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사회의 전반적인 발전과 더불어 헬스케어에 대한 중시와 옌즈경제(颜值经济, 외모 중심의 소비 활동에 따른 경제효과)의 열기가 지속적으로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많은 대중들은 신체 강화 및 체중 감량 수단으로 식단 관리를 우선순위에 놓고 있다.
이에 중국에서 ‘칭쓰(轻食, 가벼운 식사)’로 불리고 있는 라이트밀 소비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라이트밀이란 간단한 조리법을 통해 재료본연의 영양과 맛을 유지한 가벼운 음식으로, 저지방, 저칼로리, 저당 등 특징을 갖춘 고섬유질 식품을 의미한다.
웨이러뎬에서 실시한 중국인들의 건강 문제에 관한 관심 조사에 따르면, 비만에 관한 관심이 86.63%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서 삼고(三高,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와 우울증이 각각 84.87%와 84.68%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비만은 현재 많은 중국인이 주목하는 주요 건강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서 체중 관리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라이트밀’을 찾는 소비자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2023년 iiMedia Research에 따르면,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라이트밀을 섭취하는 중국 소비자 비중은 75.8%로 나타났다. 이 중매일 섭취하는 비율은 4.4%, 매주 한 번 섭취하는 비율은 31.9%, 매주 2~4번 섭취하는 비율은 39.5%를 차지했다.
이처럼 라이트밀은 현재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며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의 라이트밀 시장 규모는 2019년 이후 꾸준히 성장해 2023년에는 1760억 위안에 달했다.
2024년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39.31% 증가한 613억 위안을 기록하며 건강한 식단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과 함께 라이트밀 시장의 지속적인 확장을 보여줬다.
중국 소셜 플랫폼에서도 라이트밀의 인기를 엿볼 수 있다. 중국의 숏클립 영상 플랫폼인 틱톡에서는 라이트밀 관련 검색어가 태그된 영상이 84억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틱톡에서는 학생, 헬스인, 직장인, ‘집콕러’ 등 다양한 유저층의 소통이 이뤄지면서 ‘라이트밀 조리법’, ‘라이트밀 음식점 추천’ 등 화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라이트밀 프랜차이즈인 KPRO(KFC PRO의 약자)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기존 패스트푸드의 대명사로 알려진 KFC가 라이트밀 전문 브랜드인 KPRO 체인을 선보인 것이다. KPRO의 주요 메뉴로는 에너지 보울(能量碗), 파니니, 또띠아롤, 와규버거 등이 있으며,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을 균형 있게 배합한 건강한 조리법으로 영양소를 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또한 요구르트 쉐이크, 탄산커피, 제로 설탕 음료 등 저칼로리 음료도 함께 제공해 주식과 곁들여 섭취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하루 종일 포만감을 유지하면서도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시한다. KPRO는 신선하고 안전한 식자재를 활용해 도시의 젊은 층에 편리하면서도 맛있는 건강식을 제공하며 라이트밀 시장에서 차별화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라이트밀 관련 프랜차이즈 확장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중국 배달 서비스 플랫폼인 메이투안배달(美团外卖)에는 라이트밀 카테고리가 별도로 만들어져 주변의 라이트밀 전문 음식점을 한 번에 검색할 수 있게 됐다.
중국 요식업 산업 데이터 플랫폼인 짜이먼찬옌(窄门餐眼)에 따르면, 현재 인기가 가장 높은 라이트밀 음식점 10곳은 모두 전국에서 체인점이 100개 이상에 달하며, 상품 평균 판매가격은 29.24위안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화제를 모은 브랜드인 싸예라이트밀(沙野轻食)은 상하이, 베이징, 항저우, 톈진, 우한, 선전, 광저우 등 50개 이상의 도시에 체인점을 두고 있으며, 총 개수는 300여 개에 달한다. 이 브랜드는 특히 상하이, 베이징, 선전 지역의 샐러드 음식점 매출 1위를 기록하며 영향력을 과시했다.
3위에 오른 차오넝루잔두이(超能鹿战队)는 IFBB국제영양사연구팀이 개발한 식단으로 유명하며, 실제로 중국 내 많은 헬스클럽에 식품을 납품하고 있다. 또한중식, 프랑스 음식, 이탈리아 음식, 일식 등 다국적 요리와 융합시킨 혁신적인 라이트밀 메뉴 개발에 앞장서고 있으며, 파니니, 메밀냉면, 저지방 스파게티 등 음식이 대표적이다.
