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홍콩 량차의 명소는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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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홍콩 량차의 명소는 어디?

본 칼럼을 통해 홍콩의 량차(涼茶) 문화를 소개한 것이 대략 5년 전인 것 같다. 홍콩의 거리를 걷다 보면 진열대에서 작은 사발에 한약탕을 담아 파는 가게를 볼 수 있다. 

 

그 사발에 담긴 한약탕이 량차이다. 무형문화재로도 등록되어 있는 량차는 가격도 저렴하여 10~20홍콩달러의 금액에 마실 수 있다. 감기에 좋은 감모차(感冒茶), 24가지 약재를 써서 더위를 식히고 독소를 제거해주는 입사미차(廿四味茶), 간을 깨끗하게 하고 눈을 밝게 하는 은국로차(銀菊露茶) 등 종류도 다양하다. 

 

오늘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유명 량차 전문점을 소개한다. 


공리진료죽자수(公利真料竹蔗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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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한번 거창한 ‘공리진료죽자수(이하 ‘공진’)’는 1948년에 문을 열었다. 공진은 홍콩여행발전국 공식 웹사이트에도 소개될 만큼 유명한 홍콩의 대표적 량차 전문점이다. 

 

량차를 파는 가게에서는 사탕수수 음료를 함께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위 상호명에서 ‘죽자(竹蔗)’는 대나무처럼 생긴 사탕수수를 말한다. 죽자를 쌓아놓고 즙을 짜 파는데, 이것이 ‘죽자수’이다. 

 

홍콩의 사탕수수 음료는 영국인이 하와이의 개량 품종 사탕수수를 들여오며 선을 보였다. 이 품종은 신계 지역의 농민들에 의해 성공적인 배양이 이루어졌다. 이후 사탕수수는 설탕 제조의 원료로 사용되었고, 남은 것은 즙을 짜내어 대중들이 음료로 마셨다. 

 

공진은 윈롱의 사탕수수 농장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자손들이 가업을 이으며 현재는 제 4세대가 경영하고 있다. 

 

이곳의 사탕수수 음료에는 폐와 위를 건강하게 해 주며 배뇨에도 이로운 약재들을 첨가하였다. 센트럴 할리우드 로드에 자리잡고 있는데, 이곳을 지날 때 잠깐 들러 홍콩 건강 음료 및 전통 문화의 맛을 느껴보도록 하자.  

 

위치: 60 Hollywood Road, Central 

찾아가는 길: 성완역 E2 출구로 나와 할리우드 로드 방향으로 도보 15분


춘회당(春回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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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에 위치한 춘회당은 원래 한의학, 한약, 량차가 결합된 백 년 전통의 약국이다. 창업주인 람시우췬은 1900년 아내와 리어카에 량차를 팔면서 영업을 시작했다. 

 

점포로 들어온 것은 그로부터 16년 후이다. 이후 람시우췬은 분점인 회춘당, 약재를 파는 도매상 창성리(昌成利)도 개업하며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하나 1980년대에 이르러 인력이 부족해지자 하나로 통합되고 나서 현재의 춘회당만 남게 되었다.  

 

3세대 경영인인 람와이쟁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계절에 따라 약재의 양을 조절하여 차를 제조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여름에는 더위를 식혀주는 약재를 많이 첨가하고, 새해 이후에는 봄에 도는 역병 및 독감 예방을 위해 개사철쑥 등을 추가한다.

 

이곳의 1층은 한의원 및 약국과 량차를 판매하는 점포로 운영되고, 2층에는 약 제조실이 위치한다. 한의원의 경우 영어를 할 줄 아는 한의사가 상주, 진료한다. 

 

춘회당에서도 대표적 량차 중 하나인 입사미차를 만나볼 수 있는데, 이름 그대로(‘입사’는 24를 의미) 24종의 약재를 넣어 제조한다. 또한 귀령고도 춘회당의 대표 상품 중 하나이다. 귀령고는 거북껍질과 한약을 넣어 만든 젤리 형태의 식품이다. 피부에 좋고 독소를 없애주며 노화 방지 및 변비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치: G/F, 8 Cochrane Street, Central 

찾아가는 길: 홍콩역 C출구로 나와 도보로 5분


삼불매(三不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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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상호명은 ‘삼불매야갈채수(三不賣野葛菜水)’이다. ‘삼불매’는 말 그대로 세 가지를 팔지 않는다는 뜻이다. 

 

‘재료가 부족하면 팔지 않는다’, ‘화력이 부족하면 팔지 않는다’, ‘장소가 깨끗하지 않으면 팔지 않는다’가 그 세가지이다. ‘야갈채수’는 량차의 한 종류이다. ‘야갈’은 칡의 일종이며, ‘야갈채수’는 몸의 습기를 제거하며 간을 보호하여 피로회복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기침을 멎게 하며 배뇨에도 도움을 준다.

 

예전의 량차 점포들은 한 종류의 차만을 취급하였다. 그러나 임대료에 대한 부담으로 이후 여러가지 품종이 추가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삼불매에서는 지금까지도 오직 야갈채수 하나만 고집하고 있다. 

 

1948년 완차이에 문을 연 삼불매는 창업 당시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 이로 인해 완차이의 대표적 량차점이 되었다. 초창기에는 활어를 함께 넣어 차를 끓였으나, 점주가 불교에 귀의한 후 생선을 약재로 대체하였다. 

 

그럼 이곳의 대표 상품인 야갈채수의 맛은 어떨까? 처음에는 짠 맛이 나지만 뒷맛은 달다. 짠 맛이 덜하다고 느끼면 탁자 위 작은 그릇에 담겨 있는 소금을 추가한다. 

 

위치: G/F Fu Kar Building, 226 Johnston Road, Wanchai  

찾아가는 길: 완차이 A3 출구로 나와 도보로 5분  


이 외에 완차이(29 Spring Garden Lane)에 위치한 양춘뢰량차포(楊春雷涼茶舖)는 1912년에 개업한 유명 량차점이다. 이곳의 임사미차는 백년 역사를 자랑한다. 공화당(恭和堂)은 위에서 언급한 귀령고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다. 1904년 문을 열어 지금까지 귀령고, 임사미, 국화차 세 종류만을 고집한다. 야우마테이 15 우송(Woosung)가에 자리잡고 있다. 


< 참고 자료 >

香港尋味,Alison Hui, 创意市集,2023

https://www.elle.com.hk/beauty_and_health/chinese-herbal-t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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