉬 앤 칩스를 맛 볼 수 있도록 종류별로 다양함을 선사한다. 그리고 함께 곁들이는 맥주는 빠질 수 없는 최고의 파트너이다. 

필자는 보통 제 3의 공간에 혼자 가는데 이곳 만큼은 같이 수업하는 홍콩대 동료 선생님들에게도 공개한 적이 있다. 모두들 분위기와 음식에 만족해하며 좋은 저녁 시간을 보냈다. 바다를 보며 앉을 수 있게 배치한 옆 식당 블루 하우스도 괜찮다. 


3. 노스 포인트 바닷가 스타벅스

 
홍콩 곳곳에서 눈에 띄는 스타벅스와 퍼시픽 커피가 우리 학원이 위치한 노스 포인트에만 없다는 것이 줄곧 아쉬웠었다. 두 커피숍을 특별히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은 가서 커피도 마시고 책도 보며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약 1년전, 드디어 스타벅스가 노스 포인트 선착장 주변에 들어섰을 때 마음속으로 환호성을 질렀다. 더군다나 이 커피숍은 바닷가에서 노천 카페로 운영되어 기쁨이 배가 되었다. 이후 이곳은 필자의 또다른 제 3공간이 되었다. 

날씨가 선선한 요즘같은 때에 앉아 있으면 시야에 들어오는 파란 바다와 시원한 바람이 최고의 순간을 선물한다. 최근에는 한국 교민들에게도 꽤 알려져 주변에서 한국어가 들리곤 한다. 필자는 이곳에 가서 칼럼을 쓰거나 출근길에 잠깐 들러 독서를 할 때도 있다. 

홍콩이란 도시가 빽빽한 건물로 둘러싸여 답답함을 주지만 또 한편으로는 매력으로 가득한, 그 자체가 제 3의 공간이기도 하다. 나의 경우 위에서 소개한 사이버포트나 케네디타운에 가는 날은 작은 여행을 떠나는 느낌이다. 

‘3시간 동안의 짧은 여행’이라고나 할까. 한번은 노스 포인트로부터 지하철 10 정거장 거리인 케네디 타운까지 세 시간 반 동안 걸어서 간 적도 있다. 일종의 도보 여행으로 여기며 말이다. 

 
필자에게 제 3의 공간은 잠시 쉬면서 지난 걸어 온 길을 둘러 보고, 앞으로 나가야 할 길을 살펴보게 하는 장소이다. 하지만 이것이 꼭 혼자만의 조용한 시공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내가 좋아하는 곳에서 여럿이 함께 즐겁게 떠들며 어울릴 수 있는 곳이 될 수도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여행도 못 떠나고 고국에도 가기 힘든 요즘이다. 제 3의 공간을 정해놓고 활력과 휴식을 부여하는 생활의 일부는 필자가 여러분께 제안하고픈 홍콩 라이프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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