인기 순위 7위에 오른 씨짠라이트밀(喜赞春夏轻食健康餐)도 주목할 만하다. 씨짠의 창업주는 “라이트밀이 채소만으로 구성된 음식이라는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쓰촨과 충칭처럼 평소 훠궈와 마라탕 같은 자극적인 음식을 즐겨 먹는 지역에서는 단순히 채소 위주의 식단을 제안하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씨짠은 이러한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샐러드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메뉴를 개발해 선택지를 넓혔다. 라이트밀을 선호하지만 배고픔이 걱정되는 소비자들을 위해흑미와 잡곡을 포함한 주식을 제공하며 포만감을 높이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후 메밀면이나 채소 위주의 식단으로 점차 전환할 수 있는 단계적인 접근법을 도입해 건강한 식단 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창업주는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에게 적응할 수 있는 점진적인 식단 관리 방법을 제안하는 것이다. 씨짠은 이러한 접근법으로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며 신뢰받는 건강식을 제공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중국인들의 라이트밀 사랑은 징둥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현재 징둥에서 매출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밀키트 중 이하오농창(一号农场), ishape(优形), 루이쓰저(绿食者) 등 브랜드의 비중이 높다.
이하오농창은 밀키트 신선도를 보장하기 위해 매일 오전 8시 30분에 주문을 마감하며, 주문 순서에 따라 당일 배송을 진행한다. 매출 1위와 2위를 기록한 샐러드 제품도 이하오농창에서 출시됐으며, 각각 비닐 패키지와 용기 패키지 형태로 판매된다.
비닐 패키지 샐러드 세 봉지 가격은 24.8위안으로 봉지당 평균 가격이 8.3위안이며, 용기 패키지 세 팩은 29.8위안으로 팩당 평균 가격이 9.9위안이다. 간질환 예방에 좋고 단백질이 풍부해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닭가슴살 제품도 주목받고 있다.
iShape는 바비큐, 훈제, 매운 후추맛(辣椒炒肉), 뉴올리언스(新奥尔良), 시나몬 등 총 다섯 가지 맛의 샐러드용 닭가슴살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세팩에 29위안으로, 팩당 평균 가격이 9.7위안이다. 루이쓰저(绿食者)의 샐러드 밀키트도 다양한 채소 구성으로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제품에는 양배추, 적상추, 청상추, 루꼴라, 로메인 상추, 방울토마토, 보라색 양배추, 당근, 오이, 적환무, 치커리 등 신선한 채소가 포함돼있다. 루이쓰저 샐러드의 후기를 살펴보면, 한 팩당 가격이 5.1위안으로 가성비가 뛰어나 단골이 많다는 점이 특징으로 나타났다.
현재 중국에서는 혁신적인 라이트밀 관련 기업들이 잇따라 등장하며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라이트밀 프랜차이즈를 운영 중인 L 사의 J 씨는 KOTRA 베이징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작년부터 라이트밀을 찾는 고객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우리 업계 모두가 체감하고 있을 것이다. 특히 점심시간에는 200개 이상의 배달 주문이 몰릴 정도다. 현재 업계는 중국인의 입맛과 식단에 맞춘 ‘중국식’ 라이트밀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깨끗한 재료와 최소한의 조리법으로 최대의 영양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유기농 식품을 재배하거나 건강식품을 제조하는 우리 기업들에도 라이트밀 산업은 기회와 도전의 장이 될 수 있다.
또한 소비자들의 건강식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제품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브랜드가 주목받고 있다. 중국 밀크티 브랜드 CHAGEE(霸王茶姬)는 음료 주문 시 제품별 GI(혈당지수)와 칼로리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며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마케팅 전략은 건강에 민감한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해 최종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 중국 라이트밀 시장은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에 따라 전통적인 채소 중심 식단에서 더 광범위하게 확장되고 있다.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식습관을 중시하는 중국 소비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라이트밀 프랜차이즈, 밀키트, 건강 간식 등 다양한 수요가 창출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맛과 건강을 모두 고려한 혁신적인 라이트밀 제품을 개발하거나 기존 간식 및 디저트의 성분과 조리법을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으로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