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매주 연재해 온 3백여편의 칼럼 작업 중 이번이 가장 고통스러웠다. 쓰는 내내 그 녀석들을 떠올려야 했기 때문이다. 마치 매주 하는 소개팅 중 피하고 싶은 상대를 만나러 나가는 기분이랄까. 하지만 홍콩 생활에서 이 반갑지 않은 이웃을 무시할 수는 없다.
한국민족대백과사전에서는 이들을 ‘약 3억 5,000만 년 전(고생대 석탄기)부터 지구상에 존재해 온 가장 오래된 곤충 중 하나로, 6천6백만 년 전 대멸종 사건도 견뎌낸 강인한 생존자’라 소개하고 있다. 또한 핵전쟁이 일어나도 살아남을 놈들이라 들은 적이 있다. 벌레계의 터미네이터, 하지만 외면할 수 없는 홍콩 생활의 적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전불패! 바퀴벌레 박멸 작전이다.
적들의 종류는 수천종에 달하는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 주변에서 많이 보게 되는 개체들은 독일바퀴, 미국바퀴, 호주바퀴, 동양바퀴다. 가장 흔한 것은 독일바퀴로 크기가1~1.5cm다. 따뜻하고 사람이 사는 실내(주방, 욕실, 뒤쪽 공간)에 잘 정착하는 특징을 보인다. 크기가 작아 침투에 강점을 보이며 번식력이 빠른 것도 골칫거리다. 암컷 한 마리가 300~400개 이상의 알을 낳는다.
미국바퀴는 2~4cm로 큰 편이다. 주로 지하·배수·외부 유입 경로가 있는 건물에서 자주 출몰한다. 습한 야외를 좋아하며 실내로도 들어온다.
호주바퀴는 미국바퀴와 비슷한데 홍콩에서 점차 흔해지고 있다. 동양바퀴는 갈색이나 검붉은 색을 띤다. 실내보다는 배수구, 하수구, 통풍구 같은 습한 곳과 연관되는 경우가 많다.
여러 종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독일, 미국, 호주바퀴다. 홍콩 FEHD(식품환경위생서) 자료에서도 독일바퀴와 미국바퀴가 주요 문제종이라 적시하고 있다. 바퀴벌레의 수명은 평균적으로 약 3개월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내성 바퀴벌레의 유전자가 다음 세대로 전달될 때 면역력 등이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발달한다.
밤에 주로 활동하는 적들은 어둡고 습하며 따뜻한 곳을 좋아한다. 특히 25~30℃ 의 온도에 높은 습도가 더해지면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홍콩 여름인 5~8월에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들의 특징은 ‘특정 음식’보다도 먹이, 물, 은신처만 있으면 강해진다는 것이다. 전분질 음식, 기름기, 음식 찌꺼기, 당분, 단백질, 사료류 등 좋아하는 음식이 특정적이지 않다. 물만 있어도 생존 가능하고 알주머니를 낳아 번식한다. 그들에게 안락한 은신처는 어디일까? 싱크대, 가전의 뒤나 아래, 벽 틈, 배관 구멍, 전선 구멍, 서랍이나 장 내부의 먼지 낀 틈, 박스나 종이 더미 등이다.
그럼 적들은 어디를 통해 내부로 들어오는지 알아보자. 주요 유입 경로로 배관 구멍이나 틈을 들 수 있다. 즉, 싱크대, 하수구 주변, 벽 관통구다. 욕실이나 주방의 환기구로도 유입된다. 아파트에서는 이웃집 공유 배관으로 들어오기도 한다. 이웃도 잘 만나야 한다.
특히 적들은 냄새(화학적 신호)에 극도로 민감하다. 음식물 찌꺼기나 동료의 배설물, 혹은 눅눅한 기름 냄새를 맡고 집 안으로 침투한다. 응집 페로몬이라 불리는 특유의 냄새로 동료를 부르거나, 식량 냄새를 따라 이동하므로 실내 청결과 습기 제거가 유입 방지의 핵심이다.

먹이 사슬의 관점에서 보면 이들에게도 천적은 있다. 절지류 곤충으로는 사마귀, 거미, 일부 개미류, 양서류와 파충류의 경우 도마뱀과 개구리를 들 수 있다. 문제는 이들을 집에서 키울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천적’의 환경을 우리가 인위적으로 조성해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적들은 먹이, 물, 은신처가 함께하면 강력해진다. 따라서 이들 세가지 요소를 최대한 제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배수구, 누수, 습기 관리를 잘 해야한다. 최대한 물기를 제거하고 눅눅하지 않은 습도 유지에 힘쓴다. 틈이 될 만한 곳은 최대한 막는다. 음식물 찌꺼기를 흘릴 경우 바로 쓸고 닦아 치운다. 뚜껑이 있는 쓰레기통을 쓰고, 다 차지 않더라고 쓰레기 봉투를 매일 버리는 것이 좋다.
시중에 나와 있는 바퀴벌레 약 중 가장 강력한 것은 무엇일까? 1위는 바이엘에서 제조한 맥스포스 셀렉트 겔(Maxforce Select Gel)이다. 명실상부한 업계 1위 제품이다. 독먹이 중 가장 인지도가 높으며, 바퀴벌레가 가장 좋아하는 어분, 포도당 베이스로 유인력이 매우 높다. 약을 먹은 바퀴벌레뿐만 아니라 서식지에 있는 다른 바퀴벌레까지 연쇄 살충하여 소탕한다.
다음 소개하는 것은 페스트 세븐겔(Pest7 Gel)이다. 땅콩버터 베이스로 호식도(먹이 유인력)가 매우 높다. 최신 내성이 없는 성분을 사용하여, 기존 맥스포스에 내성이 생긴 바퀴벌레에게도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빠른 연쇄 살충 효과로 3~7일 내 바퀴벌레 감소를 체감할 수 있다.
컴배트 파워 맥스 (Combat Power Max)는 일반 마트나 약국에서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강력한 제품이다. 기존 제품 대비 살충 성분이 5배 강화되어 나왔다. 알까지 박멸하는 효과를 표방하며, 초보자가 사용하기에 편리한 겔(독먹이제)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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