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월드컵 관람은 여기로! - 나의 월드컵 시청기 - [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홍콩에서 월드컵 관람은 여기로! - 나의 월드컵 시청기 - [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축구팬인 나는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 이상하리만치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막상 월드컵이 개막하니 상황이 달라졌다. 원래 갖고 있던 축구팬으로서의 DNA가 분출된 것이다. 

 

이렇게 된 이상 관건은 홍콩에서의 월드컵 시청이다. 어디서, 어떻게 볼 것인가?! 


1차전 체코와의 경기는 완차이의 바 109에서~!


그러고 보니 이번이 내가 홍콩에서 맞이하는 6번째 월드컵이다.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인데, 참 홍콩에서 오래도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 월드컵 시청은 집에서 인터넷으로, 혹은 셋톱 박스를 통해 본 횟수가 가장 많았던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시청기도 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토고전이다. 빅토리아 파크에 대형 스크린이 설치되었다. 많은 한국 교민들이 찾아 응원했고, 한국팀은 2:1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냈다. 4년전 카타르 월드컵의 가나전은 한식당에서 홍콩 수강생들과 관람했다. 원래는 그 시간에 한국어 수업이 있었다. 나는 꾀를 내어 수업 대신 함께 한국 음식을 먹으며 한국팀 경기를 관람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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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번 월드컵은? 한국의 세 경기가 모두 홍콩의 평일 아침 시간에 열려 시청하기가 애매하다.  원래 1차전은 중국어 출장 강의와 시간이 겹쳐 시청이 어려웠다. 그런데! 수업이 취소 되었다. 그렇다면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지. 가장 보편적 방법인 인터넷 시청이 떠올랐다. 하나 문제는 끊김이다. 그동안 프리미어 리그는 주로 인터넷으로 시청해 왔다. 하지만 가끔씩 발생하는 끊김이 나를 괴롭혔다. 한번은 손흥민이 슛 한 공이 골대에 다 가서 서 버린 이후로 인터넷 시청은 트라우마가 되었다. 

 

그리하여 떠올린 것이 완차이 스포츠 바에서의 관람이다. 완차이 지하철역 C출구로 나가 왼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록하르트(Lockhart) 스포츠 바 거리로 연결된다. 문제는 한국전이 열리는 아침 10시에 문을 여는 바가 있냐는 것이다. 검색에 들어가 바 109(Bar 109)라는 곳을 찾아냈다. 왓츠앱으로 연락하니 얼마 후 답변이 온다. 월드컵 기간 24시간 문을 연단다. 

 

그리하여 한국의 첫 경기, 체코전 관람을 위해 찾은 곳이 바 109였다. 이름 그대로 록하르트 로드 109번지에 있다. 경기 시장 한 시간 전인 오전 9시에 도착하니 내가 첫 손님이었다. 벽마다 커다란 TV 모니터가 달려 있었다. 그 시간부터 맥주를 마실 수 없어 $127(였던 거 같다) 짜리 아침 조식을 시켰다. 계란후라이 3개, 소시지, 베이컨, 프렌츠 후라이, 토스트, 콩 등 거한 조식이 테이블 위에 올라왔다. 경기가 시작할 무렵이되니 손님들이 하나둘 들어온다. 그중에는 한국인들도 몇몇 보였다. 결과는 짜릿한 한국의 2대1 승리! 그곳 직원들은 나에게 시청하기 편한 의자로 바꿔주는 등 친절히 응대해 주었다.  


2차전은 쿤통 APM 쇼핑몰에서~!

 

 

일주일 후 열리는 멕시코와의 월드컵 예선 2차전도 바 109를 찾을 심산이었다. 그런데 수요저널 기사를 통해 좋은 정보를 입수했다. 쿤통의 APM 쇼핑몰에서 북중미 월드컵 104개의 전 경기를 무료 중계한다는 것이었다. 그럼 2차전은 APM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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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는 오전 9시였는데 나는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8시가 좀 넘어 도착했다. 오늘이 공휴일인 것도 고려해야 했다. 평소와는 다른 나의 부지런함에 맨 앞 줄, 그것도 정중앙에 앉는 호사를 누렸다. 엄청나게 큰 대형 스크린이 로비와 윗층 두 곳에 설치되어 있었다. 단점은 경기 시작 임박해서야 중계를 틀어준다는 거였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스티커를 든 직원이 돌아다니며 ‘한국팀을 응원해요, 멕시코팀을 응원해요?”라고 묻는 것이었다. 나를 포함한 내 주변의 사람들이 모두 ‘헌궉(한국)’이라 대답했다. 그러자 그 직원이 작은 태극기 스티커를 나눠주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원하는 사람에게 풍선으로 제작된 축구공 모양의 응원봉도 나눠줬다. 야~ APM, 축구 중계에 진심이네! 수요저널 보도에 의하면  APM 측은 월드컵 중계를 통해 쇼핑몰 매출의 10% 증대를 기대한다고 했다. 

 

경기 결과는 아쉽게도 한국의 1:0 패였다. 하지만 자리를 꽉 메운 홍콩인들과 함께 한 중계 관람은 나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선생님~ Viu TV 앱 설치하면 라이브 중계 볼 수 있어요!

 

 

대 멕시코전 시청 장소를 고민하던 경기 전날, 우리 학원의 한국어반 수강생이 보내온 메시지다. 4년 전 함께 월드컵을 관람한 홍콩 수강생이었다. 나는 바로 Viu TV 앱을 내려받았다. 정말이었다. 다음날 한국팀 경기 중계가 예고되어 있었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2차전이 열리던 당일, APM 쇼핑몰에서 중계를 시작하기 전에 나는 이 앱을 통해 먼저 경기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한편 월드컵 경기의 주요 장면을 2~3분 분량으로 잘 편집한 동영상 방송도 소개한다. 홍콩의 월드컵 중계권을 가진 NOW TV 유튜브 채널이다. 비록 광동어 중계지만, 덕분에 월드컵 전 경기의 주요 장면을 매일 시청 중이다. 


자, 이제 관건은 3차전이 열리는 이번주 목요일.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는 같은 조의 두 경기가 동시간 진행되기 때문에 완차이의 바 109를 다시 찾을 예정이다. 많은 TV 스크린을 보유한 스포츠 바는 두 경기를 동시 중계해주기 때문이다. 월드컵 시청을 가능하게 해 준 홍콩의 관계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한국팀의 선전을 기원해 본다. 대~한민국! 짜잔짜잔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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